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구조 악화로 4분기 부진 예상…내년 성장 주목
“전장 성장 방향성 유효…VS 사업부 이익 기여 확대”

LG전자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뉴시스]
LG전자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뉴시스]

LG전자가 4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에는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는 올해 LG전자의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하고 목표주가를 유지하거나 낮췄다. 메리츠증권은 28일 LG전자에 대해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기존 16만 원에서 14만 원으로 낮췄다. 메리츠증권이 예상한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4569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37% 하회할 전망이다. 별도 기준으로는 4개 분기 만에 소폭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가전‧TV‧노트북 등 LG전자 주력 아이템 모두 2~3분기 재고 보충 후 수요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군의 수요 둔화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믹스 악화와 마케팅 비용의 추가 집행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KB증권도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4분기 실적을 반영해 LG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4만 원에서 13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KB증권은 LG전자의 4분기 연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22조7000억 원, 영업이익은 480% 상승한 4015억 원으로 예측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LG전자의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TV‧ 가전 사업의 프리미엄 수요가 둔화된 가운데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 하락이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신한투자증권은 마케팅 비용 증가와 가전 수요 회복 지연으로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LG전자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2조7710억 원, 영업이익은 5004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보다 매출은 11%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50% 감소한 수치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5만 원을 제시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감소는 마케팅 비용 증가와 가전 수요 회복 지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판관비의 경우 전 분기 대비 6.4%, 전년 동기 대비로는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내년 상반기 계절적 반등 전망…“B2B·스마트폰 수요 회복 기대”

다만 내년 상반기부터는 LG전자의 실적 성장 기대치가 높게 점쳐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상반기가 돼야 계절적으로 LG전자의 실적 반등이 나타남과 동시에 연간 실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리츠증권이 예상한 내년 LG전자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3조4097억 원이다. 특히 LG전자의 중장기 성장 핵심인 전장(VS)사업부의 이익 기여 확대가 전망됐다. 지난 2018년부터 확보한 고수익성 수주 물량의 매출 비중 확대와 멕시코 공장 가동을 통한 수익성 개선 효과가 동시에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내년 VS 사업부의 매출액은 12조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5262억 원으로 179% 늘어날 것으로 봤다.

양승수 연구원은 “가전(H&A)은 기업 간 거래(B2B) 매출 비중 확대와 볼륨존 공략 가속화로 올해 같은 안정적인 실적 흐름이 예상된다”며 “홈엔터테인먼트(HE)와 비즈니스(BS)부문은 낮은 기저효과와 함께 웹(Web)OS, 전기차 충전소, 헬스케어 등 서비스‧플랫폼 비즈니스 이익 기여 확대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KB증권은 내년 LG전자가 매출 85조8000억 원, 영업이익 4조1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각각 3%, 1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연구원은 “내년 글로벌 가전 수요 둔화는 지속되지만 B2B 매출 비중 확대로 B2C(기업 소비자 간 거래) 수요 감소의 일부 상쇄가 가능하고, 내년 TV‧PC 및 스마트폰의 글로벌 수요 회복과 스포츠 이벤트에 따른 출하 증가로 HE(TV), BS(PC) 부문의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신한투자증권도 LG전자가 내년부터 점진적 수요 회복과 비용 효율화로 회복세가 예상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오강호 연구원은 “2024년에는 수요 회복에 따른 가전·TV 등 IT 디바이스의 점진적 수요 개선이 매출 회복으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물류와 마케팅 등의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 개선도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프리미엄 라인업의 수요까지 가세하면 레버리지 효과도 기대해 볼 만하다”면서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 전장(VS) 사업 부문도 성장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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