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2004년 최고용병이 될 것’ 2004년 프로야구는 절대강자가 없어 우승을 향한 경쟁이 어느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FA 선수들의 이동, 구단간 트레이드 등으로 전력의 평준화가 많이 이루어진 것. 이에 승부를 가를 변수로 벌써부터 용병들의 활약이 떠오르고 있다. 새롭게 한국무대를 찾은 용병들과 다시 컴백하는 용병들의 면면을 짚어봤다. 2004 시즌 우승을 노리는 각 팀들의 전력보강 작업이 한창이다. 정수근(두산→롯데), 진필중(기아→엘지), 마해영(삼성→기아) 등 FA 선수들의 팀 이적과 송지만(한화→현대), 심재학(두산→기아) 등 대형선수들의 트레이드가 이어졌고 여전히 크고 작은 트레이드가 진행중이다. 각 구단들의 이같은 전력보강으로 올 시즌 프로야구 판도는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어느 시즌보다 전력이 평준화돼 우승 판도를 점치기 힘들어진 것. 이에 용병들의 활약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 팀들이 굵직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몰두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출신들 대거 몰려온다

현재까지 국내 구단과 계약한 외국용병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엘지가 최근 계약한 메이저리그 출신의 강타자 알 마틴(36)이다.올 시즌 방망이 때문에 시련을 겪어 현역 메이저리그 선수를 영입한 것. 박찬호와도 맞대결한 적이 많아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알 마틴은 올시즌 탬파베이 소속으로 100경기에 나서 타율 2할5푼2리에 60안타 3홈런 26타점을 기록한 왼손 외야수로 계약금 10만달러, 연봉 10만달러에 계약했다. 지난 92년 피츠버그에서 빅리그 무대를 밟은 마틴은 시애틀과 샌디에이고를 거쳐 올시즌 탬파베이까지 11시즌을 뛰는 동안 메이저리그 통산 1,23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6리 132홈런 1,172안타 173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마틴은 6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95∼2000년), 타율 3할과 38도루(96년), 개인 역대 최다인 24홈런과 20-20클럽에 가입(99년), 5년 연속 20도루 이상(95∼99년) 등을 기록한 호타준족으로 평가받고 있다. 외야 수비도 수준급이다. 엘지는 마틴을 4번타자로 쓸 계획이다. 엘지는 마틴과 함께 역시 95·96년 토론토와 플로리다에서 뛴 경력이 있고, 최고구속 150㎞와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는 오른손투수 에드윈 후타도(33)와도 계약금 3만달러를 포함해 총액 18만달러에 계약했다. SK도 빅리그 무대 경험이 풍부한 우완 투수 카를로스 알만자(30)와 호세 카브레라(31)와 계약했다. 알만자는 지난 97년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시작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양키스, 신시내티 레즈 등을 거치며 메이저리그 6시즌 동안 6승10패(방어율 5.13)를 기록했다. 올 시즌 SK의 마무리로 활약할 전망이다.

지난 9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카브레라도 6시즌 동안 애틀랜타와 밀워키를 거치며 통산 19승17패(방어율 4.85)를 기록한 선수.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한 99, 2001시즌에는 2점대의 수준급 방어율을 기록한 적이 있다. 선발투수의 불안으로 힘겨운 시즌을 보냈던 삼성은 대안으로 일본야구 다승왕 출신의 용병을 영입했다. 2002년 일본프로야구센트럴리그 다승왕(17승8패·방어율 3.41)을 차지했던 우완 케빈 호지스(30)를 연봉 20만달러에 영입한 것. 미국 텍사스주 출신의 오른손 투수인 호지스는 시속 145㎞대의 직구와 정확한 제구력이 돋보이는 선수로 91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입단해 마이너리그에서 9년간 164경기에 출장해 43승45패, 평균자책 3.84를 기록했다.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구사하는 호지스는 2001년부터 올해까지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3년간 64경기에 출장해 27승을 올렸으며 특히 지난해는 32경기에서 17승8패(평균자책 3.41)를 기록해 센트럴리그 다승왕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무대로 다시 복귀하는 용병들

이미 국내무대에서 한 차례 실력이 검증됐던 용병들도 다시 복귀하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한화의 제이 데이비스. 계약금 7만달러, 연봉 15만달러에 한화와 계약한 외야수 제이 데이비스(미국)는 99년부터 4년간 한화에서 뛰며 통산 타율 .322, 103홈런으로 팀의 주축으로 뛰었다. 한화에서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데이비스는 특히 지난 99년 30(홈런)-30(타점) 클럽에 가입하면서 팀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공헌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2시즌 후 불성실한 태도 등으로 재계약에 실패했고 올 시즌 독립리그 몬터레이 술탄스에서 타율 3할 1푼 5리에 11홈런 71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 용병농사에 실패한 한화가 다시 그를 선택한 것. 한화는 데이비스가 송지만의 공백을 메워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시즌 기아에서 트레이드 된 키퍼와 재계약한 두산도 2002 시즌 16승을 올렸던 좌완 게리 레스를 다시 불러들였다. 레스는 2003 시즌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진출했지만 적응에 실패해 13경기에만 출장해 3승4패, 방어율 4.14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두산은 다른 용병보다 국내무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했던 레스를 선택했다. 이와함께 최대 관심사는 롯데가 추진 중인 펠릭스 호세(38)의 복귀 여부다. 2002 시즌까지 두산에서 뛰었던 타이론 우즈와 함께 역대 최고의 용병으로 평가받는 호세는 2001년 시즌 뒤 롯데 및 미국 마이너리그와 이중 계약해 제한 선수로 묶인 이중 계약 파문 등으로 제한 선수로 묶여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9일 KBO(한국야구위원회) 이사회가 2년만에 국내 복귀를 허용하면서 롯데가 호세 영입에 발벗고 나선 것. 롯데에서 뛴 2년(1999년, 2001년) 동안 통산 타율 0.331, 72홈런, 224타점을 기록했던 호세는 지난해엔 멕시칸리그에서 주로 활약했다. 총 89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7푼7리 19홈런, 도미니칸 윈터리그에서는 2할7푼7리를 기록해 예전의 기량이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변수는 호세가 지난달 6일 애리조나 트리플A팀과 맺은 계약 및 연봉문제다. 현재 호세가 워낙 거액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밖에 기아의 마뇽, 현대와 재계약한 브룸바 등도 올 시즌 눈여겨볼 만한 선수들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