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3월 둘째주 현재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공천 결과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 91명 가운데 올해 들어 불출마나 경선 포기를 선언한 의원은 김웅·홍문표 의원 등 7명이다. 컷오프는 김영선·이채익 의원 등 7, 경선 탈락은 김병욱·이주환 의원 등 6명을 포함 총 20명이었다. 민주당의 경우 인재근·홍성국 의원 등 불출마 선언 6, 기동민·노웅래 의원 등 컷오프 8, 유기홍·조오섭 의원 등 경선 탈락 8, 김영주·설훈 의원 등 공천 전후 반발 탈당 6(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포함)을 포함해 28(18.5%)이 물갈이됐다.

주목할 점은 여야 텃밭으로 여겨지는 영호남과 수도권 등에서 현역의원들이 잇따라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의 4~6차 경선 지역 개표 결과에서 '비명계' 현역 의원들이 대거 탈락했다. 20개 지역구에서 8명의 비명계 현역 의원들이 떨어졌다. 정치신인에 맞서 현역 의원들이 경선에서 떨어지는 이유는 지역구 관리를 정말 못했거나 하위 20%에 포함될 경우다.

그렇지만 하위20%에 포함되지 않은 현역의원들조차 경선 탈락은 그동안 경선에서 현역불패 신화를 깨뜨렸다. 그 이유는 줄서기 정치의 폐해로 보여진다. 여야는 현역 공천관련 찐명.찐윤은 단수공천으로 살려줬다. 경선을 해도 현역 프리미엄에 여야 주류세력이 밀고 있다는 점에서 당원과 국민 비율을 어떻게 조정하건 승리가 명약관화하다.

반면 비주류에 있는 현역 의원들의 처지는 현역 프리미엄 혜택이 무용지물이 됐다. 그 이유는 그동안 당원배가운동으로 강성 당원들이 양당에 대거 유입되면서 중앙당의 입김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보이지 않는 중앙당 오더가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치면서 현역의 입지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의혹어린 시선을 받고 있다.

한편 여당 출마자들의 불출마가 야당보다 많은 것은 역시 보이지 않는 압박과 자리가 한몫했다는 후문도 나온다. 특히 여당 현역의 경우 더 그렇다. 그래서 야당보다 더 불출마내지 자진 사퇴를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 숫자만 18명에 이른다. 경선과정에서 탈락했거나 컷오프된 의원들도 17명이나 된다. 반면 찐윤으로 여겨지는 현역 의원들은 다수가 살아남았다. 대표적인 현역이 권성동, 김기현, 윤재옥, 이철규 의원 등이다.

야당 역시 마찬가지다. 176곳의 후보를 확정한 민주당은 최근까지 현역 의원 62명을 단수공천했는데, 이 중 40명이 친명계인 것으로 나타났다.이 대표가 인천 계양을에 단수공천을 받았고, 최고위원 중에선 서영교.박찬대.장경태.정청래 의원이 각각 현 지역구에 경선 없이 공천장을 받았다. 이 대표의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 공천업무를 총괄한 조정식 사무총장,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 김윤덕 조직사무부총장,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 등도 모두 단수공천을 받았다.

결국 여야 모두 현역 프리미엄을 누린 인사들은 당내 주류이거나 줄을 일찍 선 인사들이 다수다. 한국정치의 폐해가 아닐 수 없다. 이렇다보니 지역 유권자의 민심을 거스르는 공천을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3김 시대를 넘어 박근혜, 이명박, 문재인, 윤석열 정권등 여야가 정권교체를 했지만 오히려 정치는 후퇴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리사회에서 줄서는 문화는 대중에게 편리와 공정성을 상징한다. 그런데 유독 여의도 정치만 불편함과 불공정을 주고 있으니 개탄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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