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일요서울 카스토리 (273) 지프 뉴 글래디에이터...“도심을 벗어나게 만드는 차… 타는 순간 여행이 시작된다”

아이들도 반한 ‘탐험 감성’…지프 픽업의 진짜 매력 루프·도어 탈착, 오프로드 끝판왕...실제 연비 약 7㎞/L

2025-11-17     이정하 기자
지프 뉴 글래디에이터 정측면 [이정하 자동자전문기자]
지프 뉴 글래디에이터 정면 [이정하 자동자전문기자]

 

[일요서울 ㅣ 이정하 자동차전문기자] 도심을 빠져나오자 풍경이 조금씩 열렸다. 그 순간, 지프 뉴 글래디에이터의 진짜 성격이 드러난다. SUV도, 흔한 픽업트럭도 아니다. 차에 올라타는 순간부터 여행을 재촉한다.

아이들은 높은 차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신이 났고, 산길로 들어서자 “탐험 가는 기분”이라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 차의 매력은 기능을 넘어 감성에 닿아 있다.

뉴 글래디에이터는 지프가 2018년 글로벌 시장에 내놓은 첫 픽업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새로운 세븐-슬롯 그릴, 12.3인치 터치스크린(Uconnect 5), 루프·도어·앞 유리까지 탈착 가능한 독보적 구조가 그대로 살아 있다. ‘픽업트럭=실용’이라는 공식을 넘어 ‘예쁜 패션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프 뉴 글래디에이터 1열과 센터페시아 [이정하 자동자전문기자]

 

무엇보다 개방감은 동급에서 비교할 대상이 없다. 블랙 쓰리-피스 하드탑은 1·2열 모두 완전 개방이 가능하고, 앞 유리는 볼트 4개만 풀면 접힌다. 답답한 도심에서 벗어나 루프까지 열고 달리면 바람 소리와 숲 냄새가 차 안을 가득 채운다. “자연과 가장 가깝게 달리는 차”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

오프로드 성능은 지프의 DNA를 그대로 품었다. 284마력의 3.6L 펜타스타 V6 엔진과 락트랙 풀타임 4WD 시스템, 77:1 크롤비, 전자식 디퍼렌셜 잠금장치, 스웨이바 분리 기능 등 ‘오프로드 5대 요소’가 모두 담겨 있다.

지프 뉴 글래디에이터 물리버튼 [이정하 자동자전문기자]
지프 뉴 글래디에이터 기어 [이정하 자동자전문기자]

 

눈길·모래·비포장 구간에서도 차는 흔들리지 않는다. 노면에 닿는 순간반응이 예리하고, 바위나 둔턱을 넘을 때도 기계적 신뢰감이 있다. “아스팔트가 끝나는 곳부터 이 차의 진가가 시작된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승차감도 과거 지프와 달라졌다. 바디온프레임 특유의 투박함은 남아 있지만 이전보다 확연히 부드럽다. 도심 방지턱도 예전처럼 ‘쿵’ 하고 충격이 올라오지 않고, 예상보다 핸들링도 안정적이다.

지프 뉴 글래디에이터 2열 [이정하 자동자전문기자]

 

2열 공간은 픽업트럭임에도 넉넉해 장거리 이동에서도 큰 불편이 없다. 잠금식 2열 시트 비하인드 스토리지, 2열 언더 스토리지 등 숨은 수납공간도 잘 다듬어졌다.

트럭베드는 글래디에이터의 실용성을 완성한다. 세로 153cm, 가로 144cm 크기에 LED 조명, 230V 아웃렛, 트레일 레일 시스템까지 갖춰 장비 적재에 최적화됐다. 스프레이-인 베드라이너는 마찰력이 높아 캠핑 장비, 자전거, 낚시 장비를 실어도 안정감이 있다. 아이들의 킥보드와 캠핑 의자까지 넣고도 공간이 여유롭다.

지프 뉴 글래디에이터 천정 스피커 [이정하 자동자전문기자]

 

물론 단점도 명확하다. 가장 큰 건 연비다. 복합 6.5㎞/L. 고속도로에서도 대략 7㎞/L 초반대가 나온다. 소음도 적지 않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속도에 비례해 ‘웅웅’ 거리는 소리가 실내로 들어온다.

여름철 통풍 시트 부재도 아쉽다. 화물차 분류 덕에 세금은 저렴하지만 유지비만 놓고 보면 ‘감성의 대가’를 요구하는 모델이다.

지프 뉴 글래디에이터 계기판 [이정하 자동자전문기자]
지프 뉴 글래디에이터 12.3인치 터치스크린 [이정하 자동자전문기자]

 

차체 크기는 존재감만큼 크다. 전장 5,600mm는 좁은 골목이나 지하주차장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게 한다. 전고 1.85m는 차종별로 일부 주차장 진입 제한도 생긴다. 도심보다는 열린 공간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차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마저 감수할 가치가 있다. 개방감, 오프로드 능력, 독창적 디자인, 압도적 실용성, ‘탐험하는 기분’을 주는 정서까지. 글래디에이터는 기능을 넘어 경험을 판매한다.

지프 뉴 글래디에이터 후측면 [이정하 자동자전문기자]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산을 오르는 순간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이 차를 타면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이 여행이 된다”는 건, 직접 운전해 본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이다.

가격은 8천만 원대. 합리적인 소비자보다는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맞는 차다. 불편함보다 감성이, 효율보다 자유가 더 중요한 사람이라면 뉴 글래디에이터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지프 뉴 글래디에이터 트렁크 [이정하 자동자전문기자]
지프 뉴 글래디에이터 후면 [이정하 자동자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