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원 오른 교촌치킨... “어디까지 올라가는거에요?”
슈링크플레이션에 이은 이중가격제로 뭇매 맞는 교촌
[일요서울 l 이지훈 기자]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이 서울 지역 배달 앱 메뉴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허니콤보는 2만3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인상됐다. 점주들은 배달 수수료를 이유로 들지만, 소비자 사이에서는 ‘이중가격제’와 ‘꼼수 인상’ 비판이 확산된다.
-소비자 “이중가격제·꼼수 인상” 반발
-업계, 프랜차이즈 가격·품질 논란 확산 주목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교촌치킨 가맹점들은 지난 19일부터 배달의민족·쿠팡이츠에서 허니·레드·간장·반반 콤보 가격을 일제히 2000원 올려 판매 중이다. 대표 메뉴인 허니콤보는 기존 2만3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올랐다.
매장이나 교촌치킨 자사 앱 가격은 변동이 없지만, 가맹점주 협의회는 서울 지역 매장의 90% 이상이 배달앱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점주들은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주된 이유로 꼽는다.
한 점주는 “수수료가 너무 커 정상적인 영업이 힘들다”며 “부득이하게 배달앱 메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가맹사업법상 본사가 가격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본사와 가맹점이 협의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11일부터 순살치킨 메뉴에 닭가슴살을 섞고, 중량은 700g에서 500g으로 줄였다. 사실상 가격 인상임에도 소비자 고지 없이 진행돼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본사 교촌에프앤비 측은 가맹점주에게 이중가격제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줄여 달라고 당부했다며 순살 제품의 표준화를 위해 중량과 원재료 구성을 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치킨업계 전반에선 이중가격제가 이미 확산세다. 자담치킨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매장보다 배달 가격을 2000원 높게 책정했고, bhc도 지난 6월부터 점주 자율에 따라 가격을 인상했다. 맘스터치,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주요 패스트푸드 브랜드도 배달 가격이 매장보다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와 수수료 부담으로 배달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흐름이지만, 소비자 반발을 달랠 만한 투명한 고지가 뒤따르지 않으면 불신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도 교촌치킨은 이미 ‘슈링크플레이션(내용량은 줄이고 가격은 그대로 두는 방식)’ 논란에 여러 차례 휘말린 바 있다.
최근에도 순살 치킨의 조리 전 중량을 종전 700g에서 500g으로 줄이고, 기존에 닭다리살만 사용하던 것을 가격이 더 낮은 닭가슴살과 혼합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식품업계에 가격 안정 협조를 요청한 직후에 단행돼 파장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