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등 기준금리 높게 유지해야 할 요소 ‘잔재’... 신중한 입장 고수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20일(현지시각)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20일(현지시각)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지훈 기자] 미국 현지 시각으로 20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는 올해 두 번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0%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9월 동결 발표 이후 5회 연속으로 동결을 결정했다. 현재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이는 최대 2%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동결로 낙관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한편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팽팽하고 대립하고 있다. 

-연준, 5회 연속 5.25%~5.50%로 기준금리 동결 발표
-"물가가 지금 굉장히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오고 있는 상황"

이번 연준이 미국 상승률과 각종 지표를 고려해 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은 금리인하에 대해 아직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보여 한국은행 또한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발표와 함께 이날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은 금리동결을 발표함과 더불어 올해 연말 기준 금리를 작년 12월에 예상한 수치와 같은 4.6%로 예상하며 올해 안에 작년 말 FOMC 발표와 마찬가지로 올해 안에 0.25%P씩 3차례, 총 0.75%P 정도의 금리 인하를 암시했다.

한편 2025년과 2026년 금리 전망치를 각각 3.9%, 3.1%로 예상했다. 기존의 3.6%, 2.9%에서 상향된 수치임을 알 수 있다. 상향된 수치에 대해 올해 금리인하 속도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되지만, 내년과 내후년에는 인하 속도를 늦추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가 정점 수준이라고 밝히며, 올해 어느 시점부터 정책 전환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금일 FOMC 결과를 완화적인 것으로 평가하며 주가가 상승하고, 금리와 달러인덱스는 하락하는 영향을 끼쳤다.

현재 미국 물가 상승률이 아직 예상치를 웃돌고 있는 수준이기에 물가 안정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시장 내에서 힘을 받는 상황이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PPI(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6%, 전년 대비 1.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시장 전망치에 비해 0.3%, 1.1%를 상회한 수준이다. PPI(Producer Price Index)는 생산자물가지수로 불리며, 기업 간의 대량거래에서 형성되는 모든 상품의 가격변동을 측정하기 위해 작성되는 것이다.

지난 2월 22일 기준금리 동결이 결정된 직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가 지금 굉장히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부분 금통위원은 아직 금리인하 논의를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그는 "2월 경제전망에 기반해 보면 상반기 중 금리인하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하반기 금리인하 여부는 오는 5월 발표될 경제전망에 기반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시작에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대화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시작에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대화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21일 오전 7시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계기관 합동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해 연준의 금리동결 결정에 따른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점점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금일 새벽에 열린 회의 참석자들은 제2금융권, 부동산 PF 등의 잠재 리스크에 대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경우, 그간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연체율이 다소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 평균을 하회하는 수준이고, 자본 비율도 규제 비율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등 양호한 손실 흡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PF의 경우에도 대출 연체율이 다소 상승하고 있으나, 정상 사업장은 적시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사업성이 부족한 곳은 재구조화를 유도하는 등 연착륙이 진행되고 있으며, 금융권 자체적으로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타 분야로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PF 대출 보증 규모를 확충하고,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 펀드의 지원 대상을 확대해 현장의 자금 애로를 완화하는 한편, 사업성 평가 기준 개편과 대주단 협약 개정 등을 통해 시장 자율적인 재구조화가 촉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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