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이어 1분기도 시장 기대치 밑돌 듯
“당분간 부진한 업황 지속될 것”…목표가 줄하향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전경. [뉴시스]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전경. [뉴시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증권업계는 하반기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지난해 하반기 전기차 수요 둔화가 본격화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조14억 원, 영업이익은 338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직전 분기·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6.3%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53.7% 줄었으나 전년 동기보다는 42.5%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나 회복이 가능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려 잡고 있다.

6일 교보증권은 당분간 부진한 업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61만 원에서 48만 원으로 하향 조종했다.

교보증권이 전망한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조3211억 원, 영업이익은 2077억 원이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27.7%, 영업이익은 67.2% 줄어드는 수준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을 제외하면 영업손실 63억 원의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며 “리튬 가격 하락과 업황 둔화로 올해 상반기까지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상반기의 실적 저조와 부진한 투자심리(센티멘털)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는 상황이라고 봤다. 최 연구원은 “완만해지는 리튬 가격의 하락 폭과 낮아지는 재고를 바탕으로 올해 2분기 실적 저점 이후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고 했다.

하나증권도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65만 원에서 50만2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올 1분기 생산 보조금을 제외하면 영업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이 추정한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8% 감소한 6조3000억 원, 영업이익은 95% 하락한 296억 원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소형전지 부문의 경우 테슬라향 물량은 전분기 대비 증가가 예상되나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판매가격 하락 폭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시킬 것”이라며 “자동차전지 부문은 출하 감소 및 판가 하락으로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낮아지는 기대치…하반기부터 점진적 회복 예상

올해 1분기에도 전기차 업황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반등은 올 하반기에나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판가 하락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과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단기적으로 업황 변동성이 지속 될 것”이라면서도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중장기 방향성이며, 하반기 반등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규모는 올해 전년 대비 30% 성장이 예상되며 전기차와 함께 미래 친환경 인프라의 핵심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주요 고객사의 재고 축적으로 인한 전기차 수요 둔화는 올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모든 전기차(EV) 라인업에서 안정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하반기부터는 현대차 인도네시아 JV 가동, GM JV 2기 가동률 상승 및 46 시리즈 출하가 기대되는 만큼 점진적인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면서 “실적 추정치 변경을 반영해 목표주가는 53만 원으로 하향하지만, 중장기 성장성 관점에서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미국 대선 불확실성 등은 리스크다. 권 연구원은 “아직 AMPC 쉐어링, 수요 부진에 따른 북미 합작법인(JV) 공장 가동 시점 지연 가능성, 미국 대선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다”며 “미국의 주요 완성차 주문자상표부착상품(OEM)의 속도조절이 감지돼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리스크 등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장기적인 실적을 추정하기가 어렵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진 시총 85조 원~110조 원 내에서의 트레이딩 관점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한다”며 “시총 85조 원을 방어하려면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 40% 내외의 성장 여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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