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 내내 우리 군은 모멸적인 상황에 내몰리고 군 기강(紀綱)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북의 요구를 다 들어줬지만 돌아온 것은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조롱,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무단 폭파와 도발이었다. 지금도 야당에 의한 정부 공격의 소재로 악용되고 있는 홍범도 흉상이전 논란도 사실은 문재인 정권이 뿌려놓은 씨앗이 근원이다.

특히 2018년의 9.19 군사합의는 당시 남북군사당국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우발적 군사 충돌 방지를 목적으로 체결된 합의서다. 5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판단할 때 그 목적에 전혀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 금년 현재 9.19 군사합의 24개 세부 합의조항 중 우리가 고의로 위반한 사례는 한 건도 없다. 그런데 북한은 동·서해 완충수역내 포병사격을 비롯해 무인기 침범 등 대표적인 위반사례만도 17회에 이르고 있고, 해안포 포문 개방 등 위반사례도 다수 있다.

9.19 군사합의상 서해 해상완충구역은 NLL을 기준으로 북측으로는 50km인 반면 남측으로는 85km나 된다. 이 때문에 서북도서 부대의 일부 화기(火器)는 실사격 훈련도 내륙지역으로 옮겨서 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군사합의상 공중공간은 서쪽이 20km, 동쪽은 40km가 비행금지구역이다. 결국 CAS(근접항공지원) 훈련공역으로 주로 사용하던 북한강 이북의 P-518 공역이 비행금지구역이 되었다. 새로 ·서부 훈련공역을 신설해서 훈련하고 있는데, 결국 전방에 배치된 야전군단과 서부 및 동부지역 부대들과의 공지 합동훈련이 원활하지 않게 되었다.

결국 9.19 군사합의에 따른 비행금지구역으로 인해 양구와 속초 전방활주로 이착륙이 제한되는 등 우리 군의 감시정찰, 대비 태세와 훈련 등이 조정되었다. 그에 따른 훈련 및 대비태세 유지에 취약점이 생겼다. 게다가 GP 철수의 경우 DMZ내 우리측 GP60여 개인 반면, 북측 GP160여 개였다. 그런데 이것을 남북 각 11개를 동수로 철거함으로써 우리는 50개만 남게 되었고, 북한은 150여 개가 남음으로써 그 차이가 더욱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우리 측 경계작전에 더 많은 문제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북의 일상적 도발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9.19 군사합의는 즉각적 효력 정지 등 전반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2021년 홍범도 장군 유해봉환도 의도가 순수하지 못했다. 사실상 탁현민을 앞세운 반일팔이목적의 이벤트에 불과했다. 홍범도의 고향은 평안남도 평양이다. 평생을 이국(異國)에서 떠돌았으니 죽어서라도 고향으로 돌아가는 건 당연한데, 결과적으로 그는 자신의 고향에 묻히지 못한 꼴이 되었고, 불필요한 논쟁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건 항일 전사(戰士) 이전에 한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오히려 괜한 이벤트를 해서 우리 군만 곤란하게 만든 꼴이 되었다. 게다가 나무위키를 보면, 그는 자신을 괴롭힌다며 상관을 살해하고 군을 탈영했으며, 황해도 수안의 제지공장에 취직했지만 결국 공장주까지 살해했다. 그들은 모두 조선인이었다. 자유시 사변은 논외로 하더라도, 독립운동을 했으면 그 전의 모든 삶의 궤적은 씻은 듯 면죄되는가. 특히 상관 살해는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에게 교훈으로 가르칠 만한 내용이 결코 아니다.

공군에서도 이런 유사한 일이 있었다. 공군에서는 소위 창군(創軍) 7을 기려오고 있다. 김정렬, 최용덕, 장덕상, 이영무, 박영집, 이근석, 김영환이 그분들이다. 공군에서는 지난 201911일부터 그해 연말까지 한시적 조직으로 <항공우주발전단 창군 70주년 행사기획실>을 만들어 운영했다. 이 지원단이 한 일이 별안간 최용덕 장군의 동상을 공군사관학교와 교육사령부 등 두 곳에 설치하는 것이었다. 최용덕 장군 동상 2개 설치에 44천만원, 다큐멘터리 제작에 14천만원 등 도합 58천만원을 사용됐다. 이때 제작된 다큐멘터리는 2019101일 국군의 날 특집으로 방송되기도 했다. 갑작스런 이 예산은 어떻게 마련한 것일까.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2019년당시 공군관계자는 창군 70주년의 의미와 상징성 등을 고려해 최용덕 장군 조형물을 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나아가 공군사관학교는 총동창회장상 명칭을 상무보라매상에서 뜬금없이 최용덕상으로 변경했다. 공사의 주장처럼 공사의 정신적 기반을 마련한 분이라면 진작에 동상도 세우고 했어야지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갑자기 한꺼번에 이렇게 한 근본적인 이유는 하나로 귀결된다. 공교롭게도 최용덕 장군은 중국 육군군관학교, 중국 보정비행학교를 졸업하고, 중국 공군기지 사령관을 지냈다. 반면 김정렬 장군은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문재인 정부가 반일(反日)팔이를 하는 과정에서 중국 육군군관학교를 졸업한 최용덕 장군을 의도적으로 띄운 것으로 의심할 수 밖에 없다.

결국 현재도 논란이 되고 있는 홍범도장군 유해봉환 이벤트와 육사내 흉상 설치, 느닷없는 공군내 최용덕장군 동상 설치와 다큐멘터리 제작 홍보, 우리만 일방적으로 준수하는 기형적 9.19 군사합의 따위는 문재인 정권의 반일팔이가짜 평화쇼에 뿌리가 있는 셈이다. 우리 군이 정권의 이념에 따라 휘둘리지 않고, 오직 군 본연의 목적과 목표, 철학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일을 처리해나가도록 하려면, 정치가 군을 이벤트와 쇼에 이용하는 악습만큼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고, 문재인 정권의 행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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