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혜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흉기 피습 사건 발생 이후 15일 만에 당무에 복귀했다. 다친 몸을 치료하고 다시 당무를 시작했지만 이 대표의 심경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할 수밖에 없다. 오는 4월 예정된 22대 총선이 목전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이 대표는 갖가지 난제를 안고 첩첩산중에 홀로 서 있는 것과 같은 처지다. 아군과 적군의 동시 공격과 사법리스크까지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다. 3중고를 겪고 있는 이 대표에게 어려움을 뚫고 총선 승리를 이룰 수 있는 비책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시계보는 이재명 대표. 뉴시스
시계보는 이재명 대표. 뉴시스

15일만에 당무 복귀 이재명, 앞날은 험로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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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권견제론 높지만 반사이익은 없어, 총선 승리 불투명

410 22대 총선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처지는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아군과 적군의 동시 공격과 계속 되는 사법 리스크로 인해 3중고를 겪으며 진땀을 흘리고 있다.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당연히 이 대표의 향후 정치 앞날에도 청신호가 켜지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다음 대선은 물론이고 그의 정치 인생 자체에 암운이 드리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이 같은 난관을 뚫고 총선에서 승리의 깃발을 잡을 수 있을까. 그가 3중고 돌파를 위해 어떤 비책을 꺼내들지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때 아군이낙연비명계 3인방 이탈 공천갈등까지

이재명 대표가 부산 방문 중 갑작스런 흉기 피습을 당해 육체적, 정신적 치료 기간을 갖는 동안 당 안에서는 아군들의 이탈이 현실화됐다. 그동안 이 대표를 향해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사퇴를 압박해왔던 원칙과 상식비명계 3인방인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은 탈당을 결행했다. 또 그동안 신당 창당을 시사해왔던 이낙연 전 대표도 결국 탈당 후 신당 창당 준비를 하고 있다.

비명계 3인방은 최근 당을 떠나며 우리는 방탄 정당, 패권 정당, 팬덤 정당에서 벗어나자고 호소했다. 하지만 거부당했다며 이재명 대표를 비판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탈당을 선언하며 민주당은 저를 포함한 오랜 당원들에게 이미 낯선 집이 됐다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 비명계가 탈당했지만 당 내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또다른 시한폭탄이 잠복해 있다. 일부 비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에 친명계 인사들이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자객공천논란이 불거진 상황이다. 비명계가 공천 결과에 반발해 추가 이탈을 결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재명 전 대표는 지난 18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객공천은 언어도단이라며 지금 공천을 했나. 공정하게 경쟁을 붙이는 건데 왜 자객공천이라 말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자객공천논란 진화에 나섰다.

이준석과 이낙연 전 대표. 뉴시스
이준석과 이낙연 전 대표. 뉴시스

다시 재점화된 국힘 공격, 적군 방어에도 진땀

이에 더해 국민의힘의 이 대표를 향한 공격도 매섭다. 여당은 피습 사건 발생 이후 한동안 이 대표에 대한 공격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점차 이 대표를 향한 공격을 재개하는 모습이다. 여당은 서울대병원 닥터헬기 이송논란을 부각시키며 이 대표의 부산 홀대라고 공격했다.

이 대표는 부산에서 흉기 습격 공격을 당한 후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다. 그는 이후 소방헬기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후 수술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또 이 대표의 부산 홀대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민주당의 부산 홀대와 내로남불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환자 상태가 위중했다면 지역 상급병원인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는 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방 의료체계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수도권 우월주의라면서 의료기관을 자의적으로 서열화하고 수도권 중심주의를 여실히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거센 비판을 가했다.

진행형 사법리스크’, 정권견제 여론 50%반사이익 불확실

아군과 적군의 동시 공격도 버거운 상황에서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에도 허덕여야 한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20대 대선 당시 허위사실 공표 혐의, 검사 사칭 관련 위증 교사 혐의 등에 대한 재판을 서울중앙지법에서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겹치면서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의 실정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은 30%대 박스권에 갇혀 반등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정권 견제 여론도 50%대를 넘나들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 수행을 긍정 평가한다는 응답은 32%, 부정 평가는 58%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8~10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4월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도록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50%를 기록했다. 반면 국정 운영을 더 잘하도록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9%에 그쳤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검찰 전경. 뉴시스
검찰 전경. 뉴시스

하지만 민주당의 지지율은 국민의힘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갤럽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36%, 민주당은 33%로 나타났다.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 3인방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도 이 대표를 더욱 위태롭게 하고 있다. 뉴시스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 이낙연 신당 지지율은 6%, 이준석 신당은 10%로 집계됐다. 아직은 이낙연 신당의 지지율이 저조한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총선에서 어느 정도의 위력을 발휘하게 될지는 정확히 알수 없다.

급기야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를 보면,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대표가 23%, 한 위원장이 22%로 접전을 벌였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재명 위기돌파 카드, 백의종군? 정면돌파!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위기 돌파 카드를 놓고 이재명 대표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비명계의 줄기찬 요구대로 당대표를 사퇴하거나 혹은 총선 불출마 카드를 던지며 백의종군으로 위기 돌파를 시도하게 될지, 아니면 3중고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체제를 굳건히 지키며 정면 돌파로 승부를 보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 내에서는 이 대표가 통합 노력을 더 기울이고, 공천도 납득할 만한 절차로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원로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19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인터뷰에서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뭘 해야 된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소통하고 통합하려는 노력을 좀 더 열심히 해라라며 또 하나는 결국은 지금 선거에 제일 중요한 게 공천인데 공천 과정에서 투명성, 공정성, 또 국민의 눈높이 이런 기준에 따라서 납득할 만한 그런 절차로 진행해라. 두 가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성치훈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은 YTN에 출연해 이재명만으로 안 된다고 생각하는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층들을 잡기 위해서는 그런 비판적 목소리를 내던 분들도 이 대표가 손을 직접 내밀고 강하게 메시지를 던져야 겨우 통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전히 멸시, 여전히 조롱, 여전히 혐오의 정치는 당내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이런 거에 대해서 이 대표가 단호하게 좀 더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대표의 불출마 선언과 같은 결단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표출되고 있다. 송영훈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은 한 방송에서 친명 판독기라는 비판이 제기된 민주당 공천자격 심사 논란에 대해 이 대표가 여기에 대해서는 말로만 하면 안 되고 공천이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될 수 있는 가시적인 조치 내지는 본인의 불출마 선언 같은 것으로 뭔가 결단을 보여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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