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차처럼 쌩쌩~” 광고 촬영에 운전자들 분노

[일요서울ㅣ이범희 기자] 자동차 용품 업체 ‘불스원’이 광고를 촬영하면서 출근길 교통을 방해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논란이 된 도로가 인천대교고속도로인데 이곳은 소형차 5500원 중형차 9400원의 통행료를 내야만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 운전자들의 불만이 컸다.

이 사실은 한 운전자가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 ‘보배드림’에 ‘인천대교 최고의 길막’이라는 제목의 글과 6~7분 가량의 블랙박스 동영상이 게재되면서 알려지게 됐으며 이를 본 누리꾼들이 불쓰원 불매운동 전개를 시사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졌다.

첨부된 동영상을 보면 인천대교 편도 3차선을 가로 막은 스타렉스 차량 3대가 보인다.
이 차량들은 시속 60∼70km로 저속 주행하고 있다. 다른 차량이 추월하려 하면 앞을 가로막으며 아찔한 순간을 연출한다.

글쓴이는 “전 영종도에서 판교로 출퇴근합니다. 좀 멀리 다니고 있습니다. 오전에 회의가 있어 마음은 급한데 최강 길막!! 출근길 환장하는 줄 알았습니다”라고 적었다.
또 “앞에 3대 스타렉스. 인천대교 길이가 18km입니다. 첨부터 끝까지 6-70km로 달리는데  정말 환장합니다. 갓길로 한대 빠져나가니 다시 반으로 걸쳐서 길 막고. 덕분에 회사 지각했고 울화통 터지고”라며 당시 상황에 대해 묘사했다.

이윽고 문제의 주범이 ‘불스원’ 광고 촬영팀인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보배드림 유저들은 “불스원, 무슨 길막 광고를” “보배드림 유저들 무시하나. 어디서 3차선 도로를 막고 촬영해?” “광고카피는 쌩쌩, 일반차량은 거북이 운행 중”등 분노하며 ‘불스원’ 홈페이지에 항의 글을 올렸다.

또한 광고 촬영을 기획하면서 도로 사용에 대한 정당한 허가를 받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누리꾼들의 화를 더 키웠다.
인천대교 관계자는 “촬영 요청 당시에는 차량 2대가 1차로를 정속으로 주행하겠다고 신고했다”며 “보조차량 3대를 동원해 1차로 이상의 차로를 이용한다는 점은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는 “보통 촬영 시에는 순찰대에도 공문을 보내고 협조를 요청해야 하나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자 ‘불스원’ 측은 두 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사과문의 내용을 두고 비난을 샀다. ‘업계의 관행’이라는 측면을 강조한 부분에 대해 네티즌들이 다시 강하게 반발한 것.
한 네티즌은 “통행료 지불하고 출퇴근하는 유료도로에서 광고촬영 때문에 전차선을 막고 거북이 운전하는게 CF업계관행이었냐”고 비꼬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사과를 다른 곳 까진 공개하지 않고 보배드림에만 올리는 것은 비겁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스원이) 단순히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과글을 올리며 논란을 무마하려 한 소극적 태도도 불만을 키운 한 요인”이라며 “위법·적법 여부를 떠나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는 점에서 기업의 이미지 타격을 피해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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