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폭행사건 파문 <4>

보복사건 세상에 나오게 된 진짜 이유
북창동 술집 주인들이나 주변 상인들은 모두 알고 있을 정도로 떠들썩했던 이번 사건이 1개월이 지난 시점에 언론에 보도된 이유는 무엇일까? 경찰에서도 첩보로 보고됐으나 쉬쉬했으며, 이번 사건에 대해서 가장 조심했을 한화그룹 측도 입을 다물었을 이번 일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호사가들 입에 오르내리는 몇 가지 설이 있으나 이 역시 설일뿐 사실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일요서울>에서 이번 사건이 세상에 나오게 된 진짜 이유에 대해 추적해봤다.



이번 사건이 세상에 나오게 된 이유 중에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북창동 한화타운 조성설이다.

지난달 27일 본지와 만난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계없이 한화그룹은 북창동에 한화타운을 만드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에 불만을 품은 북창동 업주들이 이번 사건을 흘렸다는 설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를 위해 한화 측에서 북창동 주변 땅들을 사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북창동의 위치 때문이다. 북창동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화 소유의 프라자 호텔 및 한화 손해보험과 마주보고 있으며 반대편 남대문 근처에는 역시 한화 계열사인 대한생명이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북창동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장교동에도 바로 한화그룹 본사가 위치해있다.

그림을 그려보면 프라자호텔, 한화손해보험, 대한생명이 선으로 이어지고 이 중간에 북창동이 위치하고 있는 것. 때문에 어떻게 보면 북창동 업주들에게 한화 직원들은 최대고객이었다. 이번에 맺어진 악연만 아니었어도 일종의 공생(?) 관계였던 셈이다. 물론 최근들어서는 한화 직원들의 코빼기도 볼 수 없다고 한다.


북창동 프리미엄 잃을까
그러나 소문처럼 여기에 어떤 형태로든 한화타운이 생긴다면 그동안 북창동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영업했던 술집들이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 이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었던 ‘북창동 프리미엄’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이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던 업소 주인이나 상인들이 이번 사건을 흘렸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본지는 지난 2일 저녁 직접 북창동 주변 상인들을 만나봤다. 소문에 대한 북창동 주변 상인들의 반응
은 다양했다. S클럽 근처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모씨는 “그런 얘기가 돌기는 했었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으며, 부근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한 주인은 한화타운 얘기가 나오자 아예 입을 다물었다. 또 다른 상인은 처음 듣는 얘기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업소에서 일하는 관계자는 “그런 얘기가 돌기는 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난 얘기”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 측에서 토지를 사들이고 있다는 재계 관계자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북창동 일대 몇몇 곳의 등기부 등본을 확인, 땅의 소유주와 한화그룹 오너일가나 계열사 임원들의 이름을 대조한 결과 일치하는 경우는 찾아내지 못했다.

이외에도 정권차원에서 경고성으로 이번 사건을 흘렸다는 설도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정권차원에서 한화 측에 어떤 사인을 보냈는데 한화에서 이를 묵살했기 때문에 이번 카드를 꺼내든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타 기업 전·현직 임원들간의 알력 다툼으로 이번 사건이 언론에 흘러들어갔다는 설도 있다. 김회장의 측근으로 간 타기업 출신 한화 임원을 음해하기 위해 이번 사건을 정보바닥에 흘렸다는 설이다.


#북창동은 지금…
북창동은 평소 같으면 저녁 10시가 넘으면 적당히 술에 취한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들 시간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발생하고 2주 정도 경과한 지난 달 2일 북창동 거리는 평소 손님의 절반도 되지 않아 보였다. 특히 사건이 일어난 S클럽 주변은 몇몇 기자들과 기자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경찰들이 진치고 있어 손님들이 더욱 뜸해보였다.

실제로 S클럽 앞을 지나가는 몇몇 행인들은 S클럽을 가리키며 “여기가 이번에 사건이 일어난 술집”이라며 수근대기도 했다.

이번 사건으로 S클럽 주변 업소들도 된서리를 맞기는 마찬가지. 이날 저녁 S클럽 주변의 N클럽 앞을 지나가던 몇몇 행인들은 업소에 들어가려다 “여기 한화랑 관계된 곳 아니냐”며 발길을 돌렸다. 업소 종업원들이 “아무 상관없는 곳”이라며 부인해도 발걸음을 되돌리지 않았다. 종업원들은 “아무래도 영향을 받는 것이 사실”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클럽은 시간이 11시를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두개 층의 룸이 대부분 비어있었으며 두 개의 룸에만 손님이 있었다. 이들은 취재진을 확인하고는 “방이 비어있어도 받지않겠다”며 기자들을 내몰았다.

매상이 줄어든 것은 술집 뿐만이 아니라 북창동을 터전으로 잡고 살아가는 영세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북창동 도로 변에 늘어서 있는 7~8개의
포장마차는 대부분 비어있었으며 인근 식당들도 한산하기는 매한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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