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자사주 1500억 매입·소각... 주주환원율 50% 조기 달성 ‘가시권’
주주환원·자본완충·코리아 프리미엄... 하나금융, 금융지주 새 ‘3대 축’
[일요서울 l 이지훈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1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소각하며 주주환원율 50% 조기 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간 환원 규모만 1조8000억 원을 넘어서며 금융지주 중 최대 수준이다. 금융권이 잇따라 ‘자사주 소각’과 ‘고배당’ 경쟁에 나서는 가운데, 하나금융이 자본적정성과 성장투자를 병행하는 ‘균형 전략’으로 시장의 신뢰를 강화하고 있다.
-주주환원 경쟁 본격화... 하나금융, ‘속도전’으로 선두권 안착
-단기 부양 넘어 중장기 가치 강화... 자본·성장 ‘일거양득’ 노린다
최근 금융지주사들이 일제히 자사주 매입·소각, 고배당, 중장기 환원 목표 상향에 나서고 있다. 앞서 KB금융이 지난 8월 2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고, 신한금융도 중장기 환원율 50% 목표를 공개하며 시장의 기대를 키웠다.
금융당국이 “과도한 이익잉여금 보유보다 시장과의 신뢰 제고가 필요하다”는 기조를 내세운 것 또한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이 흐름 속에서 가장 빠르게 환원율 목표를 달성하며 ‘주주친화 1등 그룹’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 하나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3조4334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견조한 펀더멘탈을 입증했다.
더불어 CET1비율은 13.3%, ROE는 10.6%로 각각 목표 수준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비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12.2% 늘어난 점도 눈길을 끈다. 트레이딩·수수료 이익 확대를 기반으로, 금리 변동기에 흔들리지 않는 ‘다각화 포트폴리오’가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여기에 더해 단기 주가 부양에만 그치지 않겠다는 의지도 분명하다. 하나금융은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 84조 원, 포용금융 16조 원 등 총 100조 원을 투입하는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벤처·중견기업, 혁신산업에 대한 IB금융 강화와 ESG 기반 사회금융 확대를 병행해 ‘코리아 프리미엄’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은 하나금융의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30일 오전 11시 10분 기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전장 대비 0.7% 오른 8만6400원에 거래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배당과 자사주 소각이 동시에 추진되는 만큼 주주환원에 대한 신뢰가 강화될 것”이라며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목표 환원율을 달성하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환원 신뢰도’가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분기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동시에 진행하며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환원 정책으로 방향을 고정했다는 점에서 타 금융보다 차별점이 두드러진다고 평가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결정이 단순한 주주환원 정책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로의 전환 신호탄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단기 실적 개선보다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와 이해관계자와의 신뢰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에서다. 금융업이 고금리·저성장 환경 속에서 새로운 성장 해법을 모색하는 가운데, 하나금융의 행보가 향후 국내 금융지주의 새로운 방향성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