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속 상반기 실적 부진 예상…증권가 목표가 줄하향
“주가는 실적 대비 저평가 구간…투자의견은 ‘매수’ 유지”

LG이노텍 구미사업장 전경 [뉴시스]
LG이노텍 구미사업장 전경 [뉴시스]

아이폰15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한 LG이노텍이 올 상반기까지는 밋밋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다만 올 상반기 실적은 부진하지만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하반기에 초점을 맞춘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증권업계는 대체로 LG이노텍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으나,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 감소로 견조한 상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실적 눈높이를 낮췄다. LG이노텍에 따르면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어난 7조5586억 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4.6% 증가한 4837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BNK투자증권은 29일 LG이노텍에 대해 올해 고정비는 증가하는 반면 매출 성장은 불투명하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33만 원에서 29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 사업인 광학솔루션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분기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에는 비수기 진입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45% 감소한 3조7000억 원이 예상된다”며 “아이폰15 판매 부진과 IT수요 약세로 비수기 이상의 실적 부진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어 “고가폰 수요가 회복돼 아이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거나, 새로운 카메라 기능에 대한 고객의 투자 의지가 보여야 LG이노텍의 실적 성장 모멘텀이 나올 것 같다”면서 “현재 LG이노텍 주가는 역사적 밸류에이션 밴드 최하단 수준으로, 이미 실적 부진 우려를 상당히 반영하고 있으나 의미 있는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고가폰 수요 회복이나 차세대 스마트폰의 카메라모듈 스펙 관련 호재가 절실하다”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26일에도 IBK투자증권, 하나증권, 대신증권, NH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이 LG이노텍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상반기 실적 모멘텀 둔화…하반기 초점 맞춘 전략 필요”

IBK투자증권은 LG이노텍에 대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예상치 범위로 이전 전망과 유사한 규모지만, 올해 1분기는 비수기로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부진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35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하향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906억 원이 예상된다”며 “광학솔루션과 기판소재 사업부의 수익성이 부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광학솔루션 사업이 계절성으로 올 상반기에는 부진하지만, 카메라 사양은 올해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에 따라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와 해외 고객의 VR 기기의 성장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LG이노텍의 현재 주가는 실적 대비 저평가 구간에 있다”며 “목표주가는 단기 모멘텀 둔화에 따른 밸류에이션 하향 조정을 반영해서 낮췄다”고 말했다.

하나증권 역시 LG이노텍에 대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실적 및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목표가를 30만 원으로 내렸다. 다만 하반기에는 실적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은 상존하지만, 상반기 실적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가능하고, 하반기 실적은 전년 대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신규 모델에는 폴디드줌이 확대 적용되고, 생산 2년차이기 때문에 관련 부품들의 수율도 안정화돼 있어 지난해 3분기처럼 부진한 수익성을 시현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LG이노텍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8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2%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매출액은 4조4600억 원으로 1.86% 증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이에 목표주가를 기존 33만 원에서 31만 원으로 하향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전통적으로 상반기는 비수기이며 실적 모멘텀이 약하다는 설명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5 수요 둔화 및 고정비 부담 가중으로 전체 영업이익률은 2%로 전년보다 1.3%p 하락해 컨센서스 대비 낮을 전망”이라며 “이는 중국에서 아이폰15 판매가 부진한 결과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하반기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며 “하반기 영업이익은 8209억 원으로 상반기(600억 원) 대비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LG이노텍의 목표주가를 기존 27만 원에서 23만 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고객사 출하량 추정치는 기존대로 유지했으나 모듈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점유율 하락 가능성을 반영해 LG이노텍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전년 대비 18.7% 감소한 6755억 원으로 하향했다”며 “연간 실적 개선은 2025년 베트남 생산 비중 확대에 따른 노동비 절감이 실현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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