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還政府淸白””還坼遷濃民戶合法權益”(정부는 청백리 자세로 돌아오라!. 철거 이주민의 합법적 권익을 돌려다오!) 라는 현수막을 내건 채 인민정부와 건설사에 대한 항거를 지속하던 상하이의 한 시위가 종료되었다. 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원래 그곳에서 건설중이던 한 고급아파트 부지에서 살던 주민들이었다. 그런데 건설회사가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며 그들의 거주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인민정부와 결탁, 그들의 재산권을 크게 침해함으로써 시위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당시 그들은 “이들 자본가(즉 건설회사)에겐 정의란 것이 없다. 그런데 더욱 괘씸한 것은 인민정부가 이들의 부정을 지지옹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어찌 용납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물러설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하에 연일 수백명이 운집, 아파트 건설을 중지시킨 채 철야시위를 계속하였었다.

그러다가 설날인 춘지에 3일전에 비로소 극적인 합의가 이뤄지며 시위를 해산하게 된 것이다. 이들 시위대가 시위를 종료하기까지에는 숨가쁜 상황이 반복되었다. 어떤 날은 많은 수의 공안들이 시위진압용 차량에 탑승, 주변에서 대기하다가 돌아가는가 하면 어떤 날은 공안들이 그 지역 주변의 도로를 봉쇄, 지나가는 사람들과 자전거마저 통제했다. 뿐만 아니라 어떤 때는 공안이 시위대가 임시거처지로 사용하던 가건물을 철거,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극한상황이 전개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하였다. 사진은 어느 비오는 날, 도보로 그 지역을 통해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기자가 이미 그 지역에 들어선 상태에서 갑자기 전개된 것을 촬영한 것이다. 기자가 시위현장을 불과 20여m 남긴 지점에서 돌연 “와!”하며 우산을 받쳐든 시위대가 급증, 차량에서 대기하던 공안들이 재빨리 공사현장 입구를 차단하고 일부는 교통을 통제, 시위현장으로부터 일반인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이런 어수선한 틈을 타서 기자는 우산 밑으로 재빨리 한 장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그만 사진 플래시가 작동되고, 이를 눈치챘는지 뒤쪽에 서서 교통을 통제하던 공안 한 명이 기자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이에 기자는 황급히 카메라를 외투속으로 밀어넣으며 아무 일도 안했다는 듯 애써 태연을 유지, 시위현장을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날 이후 2~3일간 교통통제는 지속됐고, 그곳에는 이미 시위대가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그런데 시위에 참가했던 한 사람에 의하면 결국 인민정부가 “건설사는 인민들의 이익을 정당히 보상해주라!”는 지시를 내리며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었고 이로써 길게 지속되었던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은 무혈진압으로 일단락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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