정유 사업 호조세…3분기 영엉이익 기대치 상회 예상
배터리 부문 예상보다 부진…유상증자 후유증도 부담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전경 [뉴시스]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전경 [뉴시스]

한동안 내리막길을 걷던 SK이노베이션 주가가 최근 반등세를 보이며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13일 SK이노베이션은 0.20% 오른 14만7100원에 거래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고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30% 넘게 빠졌다. 정유 사업은 호조를 보였으나 배터리 부문의 부진과 유상증자 후유증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2차전지 관련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SK이노베이션 주가 역시 가파른 하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정제 마진이 오르면서 정유 사업의 호실적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SK증권은 이날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석유 사업 호조로 3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기며 전 분기 대비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줄어든 20조3000억 원, 영업이익은 64.2% 늘어난 1조2000억 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59.3%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3분기 석유 사업은 다운스트림(석유화학 제품 생산 단계) 가격 급등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SK온은 주요 고객사인 포드(Ford)와 폭스바겐(VW)의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량 부진으로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등에 따라 목표주가를 기존 25만5827원에서 22만 원으로 하향하지만, 내년에는 폭스바겐 수요 개선과 신규 고객사 확보를 통한 출하량 성장 등이 기대된다”며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앞서 삼성증권도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정유업 이익 개선으로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22만5000원을 제시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9397억 원으로 컨센서스 6422억 원을 46% 웃돌 전망”이라며 “정제 마진과 유가 상승에 따른 정유 사업 이익 개선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배터리 사업 수익성이 3분기까진 미미했으나 기존 수익성에 문제점으로 작용했던 수율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2분기까지 정상 수율을 하회했던 유럽‧북미 공장의 수율이 3분기에 정상 수준에 진입했다”며 “유럽 고객사 전기차 판매가 다소 부진하지만 북미 고객사의 경우 차량 판매 가격 인하를 통해 주문량이 크게 증가했으며 출하량은 4분기에 반영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현 주가 저평가 상태…배터리 부문 가치 반영돼야”

유안타증권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올해 3분기 실적 회복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저평가됐다고 분석하고,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9만 원을 유지했다.

황규원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배로 바닥에 근접했고, 배터리 손익 부진과 유상증자 부담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현 주가가 적정한지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가 14만 원에서 시가총액은 14조 원으로 배터리 부문을 제외한 가치 13조6000억 원을 차감할 경우 배터리 부문의 가치는 4000억 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2분기 고점 실적 이후 분기 손익이 적자와 흑자를 반복하고 있다. 윤활유‧석유화학‧자원개발에서는 분기당 4000억 원 중후반의 안정적인 실적을 보였지만 정유 부문은 유가 변동에 따라 등락이 심했고, 배터리 부문의 경우 계획대로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수율 문제와 화재 등으로 흑자 전환에는 아직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9106억 원으로, 정유 부문이 호조를 보이며 전 분기(1068억 원) 대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황 연구원은 “정유 부문 예상 영업이익은 6294억 원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의 휘발유와 등경유 등 석유제품 수출 쿼터량 축소로 싱가폴 정제마진이 9.7달러로 전분기 대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배터리 부문의 예상 손익은 1576억 원으로 당초 기대치 대비 부진할 전망”이라며 “배터리 판매 가격 하락과 미국 조지아 공장 화재로 일부 판매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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