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돈도 이자 준다고?”... 국내은행, 제재대상 프린스에 14.5억 지급
캄보디아 범죄조직, 국내 은행 통해 2147억 원 거래
[일요서울 l 이지훈 기자] 캄보디아 범죄 조직 프린스 그룹과 금융 거래를 한 국내 은행들이 단순 예금만으로 거액의 이자를 지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은행 계좌들은 국내 코인 원화거래소 인증계좌와도 연결돼 있어 자금세탁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프린스 그룹과 연계된 국내 은행 계좌를 대상으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북·국민·신한·우리 등 4개 은행, 단순 예금 이자 ‘14억 5000만 원’
-일부 은행, 프린스 그룹 계좌 규모 자료 제출 거부
27일 국회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 5곳은 프린스 그룹과 금융거래를 진행했다. 총 거래액은 2146억 8600만 원으로, 단순 예금만으로도 4개 은행에서 14억 5400만 원의 이자가 지급됐다. 은행별로는 전북은행이 7억 870만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국민은행 6억 7300만원, 신한은행 6100만원, 우리은행 1100만 원 순으로 집계됐다.
프린스 그룹이 예치한 예금은 현재 국민은행 566억 5900만 원, 전북은행 268억 5000만 원, 우리은행 70억 2100만 원, 신한은행 6억 4500만 원 등 총 911억 7500만 원에 달한다. 후이원 그룹과 거래한 은행은 전북은행 한 곳뿐이며, 당좌예금 1건(10만 원)으로 별도의 이자는 지급되지 않았다.
문제는 이들 은행 계좌가 국내 코인 원화거래소 인증계좌와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프린스 그룹은 북한 해킹 조직과 연계된 코인 자금세탁의 배후로 지목돼 온 만큼, 거래 은행이 이들 자금을 중개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간접적으로 연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의 캄보디아 법인·지점 점검은 2015년 이후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 KB캄보디아은행은 2017년, 신한캄보디아은행은 2022년에만 점검이 실시됐다. 특히 신한은행은 2018년 3월부터 프린스 그룹과 거래를 시작했음에도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강민국 의원은 “지난 5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경고에 언론을 통한 피해 보고와 현지 교민 사회의 제보에 10월 14일 미국과 영국의 초국가적 범죄 조직 규정 및 동시 제재 등 국제사회 움직임과 여론의 성토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아직도 캄보디아 범죄 조직을 대상으로 한 제재 검토 발표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의원은 “금융위는 프린스 그룹 등 범죄 관련자에 대한 금융 거래 제재 대상자 지정을 시급히 해야 할 것이며, 비트코인 범죄제국으로 불리는 캄보디아 내 범죄조직과 금융거래를 한 은행 중 국내 코인거래소 인증계좌 은행들이 있음을 감안하여 검은돈 자금세탁이 이뤄졌는지도 철저히 검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은행 내부 통제 강화와 국제 공조를 통한 거래 모니터링이 시급하다”며, “특히 코인 거래와 연계된 계좌는 추가적인 실사와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