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포커스] 최태원 회장의 '뚝심 리더십' 빛났다

-  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 주가 급등…SK그룹 동반 상승 

2025-09-25     이범희 기자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SK그룹 전체 시가총액이 300조 원을 돌파했다. 이러한 그룹주 동반 상승의 배경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미래지향적 투자 전략과 흔들림 없는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의 주가 상승은 단순한 시장 반응을 넘어, 최 회장이 이끄는 미래 산업 중심의 전략적 리더십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며 "최근 진행 중인 이혼 소송과 무관하게 최 회장의 리더십은 흔들림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흥국증권은 최근 SK의 목표주가를 기존 23만 원에서 26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박종렬 연구원은 2025~2026년 수익 전망 상향, 자회사 가치 상승, NAV(순자산가치) 대비 할인율 조정 등을 근거로 들었다. 

박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SK이노베이션 영업손실에도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 급증 효과로 SK스퀘어가 호조를 이어가며 증가했다"라며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핵심 자회사인 SK스퀘어의 탄탄한 실적이 지속되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과 나머지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하반기에는 양호한 실전 전환 계기가 가능할 전망“이라며”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SK스퀘어와 SK네트웍스의 탄탄한 실적, SK이노베이션의 점진적 개선이 실전 전환 계기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박 연구원은 “하반기 SK스퀘어와 SK네트웍스의 탄탄한 실적이 유지되고 그동안 부진했던 SK이노베이션의 점진적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배터리 사업 확대 기대감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배터리 사업 확대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키움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을 3066억 원으로 추정하며, 정제마진 상승과 유가 안정화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김도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제마진과 배터리 실적 개선 기대, 동종 업계 밸류에이션 상승 등을 반영해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13만 원으로 상향한다”라며 “다만 최근 주가 상승에 따른 상승 여력 축소를 고려해 투자 의견은 ‘Outperform(시장 수익률 상회)’으로 하향한다”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8월 27일부터 29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서 열린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World Climate Industry Expo)'에서 수소·SMR 등 청정에너지 사업 계획을 공개하며 AI 시대의 에너지 해법을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깨끗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최적의 에너지 설루션을 토대로 AI 시대가 요구하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AI 수요 확대에 따른 HBM 기술력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SK증권은 목표주가를 48만 원으로 상향했다.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AI 확산과 제품 다변화를 주가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하며 각각 40만 원으로 목표주가를 조정했다.

한동희·박제민 애널리스트는 "▲수요에 대한 눈높이가 제고될 것 ▲SSD 업종 내 차별화를 예상 ▲수요 확장 국면 내 이익 극대화 옵션의 다양화는 초과공급 리스크를 완화 ▲공급자 우위 사이클의 장기화를 전망 ▲HBM4 경쟁력이 재차 증명될 것"이며 이를 반영해 
2026년 영업이익 56조 원 (+43% YoY)의 고성장 지속을 전망한다. 주가 급등이 단기 부담일 수 있지만, 중장기 주가는 이익의 흐름에 순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AI보다 불투명한 범용 메모리 수요 불확실성으로 설비 증설이 제한된 상황에서 내년 D램과 낸드 수요는 확대될 것"이라며 "HBM4에 잠식된 D램 생산 용량을 고려할 때 IT 수요가 반등할 경우 공급난에 직면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계열사의 주가 상승은 그룹 전체 시가총액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26일 기준 SK그룹 21개 상장 계열사의 합산 시총은 308조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2.31% 증가했다. 국내 증시 내 SK그룹의 시총 비중도 16.03%로 확대됐다.

미래에셋증권은 그룹사 전반의 재무 건전성 개선이 주가 재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9월 8일 '홍콩/상기폴 NDR후기'에서 "그룹사 전반의 재무 건전성 개선에 대한 가치평가도 추가로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라며 "그간 동사 주가가 저평가 받아온 이면에는 배터리 사업에서 유발한 그룹사 전반의 재무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작용해 왔다.

그러나 전술한 리밸런싱 조치로 향후 3년여의 재정비 시간을 확보했다는 판단이며 그만큼 리스크도 완화된 기준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역할 톡톡...APEC 행사 경제 효과 강조

이러한 SK그룹과 계열사의 주가 동반 상승 배경에는 최태원 회장의 리더십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그는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 당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결단을 내렸으며, 현재는 AI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전문 기업 SK이터닉스의 주가도 이달 들어 30% 이상 상승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빌 게이츠 게이츠 재단 이사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제공 : 홍보팀]

최 회장은 빌 게이츠 이사장과의 회동을 통해 테라파워의 SMR 기술 상용화 및 백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으며, AI 동맹 구축 및 기술 협력 강화가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주력 납품하고 있어, 이번 회동에서 협력 강화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APEC 행사에 1700여 명의 글로벌 기업인을 초청하며 7조4000억 원의 경제 효과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