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카이스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센터에서 만난 김진형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는 “서남표 총장은 시대를 역행하는 일방적 리더십으로 무리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고, 소통을 비효율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교수는 카이스트 교수 사회 내부에서는 이미 서 총장의 리더십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표명해 왔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서 총장의 연임에도 카이스트 교수 90%가 반대했었다”며 “총장 선출의 경우 다른 대학은 교수의 의견이 반영되는데 비해 카이스트의 경우 총장을 이사회에서만 뽑아 카이스트 교수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카이스트 내부에 총장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 대학 규정에 있는 대학평의회조차 구성되지 않는 것을 지적했다. 대학평의회는 총장이 선출한 교수와 교수들이 선출한 교수들이 참여해 학사 관련 사항을 논의할 수 있는 제도다. 이와 같은 소통창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어 김 교수는 서 총장의 소통의 부재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서 총장 개혁에 대해 ‘왜’라는 의문을 표시하면 항상 돌아오는 답은 ‘MIT가 그렇게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비상식적으로 카이스트를 비롯한 한국 대학을 비하하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전 과목 영어강의 실시’에 대해서 “카이스트는 이미 영어강의 비율을 점진적으로 늘렸었다. 그런데 서 총장의 경우 융통성 없이 무조건 100% 영어강의를 추진해 문제 되는 것”이라며 “토론이 카이스트의 트레이드 마크였는데 100% 영어강의를 하게 되면서 토론이 잘 이뤄지지 않고 일방적 강의만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전통과 융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것이 개선이지 과거와의 무조건적인 단절이 개선이 아니다”며 “개혁은 속도도 중요하지만 안전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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