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일요서울 카스토리 (274) 더 뉴 아우디 A3...세련된 비율과 단단한 존재감, ‘작다고 얕보지 마’

204마력 TFSI 엔진이 만든 ‘경쾌함의 미학’ 스타일·주행·감성 모두 잡은 엔트리 세단, 아우디 A3

2025-11-24     이정하 기자
더 뉴 아우디 A3 정측면 [이정하 자동차전문기자]
더 뉴 아우디 A3 측면 [이정하 자동차전문기자]

 

[일요서울 ㅣ 이정하 자동차 전문기자] 강화도로 향하는 국도에 들어서자 풍경이 천천히 바뀌었다. 도시의 회색빛 건물들이 뒤로 물러나고, 짙푸른 가을 하늘과 노랗게 물든 논이 펼쳐졌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벼의 결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을 지나는 동안, 더 뉴 아우디 A3는 고요한 풍경 속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어냈다.

혼자 떠난 가벼운 드라이브였지만 차와 도로 그리고 계절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오랜만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즐거운 운전’이란 무엇인지 다시 떠올리게 했다.

더 뉴 아우디 A3 운전석과 센터페시아 [이정하 자동차전문기자]

 

가을빛을 가르며 부드럽게 도로 위를 미끄러지는 A3의 움직임은 크지 않은 차가 주는 장점이 분명했다. 차체가 가볍고 단단해 국도의 잔잔한 굴곡을 따라 몸을 맡기듯 흐르는 주행감은, 마치 목적지를 향해 달린다기보다 풍경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을 줬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속도로 달리는 순간을 기다려온 사람라면, 이 차가 주는 감각적인 여유가 충분히 큰 위로가 될 것이다.

새롭게 손질된 전면부와 더 넓어진 그릴, 날카로운 라인들은 A3의 체급을 잊게 할 만큼 인상적이다. 강화도 초입의 넓은 공터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바라본 옆모습은 도심에서 볼 때보다 훨씬 또렷하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더 뉴 아우디 A3 정면 [이정하 자동차전문기자]

 

헤드라이트의 가느다란 DRL과 S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프리미엄 트림 적용)가 만들어내는 조합은 섬세함과 스포티함이 자연스럽게 공존한다. 그릴과 에어 인테이크 디자인의 변화로 전체적인 형상이 더 낮고 넓게 보이고, 이는 주행 중에도 안정적인 비율감을 전달한다.

실내는 아우디가 늘 강조해 온 ‘덜어내기’의 미학이 그대로 담겨 있다. 화려함 대신 선명한 레이아웃, 직관적인 조작계 그리고 밝은 날씨에도 가독성이 뛰어난 버츄얼 콕핏이 한층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더 뉴 아우디 A3 디지털계기판 [이정하 자동차전문기자]
더 뉴 아우디 A3 12.3인치 버츄얼 콕핏 플러스 [이정하 자동차전문기자]

 

강화도의 조용한 도로를 달리며 느낀 점은 ‘작아도 충분히 고급스럽다’는 것이다. 12.3인치 버츄얼 콕핏 플러스는 지도와 차량 정보를 명료하게 보여줬고, MMI 인터페이스는 반응이 빠르고 매끄러웠다.

앞좌석의 착좌감도 인상적이다. 장거리 주행이 아니었음에도 허리와 골반을 잘 잡아주는 느낌이 있었고, 조용히 감싸는 듯한 실내 분위기는 혼자 타는 차일수록 더 큰 안정감을 준다. 다만 통풍 시트가 빠져 있는 점은 국내 여름을 고려하면 아쉬운 구성이다.

더 뉴 아우디 A3의 가장 큰 매력은 주행감이다. 204마력 TFSI 엔진과 7단 S트로닉 변속기의 조합은 수치보다 더 경쾌한 인상을 남긴다.

더 뉴 아우디 A3 2열 [이정하 자동차전문기자]

 

초반 응답이 즉각적이고 중속 영역에서 힘의 여유가 느껴져 국도와 해안도로에서 속도를 올릴 때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차선이 굽이치는 구간에서는 차가 몸을 기대듯 자연스럽게 중심을 잡아줘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히 따라온다.

특히 작은 차체가 주는 재빠른 반응은 강화도 곳곳의 짧은 코너에서 빛을 발했다. 하체는 단단하지만 불편함을 주지 않는 정도로 조율되어 있어 ‘경쾌하면서도 안정적’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렸다. 일상에서는 가볍고 빠릿한 데일리카로, 주말에는 감성을 채워주는 드라이브 파트너로 충분한 성능이다.

더 뉴 아우디 A3 기어버튼 [이정하 자동차전문기자]

 

스포티한 서스펜션 세팅은 장점이지만, 속도가 낮을 때 요철을 지날 때는 단단함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도 고급 세단 대비로는 조금 더 들어오는 편이다. 이 차의 성향을 고려하면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지만, 완벽히 정숙한 승차감을 원하는 이들은 취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저속에서 변속 충격이 간헐적으로 느껴지는 구간이 있었다.

드라이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든 생각은 단순했다. ‘이 차는 감성과 균형이 좋은 자동차’라는 것. 화려하거나 압도적이지 않지만, 운전자를 지치게 하지 않는 적당한 속도감, 계절의 풍경을 더 가까이서 느끼게 하는 조용한 차체 크기 그리고 아우디 특유의 정제된 감성이 만들어내는 여운이 분명했다.

더 뉴 아우디 A3 물리버튼 [이정하 자동차전문기자]

 

도심에서의 실용성과 주말 여행의 여유를 동시에 바란다면 더 뉴 아우디 A3는 확실한 매력을 가진다. 버츄얼 콕핏의 명료함, 브랜드 특유의 탄탄한 기본기 그리고 가벼운 가을 드라이브에서 빛난 안정감까지. 처음 차를 고르는 20~30대뿐 아니라 ‘적당한 크기에서 오는 자유로움’을 원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더 뉴 아우디 A3 후면 [이정하 자동차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