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한·호주·미 협력으로 지속 가능한 '포스코의 미래' 설계하다

- '글로벌 공급망 리더십' 주목

2025-11-10     이범희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30일 APEC CEO Summit이 열리는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미래를 잇다 : 공동 번영을 위한 포스코의 공급망 파트너십’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글로벌 공급망 리더십을 강화하며 포스코의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다.

최근 포항제철소를 찾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의 만남은 한·호주 간 경제 협력의 상징적 장면이었다.

포스코는 이를 계기로 리튬·니켈 등 핵심 자원 확보와 함께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APEC CEO 서밋 기조연설부터 밴플리트상 수상까지, 포스코는 철강을 넘어 지속 가능한 에너지와 경제 파트너십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 美 철강사에 ‘조 단위 투자’ 검토…트럼프 관세 정면 돌파
 - 호주와의 경제 협력 사례 토대로 공급망 미래 비전 제시


장 회장은 지난 10월 30일 APEC CEO 서밋 기조연설에서 ‘미래를 잇다: 공동 번영을 위한 포스코의 공급망 파트너십’을 주제로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안정적 공급망 구축이 세계 경제의 핵심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지속 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위한 다자간 협력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난 반세기 동안 이어져 온 원료 공급망 강화, 탄소 저감 제품 공동개발, 미래 에너지 전환 등 포스코그룹과 호주의 전략적 경제 협력 사례를 공유했다.

기조연설에 이어 패널토론에서는 게리 코르테(Garry Korte) 핸콕 CEO, 오모토 마사유키(Omoto Masayuki) 마루베니 CEO와 글로벌 공급망 해법에 대해 여러모로 논의했다.

- 글로벌 원료기업 BHP社와 수소환원제철(HyREX) 기술 협업 MOU 체결

같은 날 호주 앤서니 앨버니지(Anthony Albanese) 총리가 포항제철소를 방문해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공급망 확충에 협력했다. 앨버니지 총리의 포스코 방문은 2003년 존 하워드(John Howard) 전(前) 호주 총리 이후 22년 만으로, 한국과 호주 양국이 자원, 소재, 미래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앨버니즈 총리는 포항제철소 원료부두를 방문해 호주 철광석과 원료탄이 실제 활용되는 현장을 직접 살펴보고,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포스코그룹은 1971년 호주 철광석 구매를 시작해 현재까지 약 15억 톤 이상의 호주산 철광석과 원료탄을 사용해 왔다. 이는 한·호 자원·철강 산업 협력의 상징적 사례로 손꼽힌다.

앨버니즈 총리는 “호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원 보유국으로, 핵심 광물 투자를 통해 산업을 성장시킬 무한한 기회의 땅이다. 호주의 풍부한 자원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 것이며, 한국과의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총리와의 면담에서 “호주는 철강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 에너지 분야까지 미래 성장산업을 함께 개척해 나가는 전략적 동반자”라며 “이번 방문이 양국 간 신뢰를 공고히 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2010년 호주 로이힐 철광석 광산 지분 투자를 시작한 포스코그룹은 호주 현지에서 탄소 저감 철강 원료인 HBI생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2022년에는 호주 세넥스에너지를 인수해 천연가스 사업을 확대해 오고 있다.

총리 면담에 앞서 포스코그룹은 호주를 대표하는 글로벌 원료기업 BHP社와 탄소 감축 제철공법인 HyREX 기술 R&D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호주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지난 10월 30일 포항제철소를 방문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과 앨버니지 총리는 한-호 경제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제공 : 홍보팀]

이번 협약에 따라 BHP는 HyREX 데모 플랜트의 시험 가동에 필요한 철광석 원료와 기술 노하우를 제공하게 된다. 포스코그룹은 BHP와의 협력을 글로벌 철강사와 원료 공급사가 함께 하는 기후변화 대응 성공 사례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하루 전인 29일 주요 사업 파트너사를 초청해 ‘포스코나이트(POSCO NIGHT)’를 개최했다. 포스코나이트에는 사이먼 트롯(Simon Trott) 리오틴토 그룹 CEO, 주웨이(Zhu Wei) CATL ESS 총괄사장 등이 참석해 포스코그룹 경영진과 폭넓게 교류하며 사업 협력을 모색했다.

- ‘밴 플리트 賞’ 수상 영예… 韓·美 경제 협력 및 우호 증진 공로

장 회장은 최근 ‘밴 플리트상’을 수상하며 한·미 경제 협력과 우호 증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는 포스코의 글로벌 외교가 단순한 기업 활동을 넘어 국가 간 신뢰 구축의 기반이 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지난달 2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만찬에서, 코리아소사이어티 캐슬린 스티븐스(Kathleen Stephens) 이사장은 “미국 산업 생태계 재건과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지원해 양국 간 유대 강화에 크게 이바지한 점을 높이 평가하여 장 회장을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라고 밝혔다.

장 회장은 이날 수락 연설에서 “한·미 동맹의 가치를 높여 온 코리아소사이어티로부터 밴 플리트상을 받게 된 것은 더없는 영광이자 특별한 의미”라고 강조하고, “포스코그룹에 미국은 성장과 도약의 출발을 함께 한 가장 굳건한 파트너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항제철소 설립에 있어 미국 철강 산업이 큰 ‘영감(Inspiration)’이 되었고, 1972년 포스코 최초의 대미(對美) 수출은 세계 시장으로 향하는 ‘관문(Gateway)’이 되었으며, 1994년 국내 기업 최초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은 포스코그룹 성장 역사의 ‘이정표(Milestone)’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포스코그룹은 장 회장 취임 이후 철강을 비롯해 이차전지 소재, 에너지 분야까지 그룹 핵심 사업 전반에 걸쳐 대미 투자를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루이지애나州 제철소 합작 투자 등에 관한 MOU를 체결했고, 유타州에서는 국내 기업 최초로 리튬 직접 추출(DLE, Direct Lithium Extraction) 기술 실증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북미산 LNG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양국 간 경제 협력 확대와 제조 산업의 공동 발전에 힘쓰고 있다.

장 회장은 한·미 관계의 새로운 발전과 도약을 위해 “자동차, 조선,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의 핵심 소재 공급을 넘어, AI 기반의 인텔리전트 팩토리(Intelligent Factory) 실현 등 미래 혁신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 제조업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함께 열어 가겠다”라며 “미국의 영원한(Life-long) 파트너로서 미래를 향한 여정을 함께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포스코홀딩스는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조 2610억 원, 영업이익 6390억 원, 순이익 3870억 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철강 사업의 실적 회복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약 320억, 순이익은 3,030억 증가하며 3분기 연속 연결 영업이익 개선을 이뤄냈다.

철강 사업은 지난해 4분기 저점 이후 3분기 연속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개선되는 추세이다. 이는 장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장 회장의 리더십이 포스코를 ‘공급망 외교’의 중심축으로 세우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