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민주당 입당 10일만에 5자 경선서 압도적 득표율 
'강제퇴장' 강성희와 맞대결 성사···야권 단일화 없다 
'지역주의 타파' 與 정운천도 가세, 3파전 구도 형성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뉴시스]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전북 전주을에서 반윤(반윤석열) 대표주자 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전주을에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공천을 확정하면서다. 검찰 내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검사로 불리는 이 전 지검장과 전주을의 현역인 '강제 퇴장'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대표적인 반윤 인사로 꼽힌다. 나아가 전주을은 일찌감치 야권 단일화 지역에서 배제된 가운데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도 출마하는 만큼 여·야의 선명한 3파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4일 전략 선거구인 전주을의 공천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경선 결과 이 연구위원은 현역 비례대표인 양경숙 민주당 의원·고종윤 변호사·이덕춘 변호사·최형재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과의 5자 경선에서 승리했다. 1차 경선은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결선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이 연구위원은 5자 경선에도 불구하고 과반을 득표해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달 23일 민주당의 25호 인재로 영입된 이 연구위원은 입당 10일 만에 당내 경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셈이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검찰 내 대표적인 반윤 인사로 꼽히는 이 연구위원의 인지도가 승리 요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검찰의 황태자로 불린 이 연구위원은 지난 정부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서울중앙지검장·서울고검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으나, 윤석열 정부에선 한직인 법무연수원으로 좌천됐다. 

나아가 이 연구위원은 재직 중인 지난해 9월경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윤석열 사단은 전두환의 하나회"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최근 하나회 발언 등의 이유로 이 연구위원에게 최고수준 징계인 해임 처분을 내렸다. 이렇다 보니 정권심판론을 강조하는 민주당의 텃밭인 전북 민심도 이 연구위원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전주 지역 정가에서는 이 연구위원에 대한 반발이 표출되기도 했다. 이 연구위원이 공식적인 출마 선언을 하기 전부터 전주을에서는 그의 전략공천설이 나온 바 있다. 당시 전주을 지역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전주을에 낙하산은 없다"는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아울러 전주을 예비후보들은 광주 지역 예비후보들과 함께 민주당이 고검장 출신 정치 신인에 대한 가산점 20% 적용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경 장·차관급 이상의 정무직 공직자 출신의 정치 신인은 10%의 가산점만 부여하기로 의결했으나, 차관급 정무직과 비슷한 예우를 받는 고검장급 정치 신인들은 20%의 가산점을 받는 것은 특혜라는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의 압승은 그의 반윤 주자로서의 인지도와 함께 정치 신인 가산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연구위원은 본선에서 강성희 진보당 의원,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을 상대로 3파전을 펼칠 예정이다. 최근 민주당과 진보당은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와 비례대표에서 연대를 추진 중이지만 지역구 후보 단일화 지역에서 호남은 예외로 한다는 원칙이다. 

이렇다 보니 야권의 대표적인 반윤 인사인 이 연구위원과 강 의원의 맞대결에 귀추가 주목된다. 강 의원은 지난 1월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행사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이 불행해진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대통령실 경호원들은 강 의원의 입을 막은 채 행사장 밖으로 끌고 나가 논란이 불거졌다.

아울러 정 의원은 보수정당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호남에서 경쟁력을 갖춘 후보로 꼽힌다. 정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서 전주을에서 당선된 바 있다. 이에 정 의원은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와 함께 호남에서 당선된 유이한 보수정당 후보로서 지역주의 타파의 아이콘으로 불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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