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김한길, 김부겸-친노-손학규 ‘막상막하’

▲ <사진=정대웅 기자>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민주당 전당대회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대선 패배이후 이렇다할 정치일정이 없어 대중들로부터 관심조차 받지 못한 민주당이 전대를 앞두고 꿈틀되고 있다. 당초 4월 재보궐 선거 이후 5월 전대를 치르자는 분위기에서 ‘너무 안이하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3월중에 개최될 공산도 제기되고 있다. 당 대표 선출관련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으며 모바일 투표 축소 내지 폐지 등 전대관련 룰이 가시화되고 있다. 당 대표와 최고위 선거를 분리 선출할 예정인 가운데 당 대표 선거 역시 양강 구도 양상을 띄면서 재차 신주류와 비주류간 한바탕 격돌이 예고되고 있다. 대선 패배이후 민주당을 추스르고 지방선거를 책임질 민주당 전당대회속으로 들어가봤다.

민주당 전당대회관련 지도부 체제를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가닥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해 선출하는 것으로 단일지도체제와 집단지도체제의 ‘절충형’인 셈이다. 지도부 임기 역시 지방선거를 책임지는 2년으로 결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당원들 다수가 모바일 투표의 축소 내지 폐지를 주장하고 있어 금명간 확정될 예정이다. 민주당에선 공식적으로 ‘아직 확정된 게 아니다’고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시간상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관심사는 당 대표 출마하는 인물들의 면면이다. 현재 출마를 결심한 인사는 김한길 전 최고위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활발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 반면 출마를 검토중인 인사로는  정동영 전 의원을 비롯해 이용섭, 추미애, 박지원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김한길 ‘우위’속 김부겸 ‘맹추격’
눈에 띄는 인물은 단연 비주류 좌장격인 4선 김한길 의원이다. 지난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이해찬-박지원’ 연대로 이해찬 전 대표에게 간발에 차로 밀려났지만 이번에는 자신감에 차 있다. 특히 김 의원은 당시 지지해준 비주류 의원들과 연대를 유지하면서 조직을 관리해와 유력한 차기 당 대표감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지난달 중순 T 여론조사기관에서 당원 1800여명을 상대로 한 조사결과 여타 경쟁후보에 비해 더블스코어로 높게 나타나 ‘비주류의 반란’이 현실화 될 공산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김 의원의 당선에 크게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정 전 의원은 지지자 200여 명과 함께 올해 초 신년오찬식을 가진 바 있다. 당시 민주당에선 ‘전대 출정식을 가진 게 아니냐’며 출마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오찬에 참석한 한 인사는 “일부 지방선거에 뜻 있는 사람들의 희망 사항일뿐 출마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오히려 비주류 대표격인 김 의원을 측면 지지할 공산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의원이 정 전 의원의 도움을 받는 다면 전당대회에서 ‘천군마마를 얻는 격’이다.

반면 비주류의 반란에 맞선 주류측의 세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주류측은 비주류에 있다 신주류로 부상한 3선의 김부겸 전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총선에서 적지인 대구 수성구에 출마해 의미있는 패배를 한 김 전 의원은 친노 주류와 486 세대 그리고 ‘리틀 노무현’이라는 불리는  김두관 세력을 등에 업고 김 의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김 전 경남지사의 경우 당초 출마가 유력했지만 친노라는 색채에다 경선 패배 후유증에 자칫 또 패배할 경우 정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에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대신 경선 출마 당시 함께할 세력중 일부가 김 전 의원을 돕고 있어 간접적으로 지지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한 2007년 경선에서 손학규 선대본부장을 맡은 경험마저 있어 당내 손학규 세력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김 의원에 맞설 강력한 경쟁 후보로 김 전 의원은 신주류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호남을 중심으로 한 구민주계 세력을 대표하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 역시 당권 도전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당내에선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특히 ‘문-이-박’연대론에 중심에 있어 대선 패배에서 자유롭지 않은 데다 민주당에 대한 호남민심이 싸늘하다는 점에서 선뜻 출마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홍준표 로드맵’을 따라 광역단체장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마지막 정치 인생을 지역에서 봉사하겠다’는 것으로 3선 연임에 걸려 출마를 못하는 박준영 전남지사 자리를 염두에 둔 밑그림인 셈이다.

단체장·원내대표·최고위원 출마 ‘중도하차’
추미애 의원 역시 ‘여성 대표’를 내세워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경선에서 3위를 차지한 경험과 표차이가 크게 날 경우 차기 정치행보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될 공산이 높아서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히려 측근그룹에서는 5월에 개최될 원내 대표 출마를 종용하고 있는 상황으로 의견을 조율중이다.

친노 세력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이용섭 의원은 정세균 전 대표가 지지하는 강기정 의원의 최고위원 출마 ‘견제용’이라는 말이 당안팎에서 회자되고 있다. 당 대표 보다는 최고위원 선거에 더 관심이 높지만 일단 당 대표 출마 하마평에 오르는 게 크게 나쁠게 없다는 판단인 셈이다. 한편 이 의원과 강 의원의 경우 내년 광주시장 자리를 두고 경선전 ‘간보기용 출마’라는 냉혹한 평가마저 받고 있다.

이밖에 출마와는 거리가 멀지만 ‘지방선거 공천권’이 걸려 있다는 점에서 정세균 상임고문 역시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선 경선까지 나선 인물에다 당 대표를 2번이나 했다는 점에서 출마보다는 김 의원과 김 전의원 둘 중 유력한 후보를 지지할 공산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ariocap@ilyoseoul.co.kr

당 최고위원 인사면면, ‘신진이 없네~ ’
- 486 세대, 전 최고위원에 중진 다수

당 대표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최고위원 선거전은 싱겁게 끝날 전망이다. 중진급 의원들의 경우 지방선거 출마와 맞물려 당직을 버려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현재 최고위원 선거에 거론되는 인물로는 전대협 출신에 재선의원인 임종석(47) 전 의원과 3선 박영선(53) 국회 법사위원장, 재선이자 전대협 출신인 이인영(49) 의원, 3선 강기정(49) 당 최고위원 재선으로 두 번의 장관을 지낸 이용섭(62) 의원 그리고 3선의 조경태(45)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변수로 박영선 이인영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486세대 연대 등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민주당 지도부 구성은 당 대표 1인에 최고위원 4명을 선출하고 당 대표가 청년, 여성, 노동 등 분야별 4명을 지명할 수 있어 총 9명의 지도부가 새로 꾸려지게 된다.  <철>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