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유정복 장관·비서실장 ‘동시통보’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여권은 최경환 의원의 거취를 두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내정됐지만 발표가 지연되면서 ‘제3인 인물’로 급선회하고 있는 분위기다. 여권내 흘러나오는 말을 종합해 보면 최경환 의원과 유정복 의원 두 인사는 안전행정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것은 2월초로 알려졌다.

2월6일 박근혜 당선인과 새누리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가 끝난 직후 오찬 자리에서 유 의원은 장관 내정된 사실을 지인들에게 암시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유 의원은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생활체육연합회직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지인들에게 자문을 구했다는 후문이다.

같은 날 최 의원 역시 지인들에게 대통령 비서실장을 가는 것을 암시하는 듯 ‘의원직을 버려야 할지 말아야 할 지’ 고민을 토로한 것도 알려졌다. 두 인사는 동시에 장관과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사실을 받았지만 이때까지 서로는 모르고 있었다.

문제는 유 의원이 안행부 장관으로 내정되고 최 의원의 대통령 실장 발표가 늦어지면서 최 의원을 둘러싼 이런저런 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권에서는 ‘최 의원이 대통령 비서실장 요청을 2번이나 고사했다’, ‘원내대표 출마로 돌아섰다’는 등 말들이 돌기 시작했다. 급기야 유 의원이 장관으로 2월13일 내정된 직후 최 의원은 국회 출입기자와 식사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대통령 비서실장 안간다’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특히 최 의원은 행시 22회로 직속 후배인 23회 유 의원을 알게 모르게 ‘챙겨줬지만’ 발표 전까지 모르고 있어 섭섭한 마음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 또한 내심 최 의원은 기획재정부 장관행을 기대했던 터라 이 자리에서 이래저래 마음이 편치 않은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권에서는 최 의원이 ‘비서실장’을 고사한 이상 ‘장관행’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결국 5월 원내대표 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과 더불어 최 의원을 둘러싼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최 의원 측근들은 ‘3선의 국회의원이 뱃지를 떼고 비서실장을 가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반응마저 나오고 있다. ‘권력의 2인자’ 자리를 마다한 최 의원의 다음 거취가 어떻게 될지 여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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