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인터뷰-족집게 스타‘빵상 아줌마’황선자씨


“새 정부가 들어서는 2008년엔 경제가 지금보다 어렵고 대통령에게 힘든 시기가 찾아올 것이다.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 대규모 시위와 폭동이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2006년 10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불거진 대규모 촛불 집회가 반정부 시위로 번져가는 가운데 현재의 어수선한 시국을 정확히 꼬집는 듯한 예언이 인터넷 세상을 강타하고 있다. 예언의 주인공은 “빵상 깨랑까랑~(‘인간들아, 무엇이 알고 싶으냐’는 뜻)”등의 우주언어(?)를 구사해 올 초 인터넷스타로 급부상한 일명 ‘빵상 아줌마’ 황선자(48)씨다.

그는 지난해 12월 케이블 TV ‘Q채널-천일야화’를 시작으로 ‘tvN-리얼스토리 묘’ 등에 출연, 포털사이트 검색어순위 1위를 차지할 만큼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최근 황씨가 예언가로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가 “우주천지신의 목소리를 담아” 지난해 초 출판한 책에 담긴 시국 예언이 일정 부분 맞아떨어진 까닭이다. “우주 천지신의 말씀을 전한다”는 황씨에게 답답하게 꼬인 정국의 앞날을 들어봤다.

지난 5월 중순부터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진 ‘빵상 아줌마 예언’은 황씨가 2007년 2월 펴낸 책 ‘하늘에서 온 메시지’에 실린 내용이다.

황씨는 “책은 2007년 초에 나왔지만 원고를 쓰기 시작한건 2006년 5월부터”라고 말했다. 이미 2년 전에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의 대선 승리와 열악한 경제 상황을 꿰뚫어 봤다는 것이다.

“정확히 2006년 5월 15일 ‘우주신’을 처음 접했습니다. 그분이 ‘너는 앞으로 내 목소리를 담아 수백 권의 책을 쓰게 될 것이다. 여기엔 이 세상과 인간들을 위한 진리와 예언이 담길 것이다’고 하시더군요. 글재주 하나 없는 제가 그날부터 매일 밤 우주신의 말씀을 받아 적어 책을 완성했고 그 내용이 하나씩 실현되고 있는 거죠.”

황씨 책에는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암시하는 듯한 내용이 담겨있다. ‘이 나라의 차기 정권은 지금 여당이 차지하지 못한다. 야당이 정권을 쥐게 된다. 차기 대통령은 약간 머리가 벗겨진 소박한 남자다’는 것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유력 대권 후보로 박근혜 전 총재와 피 튀기는 세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황씨는 책에서 야당이 차기 대통령을 배출해도 대한민국 경제가 향후 10년(2017년)간 최악의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도 밝혔다. ‘2008년이 되면 지금보다 더 어렵고, 2009년이 되면 더더욱 어려워져 국민들이 아우성을 친다’는 것.

직장과 삶의 터전을 잃은 국민들이 분노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시위를 벌이던 학생들이 ‘피의 희생’을 치를 것이란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혼란에도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5년을 모두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숭례문 화재, 나라 얼굴 불탄 것”

“앞으로 지금의 촛불집회는 깜도 안 될 정도의 대규모 시위와 폭동이 줄줄이 이어질 겁니다. 특히 젊은 학생들이 나서 분신자살 등을 통해 ‘피의 희생’을 치르는 일까지 벌어지죠. 하지만 이 대통령이 중간에 물러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건 이 대통령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의지입니다. 곧 이 대통령 입에서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말이 나올 겁니다. 그래도 한나라당이 밑에서 받치고 있는 한 이 대통령은 임기를 모두 채우고 내려올 겁니다.”

황씨는 대한민국을 뒤흔들 대규모 시민운동과 숭례문 화재사건을 연결 지었다. 숭례문을 무너트린 불길은 나라에 화염병이 날아들 징조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얼굴이 불탄 사건입니다. 숭례문을 집어삼킨 불길은 화염병이 온 나라를 집어삼킬 징조였습니다. 당연히 국운에도 상당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치죠.”

황씨는 차기 대권은 누가 잡을 것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엔 말을 아꼈다. ‘벌써 이야기를 꺼내 괜히 혼란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한 자리 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집권 여당과 대통령의 인기가 바닥까지 곤두박질 칠겁니다. 한자리수 뿐 아니라 0%에 가까울 수도 있죠. 이명박 정권은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 준하는 철권 정치로 국민을 억누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정치인들의 과오가 업으로 쌓여 나라를 더 힘들게 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암울하기 그지없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기탄없이 털어놓은 황씨는 “정치인들이 선의(善意)를 가지면 상황은 언제든지 반전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그의 (정확히는 그의 몸을 빌린 우주신의) 예언을 100% 진실로 받아들일 지는 선택의 문제다. 하지만 권력자들의 선의를 바라는 그의 제언은 충분히 공감을 이끌어 낼만 하다.

최근 화제를 불러일으킨 황씨의 예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1월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내용이다. 현재 미 대선은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최종 대결을 눈앞에 둔 상태다.


“오바마 절대 대통령 될 수 없다”

하지만 황씨가 말하는 미 대선 결과는 놀라움을 넘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오바마 후보를 제치고 공화당 후보가, 그것도 매케인이 아닌 제3의 인물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것이다.

“오바마는 절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없습니다. 매케인 역시 마찬가지죠. 특히 메케인 후보는 오는 8~9월 사이 심각한 스캔들에 휘말려 대통령 후보에서 낙마할 겁니다. 그를 대신해 갈색 머리를 가진 60대 초~중반의 백인 남성이 공화당 제3의 후보로 나서 권좌를 차지할 겁니다.”

지금까지 나온 전문가 분석과 기사를 단번에 뒤집는 황씨의 주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인터넷을 타고 무섭게 번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각 정당 경선을 거쳐 최종 후보가 지명됐다 하더라도 그가 사고를 당하거나 다른 이유로 낙마할 경우 대안 후보를 내세울 수 있다.

황씨는 매케인을 낙마시킬 만한 ‘초특급 스캔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우주신으로부터 들어 알고 있지만 자세한 이야기를 다 해줄 수는 없다”는 이유다. 황씨의 예언이 적중되는지 여부는 그가 약속한 오는 9월이면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황씨는 최근 중국 쓰촨성 대지진과는 비교도 안 되는 대재앙이 2009년 인도와 아프리카 남부지역을 덮칠 것이라는 세기말적 예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 사건으로 인도는 지도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는 게 황씨 주장이다.

“2009년 큰 홍수가 밀려와 인도를 중심으로 주변 국가들이 완전히 물에 잠길 겁니다. 앞으로 2천~3천년에 걸쳐 이뤄질 ‘지구정화작업’의 시작이라고 보면 됩니다. 세계 육지 절반이 사라지는 대변화지만 아주 오랜 시간에 거쳐 천천히 이뤄지는 만큼 지구 종말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한 시간 반을 훌쩍 넘긴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황씨는 자신을 ‘빵상 아줌마’가 아닌 정치·경제 전문 예언가로 알아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쏟아놓은 여러 가지 충격적인 예언은 빠르면 올 9월부터 사실 확인이 가능하다. 그가 세기의 예언가로 떠오를지, 단순한 가십거리로 잊혀질 지 여부는 조만간 드러날 듯하다.


#“언론에 뿔났었다”

‘빵상 아줌마’로 유명세를 탔지만 황씨는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든 케이블 프로그램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편집으로 자신을 사기꾼 취급 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방송사 취재진이 내가 한 예언과 치료능력에 대해서도 취재했지만 방송에 등장한 것은 ‘우주어(“빵상~깨랑까랑” 등)’와 노래뿐이었다. 너무 화가나 프로그램 담당자에게 항의하고 다시보기 서비스도 내리라 요구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에 ‘빵상닷컴’ 등 팬클럽까지 생긴 황씨는 생각을 바꿨다. 자신의 이름이 알려질수록 그가 쏟아내는 예언들에도 관심이 집중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황씨는 “처음 우주신을 맞을 때 내 이름이 방송을 타고 해외까지 알려질 거라는 말씀을 들었다”며 “빵상 아줌마로 네티즌의 관심을 끌어 모은 것 역시 내가 세상에 나가는 첫 걸음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 은행 차장까지 지낸 남편과 대학생 아들, 딸을 둔 황씨는 평범한 주부다. 그런 황씨가 ‘빵상 아줌마’로 다시 태어난 계기는 조금 특별하다. 평소 동양철학에 관심이 깊었던 그는 5년 전 부산에 작은 철학원을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황씨 주장에 따르면 2006년 5월 ‘우주신’과 교감한 뒤 예언과 투시 등 신비한 능력이 생겼고 우주신의 힘을 빌려 신병을 고치는 기 치료 전문가로 거듭났다.

황씨는 “내게 치료를 받아 완치된 환자가 줄잡아 20여명은 된다”고 말했다. 최근 방송된 케이블 프로그램에는 황씨의 치료로 효과를 봤다는 환자의 인터뷰도 방영돼 유명세를 떨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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