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변호사 “누가봐도 정상적이지 않은 공천 관리”

김소연 변호사는 국민의힘 대전중구 채원기 변호사와 관련해 공관위원장의 사천이라고 비판했다.[사진 = 육심무 기자]
김소연 변호사는 국민의힘 대전중구 채원기 변호사와 관련해 공관위원장의 사천이라고 비판했다.[사진 = 육심무 기자]

[일요서울 ㅣ 대전 육심무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대전 중구지역을 ‘보류’지역으로 선정한 뒤, 후보자를 추가 공모했다. 국민의힘에서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을 지내고, 이번 총선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서구을에 출사표를 냈었던 김소연 변호사는 중구지역에 대한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대전을 무시하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추가 경선 후보로 나선 인물이 정영환 공관위원장과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지자 ‘공정과 상식’이 작동하지 않은 ‘사천(私薦)’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2018년 더불어민주당에서 박범계 의원이 영입해 대전시의원을 지냈었지만, 박 의원의 측근 2명이 후보이던 김 변호사에게 1억 원을 요구했고, 이를 폭로했다. 박 의원 측근 2명은 구속됐고,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김 변호사를 제명했는데, “특별당비는 당내 비밀임에도 외부에 유포했다”는 게 이유였다. 김 변호사는 바른미래당 시절부터 미래통합당, 국민의힘에 이르기까지 유승민과 이준석으로 대표되는 ‘새로운보수당’세력을 ‘분탕’으로 정의하고 맞서왔고, 결국 김 변호사 말대로 이준석은 ‘분탕’을 치고 탈당했다. 그는 대전 중구 문제의 공천 결정을 두고 “누가봐도 정상적이지 않은 공천 관리”라고 꼬집었다.

- 지난 4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과 채원기 변호사 간의혹을 제기하며, 지역민을 무시한다고 했다.

▲ 모든 국민은 출마의 자유가 있다. 채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그가 어디에 나가더라도 그건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 지난 문재인 정권과 21대 총선 이후 대한민국과 대전은 발전은 고사하고 후퇴하던 그 한가운데에서, 민주당 지자체의 비리를 밝히고 헌신한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런 엄혹했던 시기에 무슨 일을 했는지도 불분명한 사람이 갑자기 영입 인재라며 중구에 내리꽂듯이 나타났다.

김소연 변호사는 국힘 공관위의 대전 중구 국회의원 후보 경선에 대해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사진 = 육심무 기자]
김소연 변호사는 국힘 공관위의 대전 중구 국회의원 후보 경선에 대해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사진 = 육심무 기자]

-채 후보를 내리꽂았다는 건 무슨 뜻인가.

▲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달 22일 대전 중구 후보자를 추가 공모하는 공고를 냈었다. 공고의 접수기간은 다음 날인 23일 단 하루였다. 공천신청을 하려면 준비해야 되는 서류가 굉장히 많다. 그중에서도 후보자의 범죄·수사경력회보서는 경찰서에 신청하면 후 며칠이 걸린다. 누군가는 공고가 나올 것을 미리 알았고, 이 지역으로 도전하라는 제안을 했었다는 얘기다. 공천신청 서류를 미리 준비해놨다가 하루만에 접수를 했다는 거다. 무려 이런 사람이 2명이 더 있다 한다. 사전에 정보를 미리 알았다면 그게 공정이고 상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전 중구지역에 공천신청을 하려고 했다면 후보자 접수 기간을 활용했으면 됐을 일이다.

- 정영환 공관위원장의 사천 의혹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인가.

▲ 정영환 위원장은 고려대 법대 출신의 자대 교수다. 채 변호사는 학교 후배이자 제자라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두 사람의 프로필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기가 막힌 대목이 나온다. 두 사람이 같은 법무법인 소속이다. 해당 법무법인은 변호사만 수백명 있는 대형 로펌도 아니다. 소속변호사가 몇 명인지 확인도 안 되고 홈페이지도 없는 소형 로펌이자 정 위원장이 설립한 로펌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들이 이런 부분을 어떻게 이해하겠나. 정 위원장과 채 변호사가 사제 간인 건 어쩔 수 없는 일일 수도 있다. 제자가 한두 명도 아니고, 고려대 법대 동문은 많다. 그런데 같은 법무법인 소속이라는 점은 문제가 있다. 더군다나 추가 접수 공고를 띄운 지 하루 만에 며칠씩 걸리는 서류를 준비했다가 공천신청을 했다. 어떤 국민이 ‘아! 시스템 공천이구나’라고 하겠나. 옥에 티다.

- 채 변호사는 지역 출신이라고 한다.

▲ 지역 출신이라는 건 명분이 되지 못한다. 지난 엄혹했던 문재인 정권에서 본인이 무엇을 했었는지, 지역에 어떠한 기여를 했는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얼마나 당을 위해 헌신했는지도 중요하다. 아무리 영입 인재라고 해도 누구나 공감할만한 사회적으로 큰 기여를 했나. 행정소송 안 해본 변호사가 어디 있나. 230여개 전국의 지자체는 자문변호사가 다 있다. 그들은 전부 인재인가. 하다못해 대전 중구청의 자문변호사라거나 대전시청의 자문변호사로 활동이라도 했다면 납득할 수 있다. 중구지역 사람들은 채원기 변호사를 알지도 못하고, 어떠한 일을 해서 사회적으로 큰 기여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도 없다. 심지어 대전은 원주민보다 유입된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본인의 부모들도 외부에서 온 사람이다. 대전 중구 출신이라는 게 무슨 명분이 있나. 대전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지역민들은 보류 결정부터 후보자 추가 공모라는 부분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지역 언론인들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소연 변호사 [사진 = 육심무 기자]
김소연 변호사 [사진 = 육심무 기자]

- 채 변호사는 본인이 경선을 요구했다고 밝히지 않았나.

▲ 그 부분이 중요하다. 누구에게 경선을 요청했다는 거냐. 스승이고 같은 로펌 소속인 공관위원장에게 요구를 했더니 들어줬다는 것이냐. 이런 가벼운 발언들 때문에 시스템 공천에 스크래치가 생기는 거다. 제가 기자회견을 한 직후 채 변호사가 출마기자회견을 했다. 그 자리에서 분명히 본인은 경선을 요구했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그 뒤에 “반발이 이렇게 심할지는 몰랐다. 인재 영입될 때만 하더라도 꽃길을 깔아주는 줄 알았는데 너무 가시밭길이다. 중앙당에 원망도 있다. 험지에 몰아넣었다”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스스로 전략공천을 걷어찼다는 게 앞뒤가 맞나. 국민께서 앞뒤가 맞지 않는 이 발언들을 다 보고 계신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나

▲ 공정성이다. 이번 우리 당의 시스템 공천은 그 어느 때보다도 ‘공정성’에 주안점을 뒀다. 그런데 막판으로 갈수록 위성정당 비례대표로 누가 거론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나머지들은 공천신청이나 하면서 심사비만 수백만 원씩 내는 들러리로 세운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대전 중구를 비롯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지역은 단순히 후보자 개인의 불만 때문이 아니다. 그들도 많은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받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몇 개월 간 찬바람을 맞으면서 길거리를 헤맸는데 경선 한 번 치러보지 못하고 컷오프 됐다. 그리고 대전 중구도 마찬가지다. 공정한 사다리를 이어주는 건 ‘가점’이다. 굳이 국민이 봐도 수상하고 의아한 결정을 무리하게 하는 것은 선거에 도움되지 않는다. 금강벨트는 위험한 지역이다. 절대 녹록지 않다. 공정하지 않은 걸 공정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게 공정이 아니다. 특혜가 없고, 들러리가 없는 게 공정이다. 우리 윤석열 정부는 바로 그 ‘특혜’의 상징인 ‘조국’과 그 자녀 입시비리에 국민적 분노가 컸기 때문에 탄행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처럼 국민을 속이는 정당이 아니다. 국민의 곁에서 국민의 민생을 누구보다 앞서 챙겨왔다. 이제부터라도 지역민심을 제대로 반영한 결과를 내놓으면 된다. 내가 민족사관고등학교 졸업 앨범에 썼던 말이 있다. 성공은 결과지 목표가 아니다. 선거도 마찬가지다. 이기는 선거라는 목표가 아니라 결과로서 이긴 선거가 되도록 국민과 함께 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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