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현역 의원 영입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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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정배 광주 서구을 당선, 광주·전남 의원에 대한 심판”
“‘물갈이 대상’ 의원을 어떻게 영입할 수 있느냐”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신당 창당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천 의원은 8월 말 신당 창당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현역의원 영입 등을 통해 신당창당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어떤 인물이 천 의원과 함께 할지에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천정배 발 신당에 현역의원들이 참여할 경우 그 파급력은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 의원 측과 현역의원으로 거론된 인사들이 극구부인하면서 온갖 소문들만 무성한 상황이다. 심지어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박준영 전 전남지사와 새정치연합 박주선 의원 등과 함께 할 것이란 추측성 얘기가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이 가운데 [일요서울] 취재 결과, 광주·전남 현역 의원들을 영입하지 않겠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곧 광주·전남 현역 의원들은 심판의 대상이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신당창당을 위해 기초 작업을 하고 있다. 새로운 인물이 있어야 하는 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심지어 측근들조차 천 의원이 누구를 만나고 있는지를 알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8월말 신당 여부 등
구체적 계획 공개

이 가운데 천 의원은 8월 말 신당창당 여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천 의원은 지난달 29일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대체로 8월 말쯤 강연이 마무리되면 조금 더 구체적인 계획 등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신당을 만든다면 내년 총선을 겨냥해야 될 테니 시간이 많지 않다”고 밝혔다.

현역 의원의 참여 여부에 대해 그는 “현역 의원들 중에 우리 정치가 여야 간 적대적 공생을 통해 새로운 진입장벽을 만들며 기득권화, 능력을 상실했다는 인식에 동의하는 분들이 꽤 있어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당에 몸담고 있는 분들이 나와서 새롭게 당을 만든다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며 “논의가 무르익을 때 어느 순간에 가면 현역 정치인들 중에도 함께 하실 분들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선 신당 창당과 관련해 천 의원이 어떤 인물과 접촉했는지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 파장 등을 고려해 함구하고 있다. 이 명단이 공개될 경우 인물 영입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천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 역시 “누구를 만났는지 알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영입된 인사들에 대해서도 함구할 정도로 보안유지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래서일까. 천 의원의 신당창당 관련된 문건이 나돌면서 현역의원 5명과 교감을 이미 끝낸 것 아니냐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심지어 수도권 중진 A 의원 등 현역 인사에 대한 실명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안팎에서는 “근거 없는 얘기”라고 말한다. 천 의원 역시 “이미 어떤 분들을 확실히 확보했다는 일부 보도는 아직 낭설”이라고 설명했다.

천정배 발 신당창당에 현역의원이 합류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일요서울]이 천 의원과 가까운 복수의 관계자 접촉을 통해 확인한 결과 현역의원 영입에 대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신당 창당을 목표로 하되, 광주·전남 현역 의원들에 대한 영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천 의원와 가까운 인사는 “신당을 창당할 경우 광주·전남 현역 의원들은 영입하지 않겠다는 내부방침을 정했다”고 귀띔했다.

광주 서구을 무소속 당선
“새정치연합에 대한 심판”

이 관계자는 이어 “천 의원이 무소속으로 광주 서구을에서 당선됐다는 점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호남의 심장부에서 천 의원이 당선된 만큼 호남지역 현역 의원들에 대한 호남민심이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더 나아가 천 의원의 당선은 광주·전남 현역의원들에 대한 심판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4·29 재·보선 당시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천 의원(2만6256표, 득표율 52.37%)이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1만4939표, 득표율 29.8%)를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표차로 당선됐다. 더 나아가 새정치연합이 자체여론조사에서 현역의원에 대한 물갈이론이 우세했을 뿐 아니라 신당창당을 갈망하는 여론이 높은 상황이다. 

따라서 광주·전남 현역의원에 대한 호남 민심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되는 만큼 이들을 영입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천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들을 영입하게 되면 ‘뉴DJ’는 물론 신당창당을 하더라도 파급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연장선상에서 볼 때 천 의원이 신당창당과 관련해 “저의 지역인 광주만 본다면 제가 만난 시민들 중에는 압도적으로 신당을 만들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80~90%”라며 “광주 시민들이 바라는 바는 새로운 인물을 모아서 전국적인 개혁정당을 만들라는 주문”이라고 발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대신 새정치연합 전남·광주 현역의원 대신 개혁적인 성향을 띤 새정치연합 수도권 의원 등을 비롯해 김부겸 전 의원, 그리고 개혁 보수인 새누리당 출신 김성식 전 의원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새정치연합 영남 지역 당원 115명이 지난달 29일 탈당을 선언했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 탈당이다. 지난해 6.4 지방선거 당시 새정치연합의 포항시장 후보였던 안선미 씨 등은 탈당 의사를 밝히고 “새정치연합은 계파싸움에 곪았고, 연이은 선거 패배에도 기득권 지키기에 연연하고 있다”며 “이제 정권 교체를 위해 새정치연합을 떠나 60년 역사의 정통 야당인 민주당에 입당해 야권재편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구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합당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하자 같은해 9월 “민주당의 뿌리를 지키겠다”며 창당한 원외 정당이다. 

문제는 이번 탈당 사태가 영남 지역에서 벌어진 만큼, 다른 지역 당원들의 탈당 러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미 전북도당 당원들이 500여 명 이상이 탈당을 선언하려고 했으나 ‘보류’했다는 후문이다. 이중 일부는 천 의원이 신당창당을 할 때 탈당을 선언하고 신당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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