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은 여행작가의 미리가는 K-페스티벌-49] 부산 국제아동도서전

2025-11-24     여행작가

저자들은 매년 열리는 도서전을 기다린다고 한다. 시대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책과 좋아하는 작가를 직접 만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저자만 그렇겠는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도 그럴 것이다. 필자는 책을 낸 작가다. 7권이나 출간했다. 그런 면에서 필자는 저자라고 내세울 자격이 없다. 한 번도 도서전을 참관한 일이 없다. 심지어 도서전을 책 판매 이벤트로 격하해 왔다. 독서보다 이벤트에 집중하는 경향에 대한 거부감이 선입견으로 자리 잡은 탓이다. 도서전 입장권 조기 매진 기사를 보기라도 하면, ‘허세를 자극한 홍보 능력으로 폄하했다. 기본적으로 처참한 한국인의 독서율에 대한 안타까움이 밴 거부감이었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단다.

아동도서전. 사진=부산시 제공
책 전시. 사진=부산시 제공

-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아
- 주제 아이와 바다(The Young Ones and the Sea-작은 항해자, 큰 바다로!)’


필자가 핑계를 겉들인 민망한 고백을 하는 이유가 있다. 도서전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채 북 페스티벌 기사를 써야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어린이를 위한 책의 잔치, 어린이 도서축제를 다루려고 한다. 오는 12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이다.

사실 이 도서전 행사는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는지, 어떤 형태로 진행되는지, 책과 거리를 두던 사람도 즐길 수 있는지 전혀 모른다. 그런 필자가 독자에게 도서전을 소개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도서전을 축제의 소제로 삼은 이유가 있다. ‘글밥쟁이로서 부채의식이 그것이다. 책은 읽는 사람이 더 읽는다는 통설이다. 다독자는 독서습관이 몸에 밴 사람이다. 어린이에게 책이 주는 즐거움을 알게 한다면, 아니 책에 대한 호기심을 불어넣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마음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질 것 같다.

1211~14일까지 나흘간 부산 벡스코

아동도서전 모습. 사진=부산시 제공
사진=부산시 제공

주최 측인 대한출판문화협회 홈페이지는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을 책으로 미래를 꿈꾸는 사람의 특별한 축제로 소개하고 있다. 어린이 그림책과 동화를 소개하고 국내외 출판사와 작가, 일러스트레이터가 교류하며 상상력을 키우는 축제라는 의미다. 역사는 거창한의미부여와 괴리가 있다.

역사는 일천한다. 두 살배기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시작했으니 올해가 두 번째 열리는 축제다. 규모와 내용은 역사와 대비된다. 하지만 한국 아동문학의 새로운 산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아동 콘텐츠 축제로 명명해도 지나침이 없어 보인다.

이번 도서전에는 26개국에서 160여개 출판사가 참여,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소화할 예정이다. 그 중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미래형 학습에 대한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갖춘 출판사들도 함께한다. 그림책, 동화책을 포함한 다양한 어린이 도서를 전시, 전시장을 동화의 나라로 만든다. 어느 그림책이나 동화책이든 어린이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보물창고다. 상상력 국내외의 동화작가 118명도 참가한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서울시교육청 어린이 도서관, 부산시 어린이 신문 등도 어린이 도서축제와 함께 한다.

동아시아 문화콘텐츠 산업의 허브로 자리매김한다고? 과장된 기대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런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분명히 평가할 부분이 있다. 아동 콘텐츠 문화 플랫폼으로 도약할 여지가 있다. 저작권 수출 분야에서 아동도서의 역할이 크다. 저작권 건수에서 단연 1(28.9%, 1204, 2020~2022, 대한출판문화협회).

저작권 수출분야..압도적으로 아동도서 1

사진=부산시 제공
사진=부산시 제공

아동도서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다. 그런 상황에서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이 아동도서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할 생태계 기반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세계 아동문학 출판사들이 교류하며 다양한 분야의 아동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의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장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부산은 독서가 텍스트 힙(Text Hip)’으로 부상하고 있다. 독서가 멋지고 세련된 활동으로 인식되고 있다. ‘책 읽는 도시생태계가 꾸려지고 있다. 동네마다 작은 도서관이 생겨나고 있다. 부산에만 500개에 이른다. 지자체도 해변, 잔디 등 지역 특색을 살린 도서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 같은 책 읽는 분위기 조성의 정점이 바로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이다. 이를 통해 한류의 기운을 세계에 전파할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이번 도서전의 주제는 아이와 바다(The Young Ones and the Sea-작은 항해자, 큰 바다로!)’. 바다를 담은 책을 모아, 책이라는 바다로 이끌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아이와 바다의 특별 전시 도서 400여권의 면면을 보면, 축제의 주제가 주는 메시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푸른 바다의 상괭이(춘희네책방), 바다가 부른다(비룡소).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바다출판사), 나의 물고기(계수나무), 노인과 바다(고래의숲), 전복순과 김참치(국미서관), 파도의 하루(그린애플), 해변과 바다(그림책공작소), 바다로 가는 펭귄(나무의말), 나의 특별한 친구(노란돼지), 멸치의 꿈(달그림)……. 특별전시관을 아이들이 책의 바다로 가는 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아이는 또 다른 파도를 만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친구와 또 다른 세계를 발견할 것이다.

주최 측은 “‘독서 문화 축제의 여러 프로그램 중 하나로 바다라는 장점과 독서의 즐거움을 결합,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면서 특히 어린이가 전시 현장에서 직접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도록 도서전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볼로냐 라가치상 대상 수상작가 등 세계적 인기작가와 만남
 

사진=부산시 제공
사진=부산시 제공

행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도서 전시, 국내외 작가와의 만남(북토크), 저작권(IP) 마켓, 작가 사인회 및 팬 미팅,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다. 가장 주목받을 행사로는 <2025 한국에서 가장 즐거운 책>(전시), <김형관 작가와 함께하는 오늘의 하늘 내일의 바다>(체험전시), <아이와 바다>(그림책 작가 원화 전시) 등을 꼽을 수 있다. 어린이들이 책을 매개로 창의력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아동도서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국내외 작가와의 만남도 준비되어 있다. 볼로냐 라가치상에서 오페라 프리마 대상을 수상한 빨간사과가 먹고 싶다면의 진주·가희 작가 강연,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으로 선정된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의 조던 스콧 작가와의 만남(북 토크), 작가와의 워크샵 등 관람객에게 더욱 깊은 몰입과 아동도서에 대한 다각적인 관점을 제시할 예정이다.

입장권은 사전 예매자는 무료, 현장 구매자(성인, 청소년)5000원이다. , 장애인·국가유공자·어린이(초등이하65살 이상은 무료다. 입장권 사전 예매는 오는 1210일까지 누리집(bicbf.or.kr)에서 할 수 있다

사진=부산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