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측, 민주당 현직정책전문위원 “대거 영입?”

▲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민주당이 내우외환에 빠졌다. 안으로 5.4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노 비노간 당권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대선평가보고서가 친노 실명이름이 포함되면서 친노 주류와 비주류간 감정의 골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외부로는 안철수 국회 입성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신당 창당론이 힘을 받으며 ‘분당 위기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내부 다툼이 ‘당권=공천권’ 등 지엽적인 문제라면 안철수 신당은 정계개편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당으로선 최대의 위기다. 설상 가상으로 각종 ‘카더라식’ 소문까지 겹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와 대권을 앞두고 민주당 정책위 전문위원을 대거 영입할려고 한다는 소문에 허준영 출마를 두고 ‘음모론’까지 돌면서 정신을 못차리게 하고 있다. 1년여 남은 지방선거와 4년 남은 대권을 두고 벌어지는 소문의 진상을 추적했다.

‘진보는 분열해서 망하고 보수는 부패해서 망한다’는 말이 있다. 지난 87년 YS와 DJ 분열,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안철수 아름답지 않은 단일화가 결국 보수 진영이 정권을 잡는 데 일조한 게 사실이다. 이회창 대선 후보의 경우 아들 병역문제에 차떼기 정당이라는 오명이 결국 김대중-노무현 진보 정권이 탄생하는 데 일조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이명박-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지는 보수정권 10년은 박근혜 정권 임기초 ‘인물 부재’로 이어지면서 대선을 비롯해 각종 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높은 게 현실이다. 반면 야권 진영은 후보가 넘쳐나면서 지방선거와 대권에서 인물 위주로 치룰 수 있다는 강점이 존재한다. 그 한 가운데 있는 인물이 바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와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이밖에도 정치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문재인 의원을 비롯해 50대인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도 지사에 송영길 인천시장까지 더할 경우 인물은 넘쳐난다.

인물 많은 야권, ‘바람잘날 없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물난’에 빠진 보수진영과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려는 인사들간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키면서 여의도가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대권 예비주자를 중심으로 각종 확인되지 않는 음해성 소문이 돌면서 민주당과 박 시장, 박 시장과 안 전 교수간 분열을 조장하려는 정황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최근에는 박 시장과 민주당간 갈등을 유발시킬 수 있는 소문이 돌면서 두 진영이 바짝 긴장해야만 했다. 소문의 골자는 박 시장측의 한 측근이 민주당 국방위 J 전문위원을 포함해 전문위원 7명을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대비해 서울시가 영입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민주당이 정책전문위원 채용공고를 내 결원을 채우고 있다는 것이였다. 실제로 민주당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월9일까지 재정금융/해양수산/과학기술/방송통신 4분야에 대해 정책전문위원을 뽑고 있었다.

하지만 국방위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일요서울>은 민주당 정책위에 문의를 한 결과 국방전문가인 J 전문위원은 당에 출근하고 있어 소문이 근거가 없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결원 보충이 아닌 개편된 정부조직법에 따른 신설이 두 군데(해양수산/과학기술) 그리고 재정금융 전문가는 방대한 업무로 인한 추가 채용이었고 방송통신분야만 결원으로 채용공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소문은 소문으로 끝난 셈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관계자는 “민주당 소속 박 시장이 민주당 전문위원을 빼가는 것은 상도의가 아니고 만약 외부로 알려지면 역풍이 불게 뻔한데 말이 안된다”며 “누군가 민주당과 박 시장을 이간질시킬려는 것 아니냐”고 의혹어린 시각을 보냈다. 실제로 민주당과 박 시장의 관계가 불편해질 경우 새누리당과 여야 서울시장 후보군 그리고 친노 주류로선 불리할 게 없다는 판단이다.

새누리당은 차치하고서라도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을 해야하는 후보 입장에선 박 시장이 경쟁상대로서 껄끄러운 게 사실이다. 또한 친노 주류로선 문재인 의원에 맞서 당내 잠재적 대권 라이벌인 박 시장을 견제해야 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편 박 시장이 대권 도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의혹은 안 전 교수에 대한 견제심리가 뭍어난다. 민주당 관계자는 “서울시장 자리가 당연히 대권 도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박 시장이 안철수와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차원에서 시너지 효과도 있고 좋다”고 밝혔다.

서울시장=대권 도전 ‘수싸움’ 치열
반면 그는 “하지만 두 인사 모두 대망론이 조기에 나오는 것은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으로 분열할 수 있어 인물 부재에 빠진 여당으로선 ‘어부지리’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를해야 한다”며 “남성남 남철 관계를 봐도 두 인사가 불가근불가원 행보를 하면서 마지막까지 경쟁을 한다면 대권을 둘 중 한명이 가져갈 수 있지만 중도에 사라질 경우 대권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허준영 출마’를 두고서도 안철수와 민주당간 분열을 꾀할려는 ‘음모론’도 나왔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대선 후보자급인 안 전 교수에 대항해 거물급 대신 허준영 전 경찰청장을 내세움으로써 사실상 안 전 교수가 국회 입성하는 데 간접적으로 돕고 있다는 시각이 돌았다. 안 전 교수가 국회에 입성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전 신당 출연이 높아져 새누리당, 민주당과 함께 3파전으로 치러질 경우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어부지리’를 노릴 수 있다는 판단도 한몫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안철수 신당이 뜰 경우 야권 분열마저 점쳐지면서 집권 여당 입장에선 ‘1타3피’로 안  전 교수의 국회 입성이 정치적으로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로 작용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내 분석이다.

게다가 민주당 소속 박 시장이 안철수 신당창당에 참여할 것이냐 아니면 민주당을 지키느냐의 정치적 딜레마에 처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시장이 ‘민주당에 잔류할 경우’에 ‘배은망덕’한 인사로 낙인찍을 수 있고 안철수 신당으로 갈 경우에도 ‘신뢰의 정치인’으로서 흠집을 낼 수 있어 서울시장 출마하는 여당 후보입장에서 공격의 빌미로 활용할 수 있다.

이래저래 ‘포스트 박근혜’, ‘포스트 박원순’을 노리는 예비 대권주자들과 서울시장 후보, 그리고 내년 지방권력을 잡기위한 3당간 치열한 수싸움, 나아가 4년이나 남은 2017년 대권 경쟁이 과열되면서 근거 없는 소문을 낳고 있다는 게 정가내 일반적인 시각이다.

mariocap@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