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ixth sense] 보수의 젠틀맨 오세훈 시장, 5선 도전 않고 2030 대권 GOGO ?

-. 오 시장 ‘5선’ 도전 임펙트 없고 개인 경력 시민들 식상 본선 경쟁력 저하 우려  -. 내년 지방선거 동시 서울 재보궐선거 출마 서울시장 관전평 아닌 인사이드 정치 -. 정치현안 목소리 높이고 오세훈-이준석-안철수 연대 행보 중도 대표 이미지 강화

2025-09-25     장덕수 기자

내년 6월 제9회 전국지방선거는 2028년 4월 23대 국회의원 선거, 더 나아가 2030년 대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프리시즌 게임 성격이 강하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는 올해 임기를 시작한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 등 정치권 수장들의 정치 1년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동시에 22대 대권에 도전하는 여야 잠룡들에게 내년 지방선거는 4년 후 대권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는 기회이자 시험대이기도 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월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한강버스 정류장에서 열린 한강버스 취항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보수 진영의 젠틀맨’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년도 지방선거에 5선 시장에 도전하지 않고 2030년 대선으로 직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 때 서울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 본격적인 원내 정치 행보를 시작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 캠프 사정을 매우 잘 아는 A씨에 따르면, “최근 가까운 인사들이 1박 2일간 오 시장 향후 진로에 대해 깊이 있는 토의가 있었다”면서 “선택 가능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고 최소한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대한 결단은 이를수록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A씨는 “참석한 다수의 인사들이 5선 서울시장 출마의 의미, 효과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면서 “서울시민들에게 오 시장의 ‘5선’ 도전은 임펙트는 커녕 도리어 식상하게 느껴져 본선 경쟁력마저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불출마 측 한 참석자는 “오 시장이 ‘시장직’을 통해 전할 수 있는 메시지는 더 이상 없다. 도리어 서울시장이라는 ‘공무원’ 신분 제한으로 정치 현안에서 한발 물러서 관전평이나 날리는 수준으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면서 “서울시라는 아웃사이드가 아니라 인사이드, 국회서 정치 리더십을 보여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현재 내년 지방선거 때 재·보궐선거가 확정된 곳은 이재명 대통령의 인천 계양을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충남 아산 두 곳이다. 

물론 재판 중인 국회의원들이 다수 있다.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 갑), 신영대 의원(전북 군산시·김제시·부안군 갑), 이상식 의원(경기 용인시 갑), 양문석 의원(경기 안산시 갑), 이병진 의원(경기 평택시 을) 등 총 5명이다. 

그러나 오 시장이 출마한다면 서울 지역이어야 명분도, 실리도 있다. 현재 공식, 비공식 여론조사를 취합하면 서울시장 당선 가능성은 국민의힘 내에서는 오 시장이 압도적이다. 

오 시장 측 다른 인사에 따르면, 내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적극 검토 중인 한 중진의원 측에서 당내 경선 결과에 관계없이 자신의 지역구를 맡아달라는 요청도 있었다고 한다.

서울시장 출마 국회의원 지역구 맡아달라 재·보궐 출마 의견 많아

A씨는 “자체 조사 결과 여야 후보 누구보다도 오 시장 당선 가능성이 높다. 조국 전 장관이 차순위이지만 오 시장과는 큰 차이가 난다”면서 “만약 오 시장이 불출마할 경우 구청장과 시의원 등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난리가 날 것이다. 오 시장 없는 지선은 필패라는 위기감 너무 커서 결정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내년 재보궐선 출마와 관련, 오 시장 측 인사들은 “서울권 재·보궐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면 불출마에 따른 위기감이 상쇄될 뿐만 아니라 도리어 차기 대권 유력 주자의 출격이 집중 조명되면서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지방선거에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울 지역 국민의힘 등 범보수 진영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 중인 주요 인사들은 나경원(5선·동작을), 배현진(재선·송파을), 조은희(재선·서초갑) 의원 등이다. 민주당 진영의 예상 출마자는 국무총리 김민석(4선·영등포을), 전현희(3선·중구성동갑), 박홍근(4선·중랑을), 박주민(3선·은평갑) 등이다.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는 물론 민주당 의원 지역구도 오 시장에게는 충분한 경쟁력,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오 시장이 차기 시장 불출마 가능성은 6.3 대선 당내 경선 포기 직후부터 제기됐다고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4월 12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불출마 선언 긴급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당시 오 시장 캠프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대선 도전과 승리에 플러스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서울시장 직이 도리어 지지율 상승에 핸디캡으로 작용했다”며 “당시 당 지도부나 당원들은 ‘서울시장마저 뺏기면 어떻게 하냐’는 불안감이 상당히 팽배했다”고 복기했다.

A씨는 “오 시장이 조만간 출마 여부에 대해 결단을 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10월 안에는 결정을 하고 민주당이 내년 출마 여부를 집중적으로 질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시 국정감사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태균 게이트 탈출 국정 현안 적극적 지선 넘어 대권행보 암시

명태균 게이트 의혹이 제기되며 한때 침묵 모드에 들어갔던 오 시장이 최근 연일 정치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이같은 복안과 깊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오 시장은 예전과 달리 서울시정을 넘어 국가 권력구조와 사법·입법 등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직접 언급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오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는 여권을 겨냥해 “정권의 오만이 금도를 넘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야당일 때는 탄핵을 남발하더니, 여당이 되고는 법원까지 굴복시키려 한다”면서 “지지자만 보지 말고 국민을 보라. 오만한 정권의 야만의 시대라고 역사는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12일에는 채상병 특별검사팀이 한국 교계 원로 목사들을 압수수색하고 소환한 것을 비판하며 “특검에도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시장은 “망신주기식 강압적 방식이 아니더라도 수사는 얼마든지 진행할 수 있다”며 “특검이 원로 목사님들에게 금도를 넘는 일을 지속한다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에는 민주당 박주민 의원을 겨냥, "재개발, 재건축이 빵 공장에서 빵 찍어내듯이 주택을 찍어내는 것으로 아시는 분이 계신다"면서 “주거 정비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하시다”라고 직격했다.

지난달 26일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대표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국민의 눈높이가 무엇인지 정확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고 지난달 22일에는 “집권 세력이 자신들을 지지한 세력에게 선물을 하나씩 나눠주는 후불제 정치가 노골화되고 있다”며 “국민 절반만 보고 정치하는 집권세력이 인기영합적 질주에 함몰되면 그게 바로 실패한 정권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비난했다. 23일에는 ‘노란봉투법’에 대해 “청년의 미래를 도둑질하는 경제 악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처럼 오 시장은 단순히 서울시정 차원에서 교통·주택 문제를 다루는 수준을 넘어, 국가 사법 체계·특검 수사·정권 운영 등 국가적 어젠다 전반을 두고 직설적이면서 그 강도를 점차 높여가며 대여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서울시장보다는 차기 대선을 향한 행보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오 시장의 행보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이 적극적인 ‘연대 구도’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3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 국회 대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른바 ‘오·석 연대론’이 거론되고 있다. 서울 선거의 경우, 중도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오 시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연대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실제로 오 시장은 “개혁신당과 합당이 됐든, 선거 연대가 됐든 어떤 형태로든 합심·협력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안철수 의원까지 가세할 경우 ‘안-오-석 연대’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장동혁·성일종, 안철수, 오세훈, 이준석 연대 선거에 이길 수 있다면

성일종 의원은 MBC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안철수, 오세훈, 이준석 간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방안이라고 한다면 여러 안들이 나올 수 있다"며 이준석 대표에 대해 "범우파 진영에서 좋은 자원이고 언젠가는 저는 하나가 돼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역시 이러한 연대에 대해 "열려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방선거에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그러면 하지 않겠습니까?"라며 연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즉, 오세훈-안철수-이준석 세 축이 서로 협력할 경우, 단순한 지방선거 대응 차원을 넘어 차기 대선 구도 재편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보수 내부의 분열을 극복하고 범보수 진영을 하나로 묶는 접착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

실제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을 크게 앞섰지만, 지난 대선 결과를 놓고 보면 이재명 대통령의 서울 득표율(47.13%)이 김문수 후보(41.55%)와 이준석 후보(9.94%)를 합친 것보다 낮았다. 

이는 범보수 연대 구도가 형성될 경우 민주당의 우세가 결코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에서는 "서울과 부산을 사수하면 '참패' 성적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두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8일 내년 6·3 지방선거 대비를 위한 조직을 구성하고 총괄기획단 위원장에 나경원 의원을 임명했다. 

또 총괄기획단 외에 내년 지선 대비를 위해 선출직 공직자 평가혁신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위원장에 정점식 의원을 선임했으며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위원장에는 정희용 사무총장을 선임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내년 6월 치러질 9회 전국지선 필승을 위한 전략 수립과 조직 정비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며 “특히 총괄기획단 출범을 계기로 지방선거 승리의 밑그림을 그리는 한편 선출직 공직자 평가혁신 TF를 통해 공정하고 체계적인 평가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5선 서울시장, 대권 지지율 40% 유지해야 대선 1년 전 사퇴 가능 장담 못해

이에 따라 오 시장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오 시장이 서울시장 출마로 지방선거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면 당내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중도층 공략의 아이콘으로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2028년 국회의원 총선과 최대 정국 변수가 될 수 있는 개헌 정국에서 관망자로써 SNS를 통한 간접적인 의사를 전달할 수밖에 없다. 21대 대선과 같이 지지율 정체로 대권 도전을 중도 포기한 상황에 또다시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서울시장 임기가 2030년까지로 22대 대선과 불과 한 달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그러나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최소 1년여의 시간이 필요하다.

A씨는 “물론 2029년 서울시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임하고 대선 준비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제는 사임 직전 오 시장 대권 지지율이 최소 40%대를 유지해야 출마 명분이 있다”며 “너무나 예측 불가능한 변수에 모든 것을 걸 수 없다. 지금은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결단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