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변수 ‘친노선택’‘이합집산’‘대의원 지분’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민주통합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둘러싼 주류와 비주류의 본격적인 세 대결이 시작됐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일정과 규칙 등을 사실상 확정했다. 특히 지난해 6월 전당대회에서 주류측 ‘대권 문재인-당권 이해찬-원내사령탑 박지원’ 등 친노와 구주류가 힘을 합쳐 승리했지만 이번 전대에선 비주류의 반발 역시 거셀 전망이다. 특히 대의원 선거에서 이겼지만 모바일 투표에서 패해 2위에 머문 김한길 의원이 비주류의 좌장격으로 재차 도전장을 내밀 전망이다. 반면 친노 주류에선 김부겸, 정세균, 추미애 등 ‘김한길 대항마’를 찾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문재인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총지휘할 당 대표 선출관련 3대 변수를 알아봤다.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단 민주당은 지난 2월22일 차기 지도부 선출에 있어 5월4일 임기 2년의 정기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선출 방식은 ‘대의원 50%+권리당원 30%+여론조사 20%’ 방식으로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의결했다. 찬반 논란이 일었던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투표는 폐지키로 결정했다. 단, 권리당원의 경우에는 ARS를 통해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해 모바일투표의 기능을 일부 살렸다.

ARS 투표는 정기전대에 임박한 시점에서 이틀에 걸쳐 실시하기로 결정했으며 권리당원 중 휴대전화가 없는 당원은 우편투표로 의사를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 대의원 투표는 투표소 투표로 진행된다.

민주당은 지도체제로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선출하되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했다. 다만 선출직 최고위원을 현행 5명에서 4명으로, 지명직 최고위원을 현행 4명에서 3명으로 줄여 당 대표의 권한에 전보다 더 힘을 실어줬다. 당 대표 후보는 3명, 최고위원 후보는 7명으로 제한 해 더 많은 후보들이 등록을 할 경우 컷-오프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 당 대표 선출 3대 변수
전당대회 룰과 시기가 결정된 이상 일차적인 변수는 친노 주류의 선택에 모아지고 있다. 현재 16개 시도당 위원장과 245개 지역 당협위원장(구 지구당 위원장) 지분에서 친노 주류가 대의원 확보에 다소 열세인 상황이다. 이에 친노 주류가 비주류에 맞서 누구와 손잡을 지가 비주류측에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주류측에선 이미 좌장격인 김한길 의원의 출마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1500표차이로 이해찬 후보와 박빙의 승부 끝에 패한 김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정상 탈환에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반면 이에 맞서 당초 친노 주류측에선 신주류로 부상한 김부겸 전 의원을 ‘김한길 대항마’로 내세울려는 움직임이 강했다. 하지만 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 영남 친노 세력이 김 전 의원에 호감을 갖고 있는 반면 비영남 친노 세력이 ‘김한길 대항마로 약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정세균 전 대표가 급부상했다.

정 전 대표는 친노 색채가 강한 가운데 당협위원장에 대한 지분을 어느 정도 갖고 있어 친노 세력과 손을 잡을 경우 대의원 머릿수에 있어 비등해져 ‘김한길 대항마’로 해볼만 하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하지만 정 전 대표는 아직 확실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이미 당 대표를 2번이나 경험했고 지방선거를 책임질 차기 당 대표감으로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부정적인 의견 역시 걸림돌이다. 경쟁자측에선 ‘당 대표가 직업이냐’는 냉소적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정 전 대표 지근거리의 핵심 측근들은 ‘불출마’에 내년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출마’에 무게감을 두고 정 전 의원을 설득시키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고위 인사는 “결국 정 전 대표가 전대에 출마할 공산이 높다”며 “정 전 대표가 자신을 믿고 따르는 지지 세력을 묶어놓기위해선 당 대표 출마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출마에 부정적인 인사들은 차기 서울시장 출마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친노, ‘김부겸→정세균→추미애→문재인?’
정 전 대표가 ‘출마’를 하지 않을 경우 주류측에선 추미애 의원 카드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추 의원은 주류로 보긴 힘든데다 ‘김한길 대항마’로 무게감이 적어 주류측 일각에선 ‘차라리 문재인 의원을 당 대표로 내놓자’는 극단적인 아이디어마저 흘리고 있다.

문 의원은 그동안 잠행을 끝내고 2월 26일 공개적인 국회 의정활동을 재개했다. 문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의정활동 열심히 해야죠”라고 말했다. 지역구 활동을 비롯해, 상임위, 본회의 등 국회 일정에도 참여하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이날 문 의원을 둘러싼 풍경만 보면 대선 패배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사라진 분위기다. 최소한 문 의원에 대한 의원직 사퇴 요구는 수면으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두 번째 변수는 주류와 비주류간 ‘이합집산’ 여부다. 현재 당 대표 출마 인원은 컷오프를 통해 3명만 가능한 상황이다. 결국 ‘주류-주류-비주류’일 경우와 ‘비주류-비주류-주류’의 경우 전대 판세가 흔들릴 공산이 높다. 자칫하면 컷오프에서 어느 진영이 분열되느냐 연대하느냐에 따라 당 대표 선거 결과가 요동칠 전망이 높다.

현재 당내에선 당 대표 최고 후보군으로 주류측에선 정세균, 김부겸 비주류측에선 김한길 추미애 김영환 의원 정도가 도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컷오프를 통해 정세균, 김부겸, 김한길로 될 경우 주류측이 연대할 경우 김 의원이 힘든 싸움이 될 공산이 높다. 반면 단일 후보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에는 김 전 의원의 승리가 유력할 수밖에 없다.

반면 정세균 김부겸 둘 중 한명이 컷오프를 통과하고 김한길 추미애 3명으로 좁혀질 경우에는 셈법이 더 복잡하다. 주류측 후보와 김한길 정면 대결속 추미애 후보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추 의원이 비주류인 김 의원의 손을 들어줄 경우 비주류의 당권 장악이 용이하다. 하지만 추 의원이지지 세력이 주류와 비주류로 분열되거나 주류측 후보로 갈 경우에는 박빙의 승부가 예측된다. 친노가 비주류임에도 불구하고 추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내막이다.

친노가 비주류 추미애에 ‘러브콜’ 왜
세 번째 변수는 16개 시도당 및 당협 위원장 재선출을 앞두고 누가 대의원 숫자를 더 보유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공산이 높다. 현재는 비주류가 주류에 비해 더 많은 지역위원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시·도당 위원장과 245개 지역당협위원장 재선출 과정에서 그 결과에 따른 어느 진영이 대의원 몫을 더 자기 사람으로 심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실제 지난해 6월 전대에서는 이해찬 전 대표가 지역위원회 대의원단 투표에서 패하고도 모바일투표에서 김 의원을 크게 앞서 당 대표로 선출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모바일 투표를 폐지해 대의원 입김이 강해졌다.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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