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처_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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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온라인 공간에서 모든 생활이 다 이루어질 정도로 바야흐로 온라인 세상이 됐다. 클릭 몇 번만으로 전날 밤 주문한 음식재료가 새벽에 도착하고, 온라인에서 판매하지 않는 물건을 찾는 일이 더 어려울 정도로 취급하는 상품도 많아졌다.

특히 코로나 사태를 맞이해 전 세계의 온라인 상거래는 급증했는데, 이 안에서도 성장하는 기업과 도태되는 기업이 발생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핵심은 소비자의 요구를 정확히 반영하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소비자의 요구는, 역으로 소비자의 불편함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가려는 노력을 말한다.

평점에 주목...앱과 웹을 지속해서 분석 수정해야!
사고 싶도록 만드는 랜딩의 기술 필요…. 리뷰도 꼼꼼히

성장하는 스타트업은 구글이나 아이폰 앱스토어 리뷰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리뷰를 남기는 사람은 대부분 앱에 대해 칭찬하는 사람이라기보다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 사용자 처지에서 생각해 보자. 앱을 쓴 후 어떤 불편 사항을 발견한 것이다. 좋은 언어로 리뷰를 남길 수 없지만 그런데도 앱 리뷰를 통해 이런 점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자발적으로 리포트하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특히 개발자나 판매 담당자들은 이런 리뷰를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된다. 리뷰에 대해 반드시 답글을 남겨 줘야 하고, 개선 약속을 했다면 이것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성장하지 못하는 스타트업은 리뷰의 흐름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즉 반복적으로 지적당하는 일이 많고 충분히 개선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한다는 것인지 개선을 포기한 것인지 묵묵부답일 경우도 많다. 앱 평점이 4.0 이하로 계속 떨어지는 스타트업이 생존할 수 있을까. 그것은 기술이 문제이기보다 소통 부재로 볼 수밖에 없다.

- UI가 복잡하지 않은가?

UI, UX는 쉽게 말해 사용자가 보는 앱이나 웹의 화면 구성이다. 사용자의 화면에 보이는 것이 깔끔하지 않고 복잡하다면 사용자의 불만이 높을 수밖에 없다. 앱이나 웹은 일반적으로 흐름이 중요하다. 하지만 일부 스타트업은 더 많은 매출을 일으키겠다 하면서 불필요한 것들을 화면 안에 꽉 채운다. 이것도 많이 팔고 싶고 저것도 많이 팔고 싶겠지만, 카테고리를 어떻게 정돈해 보여 줄 것인지 상품 상세 화면까지 끌고 가기 위해 메인을 어떻게 분류하고 배치할 것인지 소비자가 편안하게 플랫폼을 즐기면서 쇼핑할 수 있을 것인지 여러 고민을 해야 한다.
‘우리의식탁’이나 ‘배달의민족’, ‘카카오톡 주문하기’ 등의 UI를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같이 복잡하지 않고 깔끔하다. 아마도 개발자들은 소비자의 온라인 동선 등을 점검하며 불편함이 없는지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썼을 것이다. 물론 자사 브랜딩 컬러를 잘 드러내는 것과 좋은 디자인을 기본으로 갖추어야함은 당연한 일이다.

온라인 쇼핑으로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자사 플랫폼으로 들어온 사람을 끊임없이 분석한다. 그들이 어떤 경로로 들어왔는지, 체류 시간은 어떠한지, 어느 카테고리를 클릭한 후 결제에 이르렀는지 모든 동선을 점검하고 분석한다. 구글애널리스트들도 실시간 유입자들을 감시(?)하고 자주 클릭하지 않는 메뉴는 무엇인지 살핀 후 보완하기도 한다. 만약 키워드 광고를 진행하는 스타트업의 경우, 별도의 분석 도구를 사용해 살펴보기도 한다.

이렇듯 플랫폼을 완성해 가는 과정은 한 번의 노력으로 되지 않는다. 실제 사용자들이 우리 플랫폼 안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계속 관찰해야 한다. 어느 시간대에 많이 들어오는지, 우리 플랫폼을 찾는 사람은 어떤 연령대인지, 평균 객단가 추이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이런 변화를 민감하게 보지 않는 스타트업은 성공하기 어렵다.

- 여러 색을 복잡하게 쓰지 않는다

많은 사람으로 붐비는 플랫폼은 여러 색을 사용하지 않는다. 잘 나가는 플랫폼은 컬러를 중구난방, 오색찬란하게 쓰지 않는다. 네이버가 연두색, 카카오가 노란색을 메인 컬러로 배치하고, 중요 포인트는 볼드를 주는 정도이지 여러 색을 쓸 때 소비자의 시선이 분산되기 때문에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플랫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적으로 디자인이다. 또한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컬러감이 아닐 수 없다.

결국 플랫폼을 만드는 이유는 사용자의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함이다. 즉, 플랫폼에서 쓰이는 모든 언어는 사용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이 사고 싶도록, 먹고 싶도록, 입고 싶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때문에 플랫폼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랜딩 상세페이지의 기획력에 있다. 전달력이 강해야 하며, 지금 당장 사고 싶지 않은 물건도 사고 싶게 만드는 마케팅 설득력이 있어야만 한다.

인터넷 강의 사이트의 랜딩 페이지, 강남 성형외과들의 랜딩 페이지를 살펴보자. 지금 당장 이 수업을 듣지 않으면 내가 손해 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강남 성형외과 랜딩 페이지는 외모를 변화시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욕망을 집요하게 건드린다. 결국 랜딩을 표현하는 기술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성공하는 스타트업은 이외에도 한 번 내 플랫폼을 방문한 사람들을 쉽게 놓치지 않는다. 그들이 우리 플랫폼에 로열티를 가질 수 있도록 섬세하게 접근한다. 귀찮게 DM을 날리거나 SNS로 집요하게 유혹하지도 않는다. 한 번 방문한 고객이 다시 방문할 수밖에 없는 요소들을 지뢰처럼 곳곳에 깔아 놓는다.

스타트업은 대규모 오프라인 매장 동원이 쉽지 않다. 접근성이 가장 편리한 온라인으로 승부를 낼 수밖에 없다. 고객이 많이 찾아주는 플랫폼은 이들에게 친절하다. 그들이 불편해 하는 내용을 미리 파악하고, 이런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코로나 시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미 비대면 사회로 넘어섰다. 온라인 텃밭을 잘 가꾸는 노력 여하에 따라 스타트업은 흥망의 갈림길에 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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