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연기 논란을 빚으며 올림픽 메달로 병역특례에 도전할 기회를 달라며 병무청과 법정 공방을 벌였던 프로골퍼 배상문(29)이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하기 위해 귀국해 입대하겠다는 뜻을 전해 논란을 일단락 지었다.

배상문은 지난 2일 경기도 성남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에 돌아와 기쁘다. 여러 해결할 일들이 있지만 기분 좋은 마음으로 쉬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프레지던츠컵에서 좋은 성적을 낸 뒤 군 복무를 성실히 마치고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배상문은 오는 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입국했다. 그는 입국장에서 성실히 조사받고 입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배상문은 귀국 당일 대구 남부경찰서에 자진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구경북비장병무청은 배상문에 대해 국외여행 기간 연장을 불허한다며 귀국을 통보했다. 병무청은 1년의 기간 내에 통틀어 6개월 이상 국내에 체재하거나 3개월 이상 계속해 국내에 체재하는 경우에는 국내에서 계속 거주하는 것으로 봐서 국외여행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규정을 적용해 배상문의 국외여행 연장 요청을 불허했다.

이에 대해 배상문은 올림픽 메달로 병역특례에 도전할 기회를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국 패소했다. 병역특례는 올림픽 3위 이상 성적이나 아시안게임 금메달 성적을 거둘 경우 체육요원 병역특례가 주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에 관해 병무청은 특혜가 없다는 입장이고 배상문 측은 전례에 따른 특례를 호소하며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나 배상문은 이미 지난 1월 말까지 귀국하지 않으면서 병역법 위반으로 고발된 상태다.

다만 배상문의 경우 3년 전이라면 국외여행 허가를 받아 사실상 병역면제가 가능했었다.

하지만 2012년 12월 ‘박주영 파문’으로 관련 규정이 바뀌었다. 2012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소속이던 박주영은 전 소속팀 AS모나코에 공헌했다는 이유로 모나코 왕실로부터 10년 체류 자격을 얻어내 사실상 병역 면제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병역법 시행령 규정에 따르면 외국 영주권 또는 체류권을 얻을 경우 ‘국외이주사유 국외여행허가’가 나왔다. 그 조건에 맞으면 해당국에서 1년 이상 거주한 경우 37세까지 병역 연기가 가능했다. 그러나 논란을 일으키면서 병역법 시행령도 편법 사례를 막기 위해 개정됐다.

결국 배상문이 승복하면서 병역논란은 마무리됐지만 병역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대한민국 남자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여전히 병역특례가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더욱이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종목이 아닌 비인기 분야의 아마추어 선수들은 병역특례에 도전할 기회조차 잡을 수 없어 병역 문제에 있어 비례와 평등원칙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두고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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