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지혜 기자] 지난 14일 경남 거제시의 어느 도로에서 SM7승용차가 람보르기니 후방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목격한 목격자들이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해당 교통사고는 이슈가 됐다. 문제는 람보르기니 수리비는 1억4000만 원으로 예상되고 렌트 비용만 하루에 2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부터다. 1억 원이 넘는 수리비를 물어야하는 SM7 차주를 누리꾼들은 안타까워했다.

“대물보험은 무조건 최고치로 넣어야한다”는 조언부터 “람보르기니 차주가 그냥 넘겼으면 좋겠다”의 반응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의 관심으로 SM7 차주가 거제에 있는 조선소에 다닌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또 ‘람보르기니 차주가 4천만 원은 제외하고 나머지 1억 원만 받겠다고 합의했다’는 소문도 떠돌았으며 ‘모금운동을 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번 사건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지난달 중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때문이다. 지난달 17일 중국에서 삼륜차를 몰던 남성이 앞서 가던 페라리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삼륜차 차주는 주변에서 “수리비가 엄청나게 많이 나올 것”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강물에 뛰어들었다. 이 때문에 1억 원이 넘는 수리비에 SM7 차주 또한 안타까운 결정을 할까 누리꾼들의 염려가 커진 것이다. 사고 직후 SM7 차주가 울었다는 소문도 떠돌았다.

그러나 4일 만에 사건의 진상이 드러났다. ‘안타까운 사고’의 정체는 바로 두 차주가 계획한 보험 사기였던 것이다.

두 운전자의 말이 엇갈리자 SM7 숭용차가 가입해 있는 보험사 측은 사건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전직형사 출신 보험사 직원이 사건의 전말을 밝혀낸 것이다. 보험사 측은 “추돌사고인데 브레이크 밟은 자국이 없었다. 감속 없이 충돌했다는 것은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두 운전자는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보험사의 수사가 진행되자 심적 부담감을 느껴 결국 자백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어떤 식으로 보험금을 편취하려 한 것일까.

일반적으로 고가의 외제차를 이용한 보험사기는 자동차 정비소에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수리비를 추정해서 비용을 보험사에 요구한 뒤 그 돈으로 수리를 하는 방식이다. 보험사에 따르면 두 운전자도 이런 방식으로 자신들이 아는 정비소에 가서 적은 비용으로 수리 한 뒤 남은 돈을 가로채려는 계획이었다.

이처럼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받아 챙기는 ‘보험사기’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성년자로 이뤄진 사기단은 물론이고 가족사기단도 있다.

지난 19일 경찰은 보험사기로 보험금 7000만 원을 타낸 이모(22)씨를 구속하고 지모(25)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0대 시절인 7년 전부터 수원 화성 오산 지역 유흥가 도로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을 대상으로 17차례에 걸쳐 고의로 교통사고를 냈다. 이들은 역주행하는 차량에 뛰어들거나 중앙선을 넘어 좌회전하는 차량을 자신의 차량으로 들이받기, 차량사고를 낸 뒤 애인이 타고 있던 것처럼 속이기 등의 수법을 이용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4일에는 부부와 장인·장모로 이뤄진 가족사기단이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보험금을 더 받기 위해 당시 1~2세였던 자녀 2명도 차에 태운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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