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이익 7312억 원 ‘역대 최대’…전년比 40%↑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 현실화…4분기 실적 부진 전망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 넘는 호실적을 거뒀지만 증권가에서는 목표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확대되면서 최근 주가도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다 27일 소폭 반등하는 모습이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0.13% 오른 40만 원에 마감했다. 전날에는 주가가 장중 39만500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40만 원대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해 7월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5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312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0.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매출은 8조22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늘었다. 순이익도 4205억 원으로 12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증권가의 눈높이는 낮아졌다. 26일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하이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65만 원에서 55만 원으로 내렸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셀 수요 둔화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며 “주요 원인은 전기차 판매 부진과 완성차 제조사들의 과잉 제고, 유럽 전기차 배터리 셀 시장 내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상승 등의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중대형 배터리 셀 출하량은 북미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대비 약 4% 감소할 것으로 봤다. 특히 중대형 배터리 셀 판가는 리튬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반영으로 전분기 대비 약 9%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정 연구원은 “전력용 프로젝트 중심 ESS향 매출이 크게 늘면서 손익 개선폭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전기차 부문 실적 부진을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에서도 전기차 수요가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주력 고객사인 GM(제너럴모터스)도 전기차 생산 목표를 낮추며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어 중장기 실적 전망치와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모두 조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2차전지 불확실성 지속 예상…“성장성 펀더멘털은 유효”

SK증권도 전기차 수요 둔화가 다수의 제조사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68만 원에서 48만5000원으로 낮췄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주력 고객사인 GM이 전기차 감산을 결정했고, 중국은 흑연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등 2차전지 원재료 규제 범위를 늘리고 있다”면서 “또한 미국 자동차 3사의 파업 영향도 여전히 미지수인 상황”이라며 동시다발적으로 2차전지 업황에 악재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영업이익은 5649억 원으로 감익이 예상됐다. 메탈(원재료) 가격에 연동돼 배터리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고, 유럽과 중국의 수요 부진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ESS 매출은 4분기 급반등이 기대된다. 박 연구원은 “계절적 성수기인 데다 일부 주문이 지난 분기로부터 이연됐으며, 고부가 제품 프로젝트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 역시 LG에너지솔루션의 적정주가를 연간 평균판매가격(ASP) 가정 변화와 법인 출하량 감소를 반영해 기존 67만 원에서 55만 원으로 하향 제시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실적은 부정적 대외변수를 극복한 호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주요 원자재 가격 약세 장기화에 따른 배터리 판가 하락 우려와 완성차 고객사들의 전기차(EV) 판매량 정체 및 신차 출시 일정 변경, 100% 전동화 시점 지연 등의 비관적 전망 등이 혼재되며 최근 주가 하락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소 비관적 시장 전망에도 LG에너지솔루션의 사업 전략 강화와 투자계획은 상향 중”이라며 “성장성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짚었다.

이 밖에 하나증권(75만 원→65만 원), 대신증권(75만 원→60만 원), 한화투자증권(73만 원→ 62만 원), 유진투자증권(72만 원→50만 원), 교보증권(70만 원→61만 원) 등도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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