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다선의원 최고 42% 패널티 안고 총선 경쟁 스타트

진동규 국민의힘 대전 유성갑 국회의원 예비후보.[ 사진 = 육심무 기자]
진동규 국민의힘 대전 유성갑 국회의원 예비후보.[ 사진 = 육심무 기자]

[일요서울 l 대전 육심무 기자] 국민의힘 공관위가 총선 경선 룰에서 3선 이상 의원 15%,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선거 3회 이상 낙선자에 대해 30% 감점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대전 충청지역 후보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먼저 공관위가 총선과 지방선거 3번 이상 낙선자에게 30% 감점을 제시한 규정에 대해 험지에서 어려운 상황에서 항상 당을 지켜 온 지역 밀착형 정치인들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전유성구청장 선거에서 패해 총선과 지방선거 3번 낙선의 사례에 해당된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은 공천룰이 공정하지도 않고 총선 승리는커녕 민주당만 도와주는 셈이라고 작심하고 비판하고 나섰다.

지방선거 이후 총선을 대비해 전열을 가다듬어 온 그는 대전 유성갑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해 표밭을 갈고 있었는 데 30%의 감점 대상에 포함된 데다가 공천 경쟁자들의 경우 4~7%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어 예선에서 불리함을 안고 경선에 돌입하게 될 전망이다.

진 후보는 “공천 경쟁에서 37%의 감점을 받고 시작해야 하는데 100m 달리기에서 37m를 먼저 보내 놓고 하는 경선이 과연 공정한 경쟁이라고 할 수 있느냐?”면서 “중요한 것은 본선 경쟁력인데 예선에서 37%의 페널티를 안고 출발한 후보와 경쟁해서 본선에 진출한다고 하면 민주당 현역 의원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 신진 정치인들 한 번 낙선 후 모두 떠나

또 ”대전 유성갑은 그동안 당협위원장과 출마 후보자를 여러 번 새로운 인물이라고 내세웠으나 실패했고, 이들은 두 번 출마하지도 않고 선거에 지자 바로 지역을 떠나 버렸다“면서 ”현 장동혁 사무총장도 총선에서 한 번 패한 후 지방선거에서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가 보령 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떠나는 바람에 당협위원장도 없이 지방선거를 치러야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5선의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사진 = 육심무 기자]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5선의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사진 = 육심무 기자]

아울러 “신진 정치인에게 7% 가산점을 주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야말로 험지에서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뛰며 당을 위해 최선을 다한 지역 밀착형 당원에게 30%의 페널티는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면서 “지난 유성구청장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유성갑 지역의 득표율을 보면 제가 이긴 선거였고, 이번 선거는 정말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선거인데 공천룰이 열심히 뛰는 사람 다리를 걸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당이 그동안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신예들을 공천하면서 저에게는 연속적인 기회도 주지 않고, 출마를 희망하는 후보자가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만 띄엄띄엄 후보자로 나서달라 해놓고 이제 와서 낙선한 것을 이유로 공천에서 30%를 감점하는 것도 모자라 신예에게 7% 더 준다는 것이 과연 공정한 경선룰이라고 생각하느냐”면서 “모든 규칙에는 일관성도 중요하지만 상황을 합리적으로 보완할 유연성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진동규 후보는 “2004년 노무현 탄핵정국의 열린우리당 시절 대전 5개구 중 3개구(동구와 대덕구,유성구)에서 구청장 보궐선거가 실시된 당시 동구와 대덕구는 열린우리당이 당선되었지만, 아무도 당선을 예상치 못하였던 정치 상황 속에서 유성구 구청장에 당선되어 대전시에서 처음으로 당시 한나라당 깃발을 꽂아 지금의 국민의힘 대전시당 초석이 되었다”며 “저는 시의원, 구청장, 국회의원 선거 모두 당적을 한 번도 옮긴 적이 없다”고 상기시켰다.

또 “당시 대전시장은 당적을 옮겼으며, 기초자치단체장인 저에게도 당시 열린우리당간의 회유가 있었지만 끈기있게 국민의힘(한나라당)을 지켰고, 2006년 선거에서 유성구청장으로 재선되어 대전을 국민의힘(한나라당)으로 정서를 만드는 데 발판을 만들어 냈다”고 자임했다.

아울러 “이번 제22회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국민의힘을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싸울 줄 아는 진동규, 유성발전을 위해 불도저처럼 일 잘하는 진동규가 필요하다는 평판”이라며 “대학교수 출신 진동규, 대전시의원 출신 진동규, 유성구청장 출신 진동규는 이론과 경험을 갖춘 경쟁력 있는 인물이라는 여론임에도 본선보다 예선이 험난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남이나 호남과 달리 충청권은 당에서 공천만 받는다고 당선되는 지역이 아닌 것을 알텐데 당을 지켜온 이들에게 낙선을 이유로 30%를 감점하고, 다선을 이유로 15%를 감점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이번 총선 공천룰은 국민의힘 후보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보다 상대당 후보에게 도움이 되는 자해 행위에 가까운 짓이니 반드시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권 전 의원(대전 중구)의 경우도 자치단체장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경력으로 인해 감점 대상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천룰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박덕흠 3선 의원(괴산 보은 옥천 영동)[사진 = 육심무 기자]
국민의힘 박덕흠 3선 의원(괴산 보은 옥천 영동)[사진 = 육심무 기자]

- 현역의원 2명 42% 감점 안고 경선할 수도

동일한 선거구에서 3선 이상을 기록한 다선의원들도 15% 감점에다 신예의 경우 7% 가산점을 갖는 후보와의 경선이 불편한 것은 더할 나위가 없다.

특히 하위 1명은 원천 공천 배제에 이어 2명은 20% 감점이 확정돼있어 최고 35%에 7% 가산점이 더해지는 신예와 공천 경합을 벌일 경우 42%의 페널티가지 예상된다.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구)와 박덕흠 의원(괴산·보은·옥천·영동)은 다선 의원에게 패널티를 주기로 한 당내 공천룰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2대 총선 공천룰을 정하면서 정치 신인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차원에서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의원은 경선 득표율을 15% 감산하는 페널티를 주기로 결정했다.

여기에는 정우택 정진석 이명수 홍문표 박덕흠 이종배 의원에다가 최근 민주당을 탈당하고 입당한 이상민 의원까지 지역 의원 대다수가 페널티 대상에 포함되는 실정이다.

정우택 의원 측은 청주 상당에서 19∼21대 의원을 지내고 2014년 7월 청주·청원 통합시 출범에 따라 선거구 개편이 한 차례 이뤄진 만큼 동일 지역구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공천심사위에 이의 제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박덕흠 의원 측 역시 20대 총선부터 남부3군에 괴산군이 새롭게 편입되는 선거구 개편이 있었다며 이의 제기를 예고했다.

충청지역 현역 의원 가운데 당무감사와 의정활동 평가에서 꼴찌를 받은 의원 1명은 공천에서 배제되고, 다음 하위 2명의 의원은 다선 15%에 평가 감점 20% 등 35%의 감점을 안고 출발하는 데다가 상대방이 신진 정치인일 경우 7%의 가산점을 주고 시작한다면 이론상 최고 42%의 페널티를 안고 예선을 치르게 된다.

문제는 42%의 가산점을 안고 예선을 통과한 후보자가 과연 지역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배제된 현역보다 과연 높으냐는 점이다.

총선 최대 경쟁 상대인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어려운 상대를 공천에서 최대한 걸러주겠다는 국민의힘 공관위의 경선룰에 대해 속으로 땡큐를 외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반가울 것이란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공관위가 영남에 포인트를 두고 개혁을 추진하려는 명분으로 공천룰을 만든 모양인데 역대 충청지역 선거에서 공천을 망쳐 이길 선거를 자멸했던 사례를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자당의 강점을 살리지는 못할 망정 당선 가능성 혹은 당의 경쟁력을 깍아내리면서 당원들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 자세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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