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일요서울 카스토리 (266) 폭스바겐 아틀라스...압도적 공간 활용도, 레저와 일상 모두 잡은 SUV
통풍·마사지 시트, 파노라마 선루프… 편의사양 다 갖췄다 3열까지 플랫 폴딩, 최대 2,735ℓ 적재공간 ‘레저와 캠핑에 딱’
[일요서울 ㅣ 이정하 자동차전문기자] 서울 여의도에서 강남, 양재, 올림픽대로 그리고 강서의 좁은 골목까지. 2박 3일 동안 300km를 함께한 폭스바겐의 대형 SUV 아틀라스는 ‘공간과 실용성’이라는 본질에 충실한 차였다.
한국 시장에 처음 도입된 폭스바겐의 풀사이즈 SUV는 단순히 덩치만 큰 차가 아니라, 패밀리카로서 어떤 점을 보여줄 수 있는지 명확한 답을 내놨다.
길이만 5,095mm에 달하는 차체는 도심에 세워두면 단번에 시선을 끈다. 전면부에 일루미네이티드 로고와 랩어라운드 LED 주간주행등이 더해져 야간에도 존재감이 뚜렷하다. 21인치 휠과 R-Line 전용 범퍼는 대형 SUV 특유의 ‘볼드함’을 강조한다.
거대한 차를 몰게 되면 운전이 버겁지 않을까 싶었지만, 막상 핸들을 잡으면 부담은 줄어든다. 전방 시야가 탁 트여 있고, 스티어링 휠이 의외로 가벼워 시내 주행이나 골목길 진입도 어렵지 않았다.
아틀라스의 가장 큰 장점은 공간이다. 2열과 3열 모두 성인이 앉아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레그룸을 확보했다. 실제로 3열에 앉았던 동승자들은 무릎 공간이 넉넉해 ‘아이들용 보조석’이 아닌 진짜 좌석이라는 평을 했다.
2열과 3열을 모두 접으면 평평한 바닥이 만들어져 차박이나 아웃도어 활동에도 적합하다. 기본 트렁크 용량이 583ℓ, 2열까지 접으면 2,735ℓ까지 확장된다. 카니발 등 밴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실내는 퀼팅 패턴의 프리미엄 비엔나 가죽 시트가 기본으로 적용돼 고급스럽다. 앞좌석에는 통풍·마사지 기능까지 들어가 장거리 주행 피로를 덜어준다. 30컬러 앰비언트 라이트, 파노라마 선루프, 2열 선쉐이드 같은 사양은 한국 소비자 취향을 반영했다는 설명이 납득된다.
아틀라스는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73마력을 발휘한다. 수치상으론 충분하지만, 공차중량이 2톤을 훌쩍 넘다 보니 가속 시 엔진 회전수가 높아지며 힘겨워하는 듯한 소리가 실내로 들어온다.
급가속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대신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은 기대 이상이다. 폭스바겐 특유의 단단한 하체 세팅 덕분에 차체가 묵직하게 깔리며 안정적으로 나아간다. 올림픽대로에서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려도 불안감이 없었다.
승차감은 의외로 부드럽다. 방지턱이나 요철을 넘을 때 충격을 잘 흡수해 패밀리 SUV로 적합하다.
12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직관적이지만, 화면 그래픽은 경쟁 모델 대비 다소 투박하다. 또 베젤로 인해 실제 화면이 작아 보여 아쉽다. 내비게이션보다는 스마트폰 연결(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을 쓰는 게 더 편리하다.
특히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오토홀드’ 기능이 빠져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정체 구간이 많은 도심에서는 브레이크를 계속 밟고 있어야 하는 불편이 크다.
반면 안전·보조 기능은 충실하다. ‘IQ.드라이브’ 패키지가 기본 탑재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보조, 사각지대 모니터링, 긴급 제동 시스템 등 주요 기능을 모두 지원한다. 이 기능은 주행, 주차시 아주 유용했다. 미국 IIHS 충돌 테스트에서 ‘탑 세이프티 픽’으로 선정된 기록도 신뢰감을 높인다.
아틀라스는 화려한 퍼포먼스보다 ‘실용적인 대형 SUV’를 찾는 소비자에게 맞는 차다. 넓은 공간과 부드러운 승차감, 가족 중심의 편의 사양은 분명 매력이다. 그러나 출력의 아쉬움, 다소 낡아 보이는 인포테인먼트, 오토홀드 부재 같은 단점은 감안해야 한다.
가격은 6,770만~6,848만원대로 책정됐다. 국산 대형 SUV 대비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수입 SUV 시장에서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전략이다. 도심 속 대형 SUV를 찾는 패밀리라면, 아틀라스는 확실한 선택지로 자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