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혜수 기자] 4·10 22대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존 정당에 더해 비례 위성정당, 3지대 신당 등까지 정당이 우후죽순 난립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선거에서 최장 투표용지 기록 경신이 예상된다. 정당 난립으로 당명이 헷갈릴 정도다. 선거 당일 결정한 표심을 투표용지에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유권자들의 혼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뉴시스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뉴시스

정당난립 상황국민의힘민주당비례 위성정당까지 띄워
- 개혁신당새로운미래조국혁신당소나무당 등 최장 투표용지탄생하나

22대 총선이 한 달여 남은 가운데 정치권은 정당 난립의 시대를 맞았다. 여당인 국민의힘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더해 두 정당에서 탈당한 세력이 만든 제3지대 신당이 창당된 상태다. 또 원내 소수정당과 원외 정당들까지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 유지에 따라 비례 위성정당까지 창당하고 나섰다.

유권자들은 과연 우후죽순 난립하고 있는 정당의 이름을 혼동하지 않고 투표 용지에 실수 없는 선택 도장을 찍을 수 있을까.

국힘 국민의미래’-민주 더불어민주연합’, ‘위성정당띄워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이번 22대 총선에서도 위성정당을 띄웠다. 21대 총선에서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이번 총선에서도 적용된다.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 창당에 나선 것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에서는 비례대표 선거를 겨냥한 정당을 별도로 만들어야 더 많은 수의 비례대표 당선자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지난 131일 위성정당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고 지난달 23일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창당 대회를 개최했다. 지난 총선 때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비례 위성정당으로 미래한국당을 창당한 바 있다.

국민의미래지도부에는 국민의힘 사무처 출신 실무진이 투입됐다. 당 대표는 조혜정 정책국장, 사무총장은 정우창 정책국 부장이 맡았다.

국민의미래는 9일까지 접수된 공천 신청자에 대한 평가를 거쳐 총선 후보자 등록 기간인 2122일 이전까지 비례대표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공모 이틀 차인 7일까지 200명 안팎이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비례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뉴시스
민주당 비례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뉴시스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론에 동의하는 진보진영 정치 세력과 손잡고 범야권 통합형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띄웠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는 원외 정치 세력과 함께 비례 위성정당으로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지난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창당했다. 창당대회에서는 낙천한 민주당 윤영덕 의원과 민주당 총선 영입 인재인 백승아 전 교사가 공동 대표로 선출됐다.

비례대표 후보는 총 30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기본소득당, 열린민주당, 사회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 등 군소정당들의 선거연합 정당인 새진보연합과 진보당은 각각 3, 시민사회 대표 격인 연합정치시민회의는 4명의 국민 추천후보를 내기로 했다. 민주당은 20명의 후보를 배치하기로 했다.

개혁신당’ ‘새로운미래조국혁신당’ ‘소나무당난립

거대 양당의 비례 위성정당에 더해 양당에서 이탈한 정치세력이 만든 제3지대 신당도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 출신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 역시 민주당 당대표 출신인 이낙연 공동대표 주축의 새로운미래가 제3지대에서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두 세력은 거대 양당 정치를 타파하겠다면서 한 지붕 아래 모였었지만 통합 선언 11일 만에 결별을 선언하고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개혁신당. 뉴시스
개혁신당. 뉴시스

개혁신당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영입해 총선 공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쌍끌이 비판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조응천 최고위원은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만남과 국민의힘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유영하 변호사를 대구 달서갑에 단수 공천한 것을 언급한 뒤 민주당은 그 조국의 강으로 아예 풍덩 빠져버렸다. (국민의힘은) 탄핵의 강 속으로 다시 잠수했다고 공격을 가했다.

새로운미래는 민주당 공천 탈락자들을 모아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공천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한 친문계 핵심 홍영표 의원, 이낙연계로 꼽혔던 설훈 의원과 새로운미래는 지난 7민주연대결성을 공식화하며 표심 공략에 나섰다.

이와 함께 진보진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 출신인 조국 대표가 이끄는 조국혁신당도 반윤석열깃발을 들고 판 흔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8일 민주당을 탈당해 조국혁신당에 입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조국혁신당. 뉴시스
조국혁신당. 뉴시스

조국혁신당은 전날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법무부로부터 찍어내기 감찰을 당하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은 인물인 박은정 전 검사를 총선 인재로 영입하기도 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도 옥중에서 창당에 나섰다. 신당의 이름은 소나무당이다. 이 정당은 남산 위의 소나무처럼 바람서리 몰아쳐도 굴복하지 않고 검찰 독재의 국정농단에 맞서 싸우겠다는 것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소나무당은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창당대회를 열었다.

녹색정의당’, ‘자유통일당’ ‘우리공화당등까지 혼돈

이와 함께 진보당은 일부 지역에서 지역구 의원 당선을 시도하고 있다. 민주당과 진보당은 범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 창당을 합의하면서 울산 북구 지역구 후보를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진보진영에서는 정의당과 녹색당이 총선을 앞두고 선거연합정당인 녹색정의당을 결성했다.

보수진영에서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초대 대표를 지낸 자유통일당도 존재한다. 자유통일당에는 국민의힘을 탈당했던 무소속 황보승희 의원이 입당을 선언했다. 또 국민의힘 조원진 대표가 이끄는 우리공화당도 보수층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4일 기준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은 53개다. 또 신고·접수된 창당준비위원회도 14개나 된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 기존 기록을 경신하면서 역대 최장의 투표용지가 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자를 추천하면서 48.1cm라는 최장 투표용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녹색정의당. 뉴시스
녹색정의당. 뉴시스

국회입법조사처는 8‘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용지 구성의 쟁점주제의 연구 보고서를 통해 “22대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은 비례대표 투표용지 상위 순번 확보를 위해 의원 확보·파견 등에 나설 전망이라며 이번 비례대표선거 투표용지는 역대 최장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하지만 이를 준연동형의 효과라고 단정하긴 어렵다정당법·공직선거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정당 등록 및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의 문턱이 낮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려면서 향후 선거제도 개편은 투표용지 구성 및 기호순번 배정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선거 참여 정당 수가 늘어나는 환경에 대응하여 유권자의 선호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투표용지 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당이 우후죽순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유권자들의 표심 향배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7%, 민주당 31%로 집계됐다. 조국신당(조국혁신당) 지지율은 6%, 개혁신당은 3%, 녹색정의당·새로운미래·진보당 각각 1%였다. 무당층은 19%였다.

비례대표 정당투표 의향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비례정당’ 37%, ‘민주당 중심 비례연합정당25%를 각각 기록했다. 조국신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15%, 개혁신당 5%, 녹색정의당·새로운미래 각각 2%, 그외 정당 1%, 부동층 13%였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며, 응답률은 14.4%.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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