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관절염은 자연적인 노화증상으로 치부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퇴행성관절염은 65세 이상 노인들의 80%이상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생명엔 큰 지장이 없다. 또 비싼 수술비 탓에 실제로 적극적인 치료를 행하는 환자가 생각처럼 많지 않다. 

설령 인공관절 수술을 마음먹더라도 수술을 받쳐줄 체력이 부족하고 수술 후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것을 우려해 수술을 주저한다. 특히 관절, 척추 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 환자는 고혈압, 당뇨 등 합병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수술 후 사후관리 실패로 합병증이 초래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과거에는 인공관절 수술이 대수술의 범위에 속해 있었다. 때문에 환자의 연령이 높으면 수술이 쉽지 않았으며 단편적인 구조물에 재질 또한 플라스틱으로 제작돼 부작용을 겪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법의 발달로 고령자의 수술이 훨씬 수월해졌다. 관절내시경과 미세현미경을 통해 무릎절개 부위를 최소한(10~12cm)으로 줄이고 수술시간도 1시간 이내로 단축했다. 수술 후에는 바로 걷는 것도 가능하게 됐다. 
 
내과와의 긴밀한 협업체제는 고령 환자의 수술후유증에 대한 부담을 크게 감소시켰다. 혈압, 호르몬, 부신상태를 점검하는 내과적 진단기법은 원인 추적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수술방법과 일정 및 전신마취 가능성까지 고려하는 등 보다 정밀한 치료계획을 수립해 수술후유증을 최소화시켰다. 
 
실제로 골밀도 검사 시 내과의 협조를 통하면 단순 수치측정 외에도 골대사 장애의 원인이나 관련 질환의 추적이 훨씬 수월하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경우 감염인자가 관절이나 활막 외에도 폐, 심장, 신장 등의 장기로 침범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항류마티스약제와 TNF차단제 같은 약물처방을 통해 비 침습적 치료와 합병증 관리가 가능하다. 
 
인공관절 소재의 인체친화적인 변화도 수술후유증의 부담감을 한층 줄였다. 기존 플라스틱소재와 달리 코발트·크롬-몰리브덴 합금, 타타늄 합금, 세라믹 등의 인체에 무해한 신소재를 사용해 수술 후유증을 최소화시켰다. 특히 인공관절 소재 중 하나인 티타늄은 대표적인 인체 친화적인 금속이다. 지금껏 전 세계적으로도 인체 내에서 알레르기나 과민반응을 일으킨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인공관절의 수명도 수술 고려 시 중요한 요인이다. 티타늄 소재로 된 인공관절은 최소 15~20년가량 문제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높아진 평균수명을 고려했을 때 60대 이전 환자는 연골재생술 등의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한 후 마지막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거나 사용수명이 더 늘어난 세라믹형 인공관절의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표면이 도자기처럼 매끄러워 금속 사이에 있는 인공연골판과의 마찰이 적어 마모가 쉽게 되지 않는다. 수명이 길며 내구성이 뛰어나 젊은 연령층에게 적합하다. 
 
소재뿐 아니라 한국형 좌식생활에 적합한 고 굴곡 인공관절, 여성의 골격에 맞춘 여성형 인공관절 등 환자의 연령, 성, 환부의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인공관절은 수술효과 기대감을 한층 높여준다. 
 
수술 후에는 2~3주 입원치료를 통한 신속한 재활이 중요하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복됐을 때부터는 생활습관 관리가 필수다. 그중 체중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자칫 늘어난 체중으로 인공관절의 마모가 가속화 되면 그만큼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보통 체중이 1kg 증가할 때 마다 무릎은 3~5kg의 하중을 더 받는다. 평소에 무릎에 좋은 수영, 실내자전거 등의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바닥에 앉기, 쪼그려 앉기, 무릎 꿇기, 계단 오르기 등의 무릎에 해로운 동작은 절대 삼가는 것이 좋다. 
 
일산하이병원 원장
<정리=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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