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그룹 이끌 적임자" vs "현실은 험난한 난제 수두룩”

대구은행 본점 전경 [제공 : DGB대구은행]
대구은행 본점 전경 [제공 : DGB대구은행]

[일요서울 l 이지훈 기자] 황병우 대구은행장이 DGB금융그룹 회장직에 내정됐다.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추천·통과하면 회장 선임이 확정된다. 하지만 현재 황 행장이 당면한 과제들이 산적하다. 업계는 황 행장이 직면한 난제 등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이목이 쏠린다. 

-  타 시중은행 경쟁 속 대구은행 차별화된 경쟁력 가질 수 있을지 주목

지난 2월14일 DGB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황 행장과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 등 3명으로 최종 후보군으로 좁혔다. 이후 CEO(최고경영자) 급 외부 전문가 1대1 멘토링, 사업 계획·비전 발표 평가를 진행한 후 끝내 2월26일 차기 회장 후보로 황 행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된 황 행장을 "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뛰어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실현할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으며, 우수한 경영관리 능력을 겸비했을 뿐만 아니라 시중 지주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DGB금융그룹의 새로운 미래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그룹 내 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고 능력도 인정받은 황 행장이지만 회장 자리에 최종적으로 오른 뒤 해결해야 할 현실은 녹록지만은 않다.

현재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큰 과제를 앞두고 있다. DGB금융그룹 입장에서도 시중은행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만 앞으로 그룹이 나아갈 미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에 물음표를 던지는 시각 또한 존재한다.

DGB금융그룹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2022년도 대비 6.2% 감소한 3639억 원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연간 순이익을 살펴보면 ▲하나은행 3조4766억 원 ▲KB국민은행 3조2615억 원 ▲신한은행 3조677억 원 ▲우리은행 2조5159억 원 ▲NH농협은행 1조7805억 원을 기록했다. 이 수치를 비교해 볼 때 국내 5대 시중은행과 꽤 많은 몸집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타 시중은행들과의 경쟁에서 대구은행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실적 개선·내부 통제 강화... 올해는 변화하나

시중은행 전환 문제 다음으로 황 행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개선과 ‘내부 통제 강화’다. DGB금융 비은행 계열사의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은 전년도 대비 7.4% 감소한 132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주요 비은행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과 캐피탈 부문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충당금 적립 부담이 뒤따르는 상황이다.

현재 대구은행뿐만 아니라 금융권 내부 통제 시스템 부실 문제는 꾸준히 지적받고 있다. 지난해 대구은행은 직원들이 고객 계좌 불법 개설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금감원의 조사를 받는 것이 알려지면서 시중은행 전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 또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금감원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과 관련해 대구은행 내부 통제시스템 부실에 대해 크게 문제 삼지는 않았지만, 내부 통제시스템을 강화해 타 시중은행보다 고객들이 신뢰할 수 있는 내부 통제가 이뤄져야지만 타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틀림없다.

DGB금융그룹 관계자는 대구은행 직원들이 고객 계좌 불법 개설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인가신청서를 지난달 7일 당국에 제출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부통제 시스템 분실 문제에 대해 “금감원에서 은행권과 함께 마련한 '국내은행 내부통제 혁신 방안'을 올 상반기까지 이행할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주요 사고사례 케이스별 대응체계를 확고히 구축해 유사 사례의 재발을 미연에 방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화된 인증 시스템' 통해 금융사고 예방

DGB금융그룹은 내부 통제시스템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책무구조도 등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 내용을 조기 시행할 예정이고, AI OCR 확대 적용 및 검사 정보시스템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더불어 '개인화된 인증 시스템'을 지난 1월에 도입해 더욱더 견고한 금융사고 예방 시스템을 구축했다. ‘은행 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에서 제시된 30개 핵심 원칙을 24년도 상반기까지 적극 적용해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해진다.

지난 2월 7일 대구은행이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함과 동시에 사명을 ‘IM 뱅크’로 변경하면서 큰 변화의 흐름 속에 나아가고 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뒤 비전으로 ‘전국의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를 제시했다. 뉴 하이브리드 뱅크는 디지털 접근성과 비용 효율성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과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 등 지역은행 장점을 갖춘 새 은행 모습을 뜻한다.

대구은행은 인가를 신청하며 기업과 개인, 핀테크업체, 지역사회를 향한 8대 약속을 함께 제시했다. 8대 약속에는 ▲관계형금융 확대 ▲전국 점포망 구축 ▲디지털 통한 금리경쟁력 있는 상품 공급 ▲중저신용자 대상 포용금융 확대 ▲핀테크와 동반 성장 ▲핀테크 초기기업 육성 및 혁신 기업 투자 ▲지역별 맞춤형 금융 ▲대구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으로써 역할 수행 등이 담겼다.

황 행장은 “빠르게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기존 대형 시중은행과 달리 전국 중소기업과 중저신용자를 포용하고 지역과 동반 성장하는 새로운 시중은행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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