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파란불... 국내 ‘LCC' 지각변동 '예고'

지난 14일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공항 계류장 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습. [뉴시스]
지난 14일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공항 계류장 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습. [뉴시스]

[일요서울 l 이지훈 기자] 지난 13일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조건부 승인을 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많은 제약들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었지만 하나둘씩 해소되기 시작하며 인수합병에 파란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 LCC(Low-Cost-Carrier, 저비용항공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티웨이 항공 국내 LCC 최초 유럽 노선 취항... 오는 5월 자그레브행 오픈
-‘아시아나 화물 사업’ 인수 시 국내 항공 화물 2위 타이틀은 누구에게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품기 위한 인수 과정에서 가장 난관이라고 평가되던 EU 기업결합 심사에서 ‘아시아나 화물 사업 매각’, ‘유럽·일본 노선 일부 반납’ 등의 조건이 걸린 조건부 승인을 했다. 아시아나 사업 중 알짜배기라고 불리던 사업을 포기할 만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아시아나 화물 사업 매각’·‘유럽·일본 노선 일부 반납’이라는 수익성 높은 사업들은 국내 어떤 항공사가 인수하느냐 와 어떤 조건으로 계약하느냐에 따라 국내 LCC 업계의 예측불허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합병에 따른 경쟁 제한을 우려한 시정조치로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4개 중복 노선을 이관받아 실제 운행을 개시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대한항공은 신규 진입 항공사(Remedy Taker)로 지정된 티웨이 항공이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유럽 4개 노선인 (인천-파리), (인천-로마), (인천-바르셀로나), (인천-프랑크푸르트) 등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아시아나 합병으로 낙수효과 받는 국내 LCC

유럽 신규 노선 취항은 국내 LCC 중 티웨이항공이 최초다. 티웨이항공은 앞으로 늘어날 유럽 여행 수요에 대비해 연내 대형기 2대 포함 항공기 7대를 새롭게 도입할 예정이다. 당분간은 대한항공의 에어버스 A330-200 기종 5대를 임차해 유럽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티웨이 항공기 대수는 총 30대다.

추가로 상당한 수익성이 예상되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유력 인수 후보는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이스타항공이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건 매각 성사의 관건은 인수 가격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추산된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가격은 약 5000억~7000억 원으로 만만치 않은 가격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이 갖고 있던 1조 원 규모의 부채와 관련 인력까지 함께 넘겨받아야 하는 문제도 공존하기에 이 문제를 품고 해결해 나갈 항공사가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 아시아나 화물 사업 인수 시 국내 항공화물 2위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화물사업의 핵심인 ‘화주 네트워크’를 아시아나 것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기존 영업망 또한 그래도 이어받을 수 있을지 모르기에 이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위험요인이 분명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LCC들이 인수를 추진할 의향이 있다면 수천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도 많은 이들이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 업계는 각 항공사가 사채를 발행하거나 차입금을 늘리는 등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략적 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꾸려 화물사업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고 평가된다.
 
-새로 유럽 노선 취항한 티웨이...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 원성

지난 14일 티웨이항공은 국내 LCC 항공사 처음으로 취항하는 유럽 노선인 인천-자그레브(크로아티아) 정기 노선을 오는 5월 신규 취항하기로 하고 이달 15일부터 신규 노선 항공권 스케줄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티웨이에서 새로 취항하는 유럽 노선인 인천-자그레브 노선이 왕복 100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가격은 여느 대형 항공사와 맞먹는 가격인데, 서비스는 저가 항공이면 메르트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 또한 나오는 상황이다.

티웨이 CI[출처 : 티웨이 홈페이지]
티웨이 CI[출처 : 티웨이 홈페이지]

티웨이 관계자는 새로 취항한 유럽 노선인 인천-자그레브 노선에해 “노선 차별화를 통한 사업 확장과 매출 증대 등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활동”이라고 밝혔으며 생각보다 비싼 운임요금에 대해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다양하게 구성했으며 특가 운임 등 이벤트 운임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긴 환승 시간이 소요되는 외항사 항공권 대비 인천행 직항 노선을 운영하는 것이 고객들에게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경기·소비침체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며 단거리 노선 항공 수요가 회복세에 들어서면서 LCC들의 가격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이는 소비자 관심을 끌어모으는 원동력으로 해외여행 수요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LCC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총 51.26%로 대형 항공사(FSC) 48.74%를 넘어섰다.

LCC '1조 클럽' 멤버도 3곳으로 늘었다. 지난 6일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45.4% 증가한 1조72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2022년 1775억 원 적자에서 지난해 1698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진에어는 지난해 매출액 1조2772억 원, 영업이익 1816억 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에프엔가이드는 티웨이항공이 지난해 매출액 1조3199억 원, 영업이익 1539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잦은 운항 탓에 안전 우려 상황이나 잦은 지연 등의 부작용도 발생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최근 국내 LCC 대표들과 긴급 간담회를 개최하고 잇따라 발생한 안전 우려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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