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8일 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바르도 국립박물관에서 23명을 학살한 테러 공격, 20일 142명의 생명을 앗아간 예멘 수도 사나의 이슬람 사원 자살폭탄 등은 모두 테러조직 IS (Islam State: 이슬람 국가) 짓이었다. 극단주의 수니파로 구성된 IS는 처음 ISIS (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 이라크 시리아 이슬람 국가)라고 자칭했었다. 그러나 ISIS는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 동북부 지역을 점령한 다음 작년 6월29일 IS 라고 개칭했다.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상당 부분을 점령하였고 자살폭탄 테러를 예멘, 튀니지, 이집트 등 전 아랍권으로 확산시켜 가고 있어 모든 아랍 국가들을 공포로 몰아간다.
IS는 초기 1만2000-1만5000 병력 수준이었으나 이젠 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4월1일 KBS 9시뉴스에 의하면 영국·프랑스 등 100개국 3만 명의 외국 가담자들이 활동 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한 젊은이도 IS에 가담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IS는 100년 전에 사라진 “칼리프(이슬람 종교·정치 합일 지도자)가 통치하는 이슬람 신정(神政) 국가를 세운다.”고 선언했다. IS는 중세적 교리를 주장하면서도 통치에서는 현대적 구조와 기능을 갖추고 있다. 국가적 관료체제, 계급체계, 사법제도 등을 구비하고 있으며 홍보선전 매체를 이용하고 든든한 재정구조도 확보하고 있다. 유전을 탈취, 원유를 암시장에 팔아 돈을 마련한다. 공개 교수형 처단, 집단 학살, 납치, 약탈, 부녀자 겁탈, 등을 일삼는다.

IS는 공개처형한 시신을 십자가에 매달아 왕래가 잦은 광장이나 교차로 등에 전시한다. 담배를 피우거나 물건을 훔치다 잡히면 손가락을 잘라버린다.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어긋나게 복장을 하거나 기도회에 불참하면 공공장소에서 태형을 가한다. 부녀자가 극단주의 이슬람으로 개종하지 않으면 13세라도 IS 전사들의 성노예로 끌고 간다. 여성은 남성과 놀아나면 간통죄를 적용, 돌로 쳐죽인다. 유럽·미국·일본인들을 납치해 공개적으로 목을 베어 처형한다.

IS는 동료들에게도 잔혹하기는 마찬가지다. 대원이 전투 중 부상당하면 생포되도록 남겨두지 않고 부상당한 몸을 적 유인의 부비트랩(위장 폭탄)으로 희생시킨다. 한 IS 대원은 전투 중 무전기로 “나의 형이 전사했다.”며 “나도 포위되어 있으니 구해 달라”고 간청했다. 그러나 상대편 무전기의 응답은 냉혹했다. “너는 곧 천당에서 너의 형을 만날 것이다. 끝났구먼” 였다.

대부분 IS 대원들은 초등학고도 못 나왔거나 극빈 가정 출신들이다. 코란은 읽어본 적도 없고 이슬람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포로로 잡힌 IS 대원에게 이슬람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저 “나의 생명”이라고만 답할 뿐 이라고 한다.

아랍권이 IS의 지옥으로 빠져들게 된 정치 사회적 배경은 분명하다.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수십년 독재자를 몰아내고 얻어낸 “민주화” 또는 “아랍의 봄”이 혼란과 무질서로 빠져든 데 기인한다. 2003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축출, 2011년 시리아 내전, 2011년 튀니지의 지네 알리 대통령 축출, 2011년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 처형, 2011년 예멘의 알리 압둘라 대통령 살해, 등이 “아랍의 봄”을 가져왔다. 그러나 아랍인들은 자유를 얻었지만 얻은 자유를 향유할 수 있는 법과 질서의식 결여로 정치적 혼란과 사회적 무질서로 떨어졌다. 결과는 정정혼란과 경제적 파탄 밖에 없었고 바로 그 기회를 IS가 파고들어 세력을 뻗어간 것이다.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잔인무도한 테러집단 IS의 창궐은 아랍인들의 독재축출과 민주주의 국가 건설 실패가 자초한 재앙이다. 법과 질서를 지킬 줄 모르고 혼돈에 빠져든 아랍인들의 무능이 빚어낸 비극이다. 그들의 참상을 지켜보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경구(警句)를 새삼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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