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경찰은 지난 9일 숨을 거둔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날 오전 10시 이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10일 밝혔다.

서울 종로경찰서 안찬수 형사과장은 "시신 검안의는 (오전 10시 이전 사망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변수가 너무 많아 자세히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과장은 "수사는 거의 됐다고 본다"면서도 "'변사'는 검사 지휘를 받아야한다. 오늘 중으로 검찰에 넘긴다고 보면 된다. 정확히 언제 넘길지는 당직자들이 나와야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족들이 계속 유서 공개를 거부하는 상황이라 추가로 유서 확보 시도 계획은 없다"며 "휴대전화 분석은 안했고 결정된 바도 없다. 현재로선 할 것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CCTV도 어제 (산에) 들어간 것 확보됐으니까 더 확보할 건 없다고 본다"며 "앞으로 수사계획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9시30분께 진행된 조사에 대해서는 "성 전 회장의 큰 아들과 수행 비서 조사를 했다"며 "조사 과정에서 김기춘, 허태열 실장에 대해서는 얘기한 적 없다"고 덧붙였다.

성 전 회장은 전날 오전 5시11분께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유서를 쓰고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신고 당시 '어머니 묘소 옆에 묻어달라는 내용이 있다'고 해 실종 수색을 시작했다.

이에 경찰은 방범순찰대, 기동타격대, 실종수사팀, 과학수사대, 경찰특공대 등 경력 1400여명과 수색견 및 탐지견 총 5마리, 헬기 2대 등을 투입시켜 평창동 일대를 수색했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은 실종신고 10여시간 만인 오후 3시32분께 서울 종로구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로부터 300m 떨어진 지점에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다.

성 전 회장은 집을 나온 뒤 택시를 타고 북한산 일대에서 내린 뒤 산을 오르다 죽음을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종로06번 마을버스의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성 전 회장이 이날 오전 5시33분께 북한산 북악 매표소 인근에서 내린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성 전 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2013년 5월까지 분식회계 등을 통해 기업의 부실한 재무상태를 속여 자원개발 등의 명목으로 정부 융자금, 국책은행 대출금 등 모두 800억여원을 부당 지원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날 잠적한 성 전 회장은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예정됐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도 불출석했다.

앞서 성 전 회장은 지난 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눈물을 흘리며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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