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시장 공략 주목…훈풍 뒤 숨은 그림자는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일~4일 중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이와 발을 맞추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앞서 방문 전부터 역대 최대 경제사절단을 구성하고, 중국시장 내수공략과 중소기업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중국 방문이 끝남과 동시에 중국 수출 증대 프로세스를 보다 더 구체화하고 있다. [일요서울]은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관련한 국내 기업들의 행보를 짚어봤다. 

화장품·가전·바이오·의약 등 수혜 기대
향후 中 유아용품·중소기업 진출 가속화 전망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동참한 이번 경제사절단은 규모서부터 역대 최대였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허창수 GS 회장 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비롯해 대기업 대표단 23명, 중견·중소기업 대표단 105명, 경제단체 및 공공기관 28명 등 총 155개 기업과 기관 소속 156명이 참여했다.

아울러 대기업 총수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포함됐고 4대 그룹은 장원기 삼성 중국본사 사장, 이형근 현대차 부회장,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이희국 LG 사장이 참여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사장, 김상헌 네이버 대표이사, 권오준 포스코 대표이사 등이 이번 사절단에 포함됐다.

기업별로 살며보면 대기업이 23명으로 17.8%, 중견·중소기업이 105명으로 82.2%를 차지했다. 중견·중소기업 비중은 박근혜정부 역대 경제사절단 평균인 71.8%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 활성화라는 목표와 맞닿는다.

사절단의 면면을 살펴봤을 땐 중국의 고령화 사회 진입 및 소득수준 증가에 따라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신산업 분야에서 대중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이 다수 포진했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JW중외제약, 녹십자,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비씨월드제약, 셀앤텍바이오, 종근당, 한국콜마, 휴온스 등 9곳, 바이오·의료업체는 굿플, 라파스, 루트로닉, 메드스타, 메디아나, 메디엔인터내셔날, 세라젬, 에코바이오의학연구소, 엘리드, 앱콘텍,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등 11곳이 여기에 해당된다.

바이오·의료, 정보기술(IT)·정보보안 분야 기업이 각각 25개사, 18개사 포함된 점과 환경기술 관련 기업 11개사가 들어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환경 문제에 적극 대응하려는 중국 정부의 관심을 반영해 사절단을 구성했음도 알 수 있다.

기존의 대표 중국 소비주로 분류되는 사업들도 반사 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화장품, 가전제품, 유아용품 등과 같은 대표적 중국 소비주들은 벌써부터 훈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내부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정책 등을 염두에 둔 수입 시장 확대 역시 기대된다. 중국은 현재 두 자녀 정책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는데 제로투세븐, 보령메디앙스, 아가방앤컴퍼니 등 유아용품 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중국은 1970년대부터 시행해온 1가구 1자녀 정책을 완화해 둘째 자녀를 허용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유아용품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2.3배 커진 9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한·중 FTA를 체결한 직후 중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차이나 데스크(China Desk)를 설치했지만 특별한 성과가 없었다. 그러던 시절과 비교했을 때, 드디어 가시적인 첫 걸음을 뗀 것이다.

앞서 차이나 데스크에서는 중국 시장 동향 및 제도 등 대중 무역 관련 정보 제공 ▲한-중 FTA 협정문 관련 상담 ▲한-중 FTA 활용절차 안내 및 자료작성 컨설팅 등 중국 수출 판로 개척을 위한 종합 지원을 해왔다.

이처럼 다각적인 부분에서 성과가 기대되면서 이번 방문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이와 관련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번 방중은 윈윈하는 한중 경제협력이란 측면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업과 신성장분야 동행이 모색되는 등 어려운 우리 경제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좋은 계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예단은 아직

다만 너무 지나친 기대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2일 박근혜 대통령 방중을 두고 “지금까지 봐왔던 대로 뻥튀기식 해외 순방 홍보는 중단되어야 한다는 점을 미리 지적해 둔다”고 선을 그었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같은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번 대통령 방중에는 사상 최대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많은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면서도 “지난 2013년 청와대는 대통령 방미성과로 미국 7개 기업 3억8000만 달러 유치를 발표했지만, 실제 투자는 한 곳에 불과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유럽 순방성과로 발표했던 3억7000만 달러 투자유치도 이미 지자체와 협약을 맺은 기업까지 성과에 포함시키는 등 과대포장 했음이 드러난 바 있다”며 “이런 부끄러운 일이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증권가의 시선도 비슷하다. 이번 중국 방문을 기점으로 각종 수혜주들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 각 기업 등의 펀더멘털이 안정화되기 전까지 섣불리 수익을 예상하면 안된다는 의견이 교차한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과 대규모 경제사절단의 중국 방문 성과가 대외 악재로 휘청거리고 있는 국내 증시와 경제 시장에 어떤 효과를 일으킬지는, 지금부터 각 기업들이 보여주는 중국 진출 속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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