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혜수 기자] 4‧10 총선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여야는 수도권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대 격전지인 서울과 인천‧경기는 전체 승패를 좌우할 핵심 키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수도권 위기론이 팽배했던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 후 일부 지지율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해볼만 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각종 악재가 터지며 다시 ‘수도권 위기론’이 고개를 들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 서울은 ‘국힘’-인천‧경기 ‘민주’ 다소 우위…서울 민심 최근 ‘출렁’
- 조국혁신당도 국민의힘 위협…與 꺼내든 카드는 ‘읍소’ ‘대한민국 위기론’

지난해 서울 강성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수도권 위기론이 팽배했던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구원투수로 참전한 이후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상승하자 다시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총선 공천 과정에서 비명계 인사들이 대거 공천에서 배제되며 극심한 내홍을 겪은 것도 민심 향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황상무 대통령실 전 시민사회수석의 ‘기자 회칼 테러’ ‘5‧18 배후설’ 관련 발언 논란과 국방부 장관 재직 시절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대상에 오른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호주로 출국하면서 불거진 ‘호주런’ 논란 등 악재가 터지면서 여당에서는 다시 수도권 위기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대체적으로 서울에서는 국민의힘이, 인천‧경기에서는 민주당이 다소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하는 등 이상 신호도 감지됐다.

특히 일부 총선 비례정당 투표 의향 조사에서는 수도권에서 국민의힘이 ‘반윤석열’ ‘반검찰 독재’ 기치를 내건 조국혁신당에 뒤지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서울과 인천‧경기에서 여야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 정당이 일방 독주를 하는 여론조사 결과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민심 요동치는 서울, 현안별로 여야 ‘희비교차’

한국갤럽 조사에서 서울 지역 민심은 크게 출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이 지난 19∼21일 진행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서울 지역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39%, 민주당이 26%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3월 1주차(5∼7일) 조사에서는 서울에서 45%를 기록한 뒤 2주차(12∼14일) 조사에서 30%로 하락했다. 하지만 이번 3주차 조사에서 다시 9%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도는 3월 1주차 24%에서 2주차 32%로 상승했지만 3주차 조사에서 6%포인트 떨어져 26%를 기록했다.

서울이 이처럼 출렁인 반면 인천‧경기에서 두 당의 지지도는 최근 3주 동안 소폭 등락은 있었으나 큰 변화는 없었다. 갤럽 3월 3주차 조사에서 인천‧경기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7%, 국민의힘 30%였다.

민주당은 인천‧경기에서 3월 1주차 조사에서는 37%였고 2주차 조사에서는 38%로 1%포인트 상승했지만 이번 3주차 조사에서는 다시 37%로 돌아왔다. 국민의힘은 인천‧경기에서 3월 1주차 조사에서는 30%를 기록했다가 2주차 조사에서는 32%로 2%포인트 상승했으나 3주차 조사에서는 다시 30%로 하락했다.

이 밖에 갤럽 3월 3주차 조사에서 서울에서 조국혁신당은 8%, 개혁신당 3%, 녹색정의당‧새로운미래 각각 1%였다. 인천‧경기에서는 조국혁신당 7%, 개혁신당 3%, 녹색정의당‧새로운미래 각각 1%로 나타났다.

인천‧경기 민주당 우위…민주 38.2%, 국힘 33.2%

전국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근소한 우위를 보였으나 서울에서는 두 정당 지지율이 차이가 없고 경기‧인천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데일리안‧여론조사공정㈜이 지난 18~19일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전체 응답자 가운데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6.5%, 민주당 32.9%였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32.8%로 동률을 기록했고, 경기‧인천에서는 민주당 38.2%, 국민의힘 33.2%였다.

같은 조사에서 서울에서 조국혁신당은 14.1%, 개혁신당 4.7%, 새로운미래 1.5%, 녹색정의당 1.1% 순이었다. 경기‧인천에서는 조국혁신당 12.9%, 개혁신당 5.1%, 녹색정의당‧새로운미래 각각 1.5%였다.

4‧10 총선 지역구 투표 의향을 묻는 조사에서도 서울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팽팽했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가 지난 16~17일 실시한 지역구 투표 의향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 서울에서 국민의힘 41.7%, 민주당 40.8%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반면 경기‧인천에서는 민주당(48.7%)이 국민의힘(36.0%)보다 우위를 보였다.

이 밖에 서울에서 개혁신당은 4.2%, 새로운미래 3.1%, 녹색정의당 1.4%였고, 경기‧인천에서는 개혁신당 4.9%, 새로운미래 2.6%, 녹색정의당 1.8%였다.

비례정당 투표의향 ‘반윤석열’ 조국혁신당, 국민의미래 위협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의 서울지역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조국혁신당의 상승세로 진보 진영 표심이 분산되면서 선두에 위치했다.

서울지역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 조사 결과, 국민의미래를 찍겠다는 응답은 33.6%였다. 이어 조국혁신당이 27.3%였고, 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은 16.9%였다. 또 새로운미래는 5.4%, 개혁신당은 4.2%, 녹색정의당 1.6%였다.

경기‧인천 비례정당 투표 의향 조사에서는 조국혁신당을 뽑겠다는 응답(32.6%)이 국민의미래 (27.2%)를 찍겠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뒤이어 더불어민주연합은 18.8%, 개혁신당 7.1%, 새로운미래 4.0%, 녹색정의당 2.5%였다.

일부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서울과 경기‧인천 모두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비해 우위를 보이는 결과도 있었다.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이 지난 14일에서 15일까지 실지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 서울에서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9.0% 국민의힘 31.0%였다. 경기‧인천에서는 민주당 44.7%, 국민의힘 36.7%였다.

이 밖에 서울에서 개혁신당 7.2%, 새로운미래 5.9%, 녹색정의당 2.9%였고, 경기‧인천은 개혁신당 4.4%, 녹색정의당‧새로운미래 각각 1.6% 등이었다.

같은 조사의 ‘총선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 조사 결과에서는 서울에서 조국혁신당 26.2%, 국민의미래 24.2%, 더불어민주연합 14.7%, 새로운미래 8.3%, 개혁신당 7.9%, 자유통일당 4.9%, 녹색정의당 3.3% 등의 순이었다.

경기‧인천에서는 국민의미래 30.7%, 조국혁신당 29.7%, 더불어민주연합 17.3%, 개혁신당 5.4%, 녹색정의당 3.9%, 자유통일당 3.5%, 새로운미래 2.9% 등의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수도권 민심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 안정적인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흔들거리자 국민의힘에서는 위기감이 형성되면서 초조한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막판 판세 전환 카드로 ‘읍소 전략’과 ‘대한민국 위기론’을 꺼내 들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0일 경기 안양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고 “수도권 민심에 더 민감하고 책임감 있게 반응해야 한다”며 “손끝에 느껴지는 작은 온도까지도 무겁고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그때그때 기민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우리는 수도권, 경기도에 절실하다”면서 “수도권의 선택을 받지 않고선 선거 승리란 있을 수 없다. 저희가 승리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정말 암울한 시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는 통진당(통합진보당) 후진 세력의 국회 진입로를 열어주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출생지”라며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중추이자 생활의 터전인 경기도를 반(反)국가세력과 야합하는 이재명의 민주당에 결코 내줘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