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강세 지역 부천시·안산시·노원구 합구 예상
경기도 하남시·평택시·화성시, 인천 서구 분구 예상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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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내년 22대 총선을 4개월 앞두고 정치권이 선거구 획정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난 5일 국회에 제출한 획정안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의 선거구 지각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기 부천시·안산시와 서울 노원구의 의석수는 줄어드는 가운데 경기 하남시·평택시·화성시와 인천 서구 의석수는 증가할 예정이다. 이렇다 보니 정치권은 현재 합구가 예상되는 지역의 반발과 분구가 예상되는 지역의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野 현역끼리 붙을 판, 합구 예상 지역 '비상' 

선거구획정위 획정안에 따르면 인구 상한선(27만 3177명)을 넘은 선거구 6곳이 분구되고 인구 하한선(13만 6629명)에 못 미친 선거구 6곳이 합구된다. 아울러 구역조정이 이뤄지는 선거구 5곳과 자치구·시·군 내 경계조정이 이뤄지는 지역은 15곳이다. 

그 결과 수도권 내 경기 부천시·안산시, 서울 노원구가 합구 대상 선거구인 가운데 경기 하남시·평택시·화성시, 인천 서구는 분구 대상에 포함됐다. 이렇다 보니 수도권 내 지역의 의석수 증감에 따른 희비가 교차하는 상황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획정안에 대한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합구 대상인 부천시·안산시·노원구의 현역의원은 모두 민주당 소속인 만큼, 당내 경쟁이 불가피하다. 우선 부천시의 경우 4개 지역구(부천 갑·을·병·정)에서 1석이 감소해 부천 갑·을·병으로 축소된다. 

이에 부천의 현역인 김경협·김상희·서영석 민주당 의원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찾아가 대책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천 지역의 민주당 현역의원은 4명(김경협·김상희·서영석·설훈)인 가운데 비례대표인 유정주 민주당 의원도 부천 정 출마를 예고한 상황이다. 획정안에 따라 부천의 의석수가 3곳으로 확정될 경우 현역의원 3명의 경쟁이 불가피한 것이다. 

이와 관련 유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나는 현재 내가 사는 이 지역의 현역 의원은 아니다. 그러나 이젠 나 역시 너무나 잘 안다. 4개구에서 3개구로 줄여서 던져진 부천의 새로운(?) 구역 경계는 정말이지 엉터리라는 것을"이라고 비판했다. 

노원구도 동일한 상황이다. 노원구는 3개 지역구(노원 갑·을·병)에서 1석이 감소해 노원 갑·을로 축소된다. 이렇다 보니 노원구의 현역인 우원식·고용진·김성환 민주당 의원 간 경쟁이 불가피하다.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노원 현역의원들 사이에서 타 의원의 지역구에 게시하거나 지역행사에 참가하는 등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안산시도 4개 지역구(안산시상록구 갑·을, 안산시단원구 갑·을)에서 1석이 감소해 안산시 갑·을·병으로 축소된다. 현재 안산시는 전해철·김철민·고영인 민주당 의원과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현역의원이다. 다만 김남국 무소속 의원은 앞서 '코인 논란' 이후  불출마선언을 상황이다 보니 교통정리가 이뤄진 셈이다. 

한편 김남국 무소속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획정위 조정안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김 의원은 "단원구을 선거구를 포함한 안산시 선거구 4곳 모두 인구 하한에 해당하지 않는 선거구"라며 "획정위는 선거구 획정 원칙과 기준을 저버린 채 무리하게 조정안을 내놓았다. 획정위의 이러한 조정안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기회의 땅' 신설 선거구에 예비후보자 등록 '봇물' 

현역의원들의 눈치 싸움이 한창인 합구 예상 선거구와 달리 선거구 분구가 예정된 지역은 정치 신인들의 기회의 땅이 된 모양새다. 획정안에 따르면 경기 평택시 갑·을은 1석이 증가해 평택시 갑·을·병으로 확대된다. 경기 하남시도 1석이 증가해 하남시 갑·을이 형성되고 인천 서구 갑·을도 1석이 증가해 서구 갑·을·병으로 확대된다. 아울러 경기 화성시 갑·을·병도 1석이 증가해 화성시 갑·을·병·정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입지자들의 입장에서 신설 지역구는 현역 프리미엄이 없는 만큼 적극적인 공략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예비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 12일 분구가 예정된 하남시의 경우 6명의 예비후보자들이 몰리기도 했다. 경기도 선관위의 지난 13일 오후 4시까지의 예비후보 등록자 통계에 따르면 하남시는 가장 많은 출마 예정자가 몰린 지역구다. 

나아가 현역 비례대표 의원들의 분구 예정 지역 출마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평택은 처음 시작한 사업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준 고마운 곳이기에 그 은혜를 갚아야 할 때"라며 평택 출마를 선언했다. 아울러 하남 출마를 준비 중인 이용 국민의힘 의원도 하남의 현안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거나 지역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활발한 지역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인구수 증가로 분구가 예정된 동탄2신도시 지역에 출마한다. 동탄2신도시는 현재 이원욱 민주당 의원의 화성을 지역구에 속한 상황이다. 획정안에 따르면 화성을은 동탄2신도시 내 동탄 4·6·7·8동으로 구성된 선거구로 재편될 예정이다. 앞서 전 의원은 지난해부터 동탄2신도시 내에서 '찾아가는 민원상담실'을 여는 등 공을 들이는 중이다. 

다만 현재 획정위가 발표한 선거구 획정안은 국회에서 확정된 선거구가 아니다 보니 변동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 손수조 리더스클럽 대표는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예비후보 등록 일주일을 앞두고 선거구 획정안이 제안되었는데, 준비중인 연천군 동두천시 지역구가 갈린다고 한다"며 "지역구민들과 예비후보인 나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하나 오리무중 혼란스럽기만 하다. 나는 어디에 사무실을 내고 어디에 출근인사를 가야하나"고 비판했다. 

원외 신인은 정확한 선거구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만큼 향후 변동 사항에 따라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출마 예정자들은 우선 현행 선거구를 기준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향후 선거구 획정 결과에 따라 다시 출마 지역을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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