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허구와 실제 차이…그날의 진실은

[일요서울|특별취재팀] 영화 연평해전이 흥행가도를 달리면서 ‘제2연평해전’이 재조명 받고 있다. 당시 NLL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친 해군들은 합당한 예우를 받지 못했고, 13년이 지나서야 순직 처리된 전사자 6명에 대한 예우를 격상하기 위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또 영화와 사실의 차이, 뒷이야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영화가 흥행할수록 논란거리도 늘어나고 있다. 정치적으로 영화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에서부터 스크린 독과점 논란까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13년 지나서야 예우 격상 논의 벌어져
정치색 입히고 밀어주기 한단 의혹도

제2연평해전을 다룬 영화 개봉과 흥행이 계속되면서 제2연평해전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속한 대응으로 북한 해군함정을 응징하고, 서해 NLL을 지켜낸 해군들에 대한 보상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제2연평해전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치인들이 영화를 이용해 안보 등 홍보 경쟁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감독과 제작·배급사, 출연 배우는 특정 이념을 지지하는 것으로 낙인찍히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스크린 수로 인한 독과점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개봉 첫 주 1013개 상영관을 확보하는 건 독과점 수준이라는 업계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정치권과 지역단체 등의 단체관람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암묵적인 밀어주기란 의혹도 불거졌다.
박하다고 평가받는 보상금 문제도 논란거리다. 제2연평해전 유족이 받은 보상금은 3100만~8100만 원에 불과하다.

이외에 유적연금과 보훈연금을 지급받고 있지만 이 역시 38~86만 원, 61~62만 원 정도에 그친다. ‘전사’가 아닌 ‘공무 중 사망’인 순직 대우에 그쳤기 때문이다. 당시 법령이 군인의 전사에 대해 별도의 사망보상금을 규정하지 않아 생긴 문제다. 전사와 순직을 구분하지 않고 단순히 ‘공무상사망자 사망보상금’으로만 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로 인한 논란이 계속되자 정부는 2004년 대통령령을 개정했으나 하위법령의 한계 때문에 소급할 수 없었다. 해당 대통령령의 규정은 2013년 법률에 직접 규정됐지만 여전히 소급규정이 없어 제2연평해전 전사자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못했다.

게다가 천안함 피격 희생자들에 대한 처우와 비교되면서 재평가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천안함 폭침 전사자들은 소령 10호봉 보수월액의 72배를 적용받아 1인당 평균 2억1000만 원의 사망보상금을 받았다.

이에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제2연평해전 전투수행자에 대한 명예선양 및 보상에 관한 특별법안’을 내놨으며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군인연금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심 의원의 법안은 별도의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식이다. 제2연평해전 사상자들을 위한 보상을 ‘전사자’ 수준으로 격상하고, ‘명예선양 및 보상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위령탑 건립 등 선양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안 의원의 법안은 기존의 군인연금법 부칙에 ‘제2연평해전 전사자에 대해 개선된 기준의 사망보상금을 적용·지급한다’는 예외규정을 추가하는 내용이다.

영화 연평해전 개봉과 흥행으로 제2연평해전이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영화 속 내용과 사실의 차이에 대한 관심도 높다.

기록된 사실은?

우선 이날 희생된 전사자들의 장례식은 3일장으로 조촐하게 치러졌으며 추도식도 2008년이 돼서야 국가급 행사로 격상돼 국무총리 주관으로 바뀌었다. 기록 역시 당초 ‘서해교전’으로 기록됐으나 2008년 ‘제2연평해전’으로 격상됐다.

영화 속 등장인물인 해군 참수리 357호 정장 윤영하 대위, 조타장 한상국 하사, 의무병 박동혁 상병, 이희완 소령 중위, 박경수 중사 등 대부분이 실존 인물이다.

전투 중 목숨을 잃은 군인들의 활약상은 살아남은 동료들의 증언을 통해 묘사됐다. 특히 윤영하 대위가 죽어가면서도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려는 장면과, 한상국 하사가 마지막까지 조타실을 지키는 장면도 당시 실제 상황과 거의 일치한다. 세트, 의상, 분장도 당시 상황에 일치하도록 연출했다.

하지만 박동혁 상병을 괴롭히는 고참 이 병장은 가상인물이다. 또 극중 농아장애인으로 등장하는 박동혁 상병의 어머니는 비장애인이다.

이들의 뒷이야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 한상국 중사의 부인인 김한나씨는 한때 국가를 원망하며 캐나다로 떠났으나 ‘추모본부회’를 접한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상국 중사는 하사일 당시 정식 진급을 불과 이틀 앞두고 전투가 발생해 실종자로 처리되면서 진급이 취소됐다. 추후 진급예정 계급이었던 중사로 추서됐다.

한상국 중사의 부인 김 씨는 10년 후 다른 전사자 유족들과 함께 제2연평해전 당시 통신 감청 등을 통해 북한군의 특이 징후를 포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비 태세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김 전 장관 등 당시 군 지휘부 12명을 상대로 6억 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중위였던 이희완 소령은 제2연평해전으로 오른쪽 다리를 잃어 의족을 끼고 생활하고 있다. 이희완 소령은 현재 대전 합동군사대학 교관으로 복무하면서 실전적 전술·작전을 강의하고 있다. 그는 “연평해전 영화 개봉을 통해 두 자녀가 부상의 이유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제2연평해전으로 중상을 입은 박경수 중사는 2010년 천안함에 승선했다가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샀다.

한편 영화 연평해전은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 중 한국과 터키의 3,4위전이 있던 6월 29일 일어난 일로 희생된 해군의 실제 이야기를 극화했다.

당시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기습포격한 것을 시작으로 남북 간 교전이 25분간 계속됐다. 이 전투로 우리 해군 6명이 희생되고, 19명이 부상을 당했다. 북한군은 사상자 30여 명이 발생하고 경비정 1척이 대파됐다.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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