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丁·李 후보 단일화 선언...“7월5일까지 가능성 열어 두겠다”
이낙연, 김두관 등 합종연횡 여부 관심...‘민주당 적통’ 대의 내세워
‘경선 연기’ 무산, 빨라진 與 경선시계에 군소 주자 ‘필승카드’ 꺼내
‘1강 주자’ 이재명, 호남·친노 외연 확장으로 경선 채비에 드라이브

민주당 경선 후보 단일화에 힘을 모으기로 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좌)와 이광재 의원(우) [정두현 기자] 
민주당 경선 후보 단일화에 힘을 모으기로 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좌)와 이광재 의원(우) [정두현 기자]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친문·친노계를 아우르는 대권주자 2인방이 맞손을 잡으며 대선판 지각변동을 꾀하고 있다.  

‘빅3’ 호남파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친노 적자’ 이광재 의원이 당 예비경선 컷오프 전 후보 단일화에 합의를 보면서, 판 흔들기에 나선 것. 사실상 ‘반(反)이재명 전선’의 첫 단추를 꿴 셈이다. 아울러 7월 초 대선 출마를 앞둔 이낙연 전 대표, 김두관 의원과의 합종연횡 가능성도 거론된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박용진 의원은 이번 경선에서 독자노선 행보가 점쳐지는 가운데,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한 최문순(강원)·양승조(충남) 지사도 변수가 될 수 있다.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 전 총리와 이 의원이 후보 단일화를 공동 선언했다. 이날 두 후보는 “7월5일까지 먼저 저희 둘이 하나가 되고 민주당 적통 후보 만들기의 장정을 이어가 국민과 당원, 지지자 여러분의 염원에 부응하겠다”고 밝히며 이번 대선 정국에서 여야 최초로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이들 후보는 단일화 방식에 대해선 “단판이던 결단이던 혹은 여론조사가 됐건 모든 방법에 대한 가능성은 다 열려 있다”고 밝혔다.

특히 단일화 일정을 7월5일로 구체화한 배경엔 예비경선 컷오프가 7월11일로 예정된 만큼, 시간적 여유를 두고 반이재명 단일대오를 완성할 예비후보 추가 합류를 기다리면서 연대를 통한 컨벤션·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단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7월1일 대선 출마가 예정된 친노 주자 김두관 의원과 여권 ‘빅3’ 상수 대권주자로 호남에 지지 기반을 둔 이낙연 전 대표까지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경우 ‘민주당 적통’이란 명분과 대전제를 품게 된다.

민주당 1강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지사 [정두현 기자]
민주당 1강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지사 [정두현 기자]

이를 통해 민주당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항할 만한 응집력을 갖출 수 있다. 경선 연기가 무위로 돌아간 상황에서 군소 주자들이 낼 수 있는 최상책인 셈이다.

다만 이날 이 의원을 돕고 있는 전재수 의원은 ‘가치와 노선’ 중심으로 꾸려진 연대라는 점을 전제하며 “우리가 대단히 싫어하고 경계하는 것이 반이재명 연대 내지 전선”이라면서 “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정치 지도자가 어떤 사람에 반대해 뭉치고 흩어지는 합종연횡, 이합집산은 청산해야 할 구태”라고 1강 주자에 대한 견제성 연합 구도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했다.

다음달 1일 대선 출마선언을 앞둔 이 지사는 민주당 안방인 호남에서 외연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데다, 이해찬 전 대표의 측면지원으로 친문·친노 세력까지 일부 흡수하며 경선 채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여전히 당권파의 비토 정서가 강해 비주류란 인식이 엄존하는 만큼, ‘적통 후보’ 내기에 돌입한 정·이 연대의 경선 영향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이번 민주당은 이번 경선에서 후보를 기존 당헌·당규대로 대선 180일 전에 선출한다.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달 28∼30일 예비후보 등록을 받고 7월9일부터 3일간 예비 경선(예비후보 컷오프, 여론·당원 조사 50%씩)을 진행할 예정이다. 본 경선은 오는 9월5일로 예비 경선 컷오프를 통과한 6명의 후보가 경합을 치르게 된다.

현재까지 대선출마 의지를 내비친 민주당 예비후보는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이광재·김두관 의원, 양승조 충남지사, 최문순 강원지사 등 9명으로 최 지사는 28일 가장 먼저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여권 대선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단일화 추진 발표를 하기 전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다음은 두 대선 후보의 단일화 선언문 전문.


정세균, 이광재 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저희 두 사람은 민주당의 정통성을 계승하여 민주정부4기를 열어가야 한다는 절박한 사명감으로 도덕적 품격, 경제적 식견, 국정능력을 갖춘 좋은 후보를 만드는 일에 뜻을 모았습니다.

김대중 정신으로 정치를 시작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을 보좌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염원하는 저희 두 사람은 서로의 인격과 역량을 깊이 존경해왔습니다.

정권 재창출의 소명으로 깊은 대화와 합의를 통해 7월5일까지 먼저 저희 둘이 하나가 되고 민주당 적통 후보 만들기의 장정을 이어가 국민과 당원, 지지자 여러분의 염원에 부응하겠습니다.

승리의 드라마는 이제 시작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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