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조아라 기자] ‘아이돌 스타 육상·농구·풋살·양궁 선수권 대회’가 올해도 방송을 탄다. 일명 ‘아육대’라 불리는 이 방송은 다양한 아이돌들이 숨겨왔던 운동 능력을 뽐내는 프로그램이다. 설·추석 명절 온 가족과 함께 즐기는 콘텐츠라는 명과 방송사 갑질이라는 암이 분명하다. ‘아육대’는 정말 방송사 횡포의 온상인걸까.

▲ 사진=뉴시스
‘아육대’는 2010년 첫 방송을 시작했다. 첫 방송이 좋은 반응을 얻자 MBC는 매해 명절마다 이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100여 팀 가까운 아이돌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남다른 운동신경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체육돌(체육+아이돌의 합성어)’로 눈도장을 찍을 수도 있다. 그래서 무명 아이돌에게는 기회의 장으로 통용되고 있다.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아이돌이라도 예외가 아니다. 남과 다른 자신만의 캐릭터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2AM 조권, 카라 구하라, 씨스타 보라, 제국의아이들 동준, 샤이니 민호 등은 아육대가 낳은 최대 수혜자로 기억되고 있다. 육상 경기만을 진행했던 1회와 달리 점점 대회 종목의 수도 늘어갔다. 올 설에는 육상을 비롯해 농구, 풋살, 양궁을 겨룬다. 
 
하지만 해마다 아육대는 방송사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에도 MBC가 전 연예기획사에 출연을 ‘통보’한 사실이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이미 잡혀있는 스케줄을 조율해서라도 참석하라는 요청을 받았다”도 했다. 방송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중소 기획사라면 울며 겨자먹기로 참석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출연에 응하지 않을 시 음악방송을 비롯해 MBC 출연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슈퍼주니어의 김희철은 한 방송에서 “매년 통편집 되기도 하지만 섭외에 불응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출연자의 부상도 매년 문제로 지적된다. 올해는 엑소의 타오와 갓세븐의 잭슨이 발목에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에는 AOA의 설현이 전치 6주의 다리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20시간이 넘는 장시간의 녹화 시스템의 개선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돌 뿐 아니라 이들을 응원하는 팬들 역시 장시간 녹화장을 벗어나지 못한다. 오전 9시쯤 시작한 녹화는 자정이 다돼서야 끝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개 10대 청소년들이 주인만큼 안전사고의 위험도 적지 않다. 2012년에는 걸그룹 달샤벳 팬클럽 ‘달링’의 남성팬이 보이그룹 B1A4 팬클럽 ‘바냐’의 여성팬을 폭행, 납치, 성폭행을 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더욱이 방송사 측은 녹화장에 물을 제외한 음식물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간혹 몰래 들여와 먹는 경우도 있지만 적발 시에는 녹화장을 나가야만 한다. 장시간 굶어야만 하는 팬을 위해 올해는 아이돌의 ‘역조공(팬서비스의 신조어)’도 화제가 됐다. 아이돌은 팬을 위해 치킨, 피자, 햄버거, 도시락 등 음식과 손편지 등을 전했다.
 
한편 시청률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MBC는 19·20일 양일간 ‘2015 아이돌스타 육상·농구·풋살·양궁 선수권 대회’를 방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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