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시대의 성장공식으로 와신상담의 정신이 필요한 때다. 와신상담(臥薪嘗膽)은 한자뜻 그대로는 섶나무 위에서 잠자고 쓸개를 핥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와신상담의 유래는 춘추전국시대에 오나라와 월나라 간의 기나긴 전쟁터에서 월나라 왕 구천은 오나라를 공격했다가 오히려 지고 만다. 구천은 오나라 왕 부차의 신하가 되어 겨우 목숨을 구할 수 있었고 자기 나라에 돌아와 복수의 이를 갈게 된다.

구천은 오나라에서의 치욕을 잊지 않기 위해 잠자리에 쓸개를 걸어놓고 쓴 맛을 핥으며 매일 복수를 다짐했다고 한다. 혹시라도 자기의 마음이 느슨해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마침내 구천은 오나라를 공격해서 멸망시키고 만다. 결국 전쟁에서 패한 월나라 왕이 보기만 해도 쓴맛이 전해지는 곰 쓸개를 핥으면서 전쟁에서 패배의 굴욕을 스스로 반복해서 되새겼다는 것이다.

결국 와신상담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실패한 일을 다시 이루고자 굳은 결심을 하고 어떠한 고난과 위험, 시련도 스스로 무릅쓴다는 뜻으로 성공을 위해서 자신을 스스로 채찍질 한다는 뜻이다.

며칠 전 남미 전정상의 '포퓰리즘 반성'에 대한 보도를 접했다.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111919(현지시간) 비영리 시민단체인 글로벌피스재단(GPF) 주최로 열린 글로벌피스컨벤션 2014’에 참석한 14명의 전직 중남미 대통령은 빈곤층에 대규모 무상지원을 했지만 빈곤은 계속되고 있다대통령 재직 시 포퓰리즘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카를로스 메사 전 볼리비아 대통령은 포퓰리즘은 사람들에게 생선을 잡는 법을 가르치지 않고 생선을 나눠주는 방식이라며 포퓰리스트는 부()가 어떻게 생산되는지와 정당한 소득 분배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라우라 친치야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포퓰리즘을 중남미에서 가장 나쁜 악으로 규정했다. 1940년대 페로니즘이후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중남미 9개국에서 집권했던 전직 대통령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저출산·고령화의 시대를 맞았다. 앞으로 경제활동 없이 수십년을 보내야 하는 은퇴 후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노동 가능 인구 감소로 인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 할 수 있다. 이제 정치 민주화, 경제 민주화를 통해 우리 앞에 놓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창조경제 육성에 대한 다방면의 대책이 요구된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 부를 얻는 것이 미덕이 되는 사회가 되도록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

영국정부는 기업에게 보조금을 주기보단 환경을 제공한다. 영국은 굶주린 기업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 자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우리도 미래 주역들의 자발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보상 시스템이 필요하다. 작은 기업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일군 시장을 보호해주는 것도 일종의 보상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시장에 자본력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실질적인 소비자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 원천 아이디어의 가치는 보호해주어야 그들도 일할 맛이 나는 법이다. 가난한 농부에게 농사기술을 가르쳐서 홀로 일어 설 수 있는 힘을 길러 준다면 영구적인 가치가 된다. 민주화된 경제에서는 열심히 일한 사람이 돈을 차지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우리사회에서는 권력이 사람들을 억압하고 권력의 측근에게만 각종 금융혜택과 규제를 풀어준 면이 있다. 권력에 붙어있는 사람은 놀고먹어도 부자였다. 이런 사회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권력과 가깝지 않기 때문에 돈을 벌지 못한다. 반면 권력에 붙어있는 사람은 놀고먹어도 부자가 된다. 아울러 우리 국민 각자가 정부에 기대기만 하는 의존심을 버리고 스스로 일어나려는 의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동기부여책이 요구된다.

우리 주위의 도전과 모험적 자세를 가진 자에 대한 지원과 격려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기업가정신으로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도전적 창업을 하려 해도 주변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준다. 도전을 하고 싶지만 실패에 따른 위험이 크다 보니 주저 하기 마련이다. 실패 후 재기에 대한 정부 차원의 인프라 구축과 청년 사업가들의 도전정신이 원활히 표출될 수 있는 안정망의 구축도 필요하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시련을 이기고 도전적 인생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를 확산시켜 자립의 용기를 불어 넣어줌이 필요하다. 제도나 시스템만 탓할 것이 아니라 자기 인생에 대한 자기 책임 정신을 키워주는 사회적 분위기 말이다. 역경을 극복한 성공사례는 많이 있다.

김해영씨는 딸이라는 이유로 생후 3일 만에 아버지가 내던져 척추장애를 입어 평생 134cm의 키로 살아야 했다. 교통사고로 인해 정신이상을 지닌 어머니, 다섯 남매를 두고 자살을 한 아버지. 그는 허리 통증을 겪으면서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어린 소녀였다. 20대 중반에 꿈을 가지고 아프리카 보츠와나로 가서 불우한 사람들을 섬기다 싹튼 꿈을 꽃피우기 위해 미국으로 가서 나약대학교와 컬럼비아대학원에서 수학하여 국제사회복지전문가로서 현재 밀알복지재단 소속으로 아프리카 나이로비에서 초등학교 지원 사업으로 꿈을 펼치고 있다.

또 이지선 작가는 이화여대 유아교육학과 재학 시절 불의의 교통사고로 전신의 50% 이상에 3도 화상을 입고, 9년간 30번이 넘는 수술을 이겨낸 희망의 전사이다. 긍정적인 성격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2007세상을 밝게 만든 100’, 2010한국여성지도자상 젊은 지도자상을 수상했다. 보스톤대학교 재활상담학 석사, 콜롬비아 사회복지학 석사과정, UCLA(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의지의 인물로 용기를 주고 있다.

세르비아 출신의 닉부이치치의 경우 팔다리가 없는 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8세 이후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으나,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과 사랑 아래 양육받으며 장애를 극복해가기 시작했다. 그는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서핑을 하고, 드럼을 연주하고, 골프를 치고, 컴퓨터를 한다. 19세 때 첫 연설을 시작한 이래 학생, 교사, 청년, 사업가, 여성, 직장인 및 교인 등 다양한 청중을 대상으로 연설해 왔다. 현재 전 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목적으로 세운 ‘Life Without Limbs(사지 없는 삶)’대표로 있다.

우리 인생이나 기업이나 국가에나 고난과 역경을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낳게 한다. 좋은 날씨만 계속된다면 세상은 사막화가 진행되고 태풍이 없으면 바닷물은 썩게 마련이듯이 이제 FTA로 넓어진 우리의 경제 영토를 넓혀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러한 우호적인 기회를 십분 활용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을 길러 나가야 하겠다. 다시 한 번 우리 모두 와신상담(臥薪嘗膽)하는 자세를 견지하여 진일보할 것을 기대해 본다.


<김의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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