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이회창-심대평-이완구 야권에선 이해찬-안희정 각축

[일요서울 | 류제성 언론인] 이른바 ‘3김 시대’에 전국의 정치지형은 3등분 돼 있었다. 영남의 김영삼, 호남의 김대중, 충청 김종필(JP)이다. 특히 충남 부여 출신인 JP는 상대적으로 인구수가 적은 충청을 결집해 중요한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터 역할로 정국의 한 축을 맡는 절묘한 정치력을 발휘했다. 실제로 1997년 대선에선 자민련을 이끌며 호남의 김대중 후보와 연대해 공동정권을 창출해내기도 했다.

JP 이후엔 충청권 전체를 장악한 확실한 맹주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충청의 대표 정치인은 있었다. 먼저 대선 3수(修)를 했던 충남 예산 출신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를 꼽을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15대, 16대 대선에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2007년 17대 대선은 충청을 지역적 기반으로 무소속으로 뛰었다.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충남 홍성-예산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충남 공주 출신으로 충남도지사를 두 차례 지낸 심대평 전 대표는 국민중심당을 창당하고 자유선진당과의 합당으로 한때나마 ‘충청권 맹주’로 불렸다. 그러나 자유선진당의 후신인 선진통일당이 새누리당으로 흡수 합당되자 새누리당 당원으로서 18대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지원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금도 충청권 맹주로 부를 만한 확실한 인물은 없다. 김용환 전 재무장관(충남 보령)이 박 대통령의 원로자문그룹 ‘7인회’의 좌장으로서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실정치와는 거리가 있다. 정운찬 전 총리(충남 공주)는 세종시수정안 파동 때 충청 민심을 잃었다. 강창희 전 국회의장(대전)은 지역에서 신망을 얻고 있지만 강력한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평이다.

야권으로 눈을 돌려보면 이해찬 의원(충남 청양)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국무총리를 지내고 민주당 대표도 역임했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가 어우러진 충청권 전체를 대표하기엔 한계가 있다.

충청권을 대표하는 정치인은 2016년 20대 총선, 나아가 2017년 19대 대선을 전후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여권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야권은 안희정 지사가 1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반기문 대망론’이 현실화 될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여당은 물론, 야당에서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반기문 총장이 정치인으로 변신해 목표달성에 성공하면 ‘충청대망론’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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